漢詩(한시)

感春(감춘) - 李滉(이황)

華谷.千里香 2015. 10. 13. 17:20

 

 

 


 

感春(감춘) - 李滉(이황)

              봄에 느끼어

 

淸晨無一事(청신무일사) : 맑은 마침 다른 일 없어

披衣坐西軒(피의좌서헌) : 옷을 입고 서헌에 앉았다.

家僮掃庭戶(가동소정호) : 어린 종은 뜰을 슬고

寂廖還掩門(적료환엄문) : 심심하여 도로 문을 닫는다.

細草生幽砌(세초생유체) : 가는 풀들 섬돌에 돋아나고

佳樹散芳園(가수산방원) : 나무는 향기로운 정원에 흩어져 있다

杏花雨前稀(행화우전희) : 살구꽃은 비에 떨어져 드물고

桃花夜來繁(도화야래번) : 복사꽃은 밤사이 활짝 피었구나.

紅櫻香雪飄(홍앵향설표) : 붉은 벚꽃 눈처럼 휘날리고

縞李銀海飜(호리은해번) : 흰 오얏꽃은 은빛 바다인 듯 뒤척인다.

好鳥如自矜(호조여자긍) : 새들은 뽐내고

閑關哢朝暄(한관롱조훤) : 한가로운 문빗장에서 아침을 지저귄다.

時光忽不留(시광홀불류) : 세월은 잠시도 머물지 않고

幽懷悵難言(유회창난언) : 가슴 속 그윽한 회포는 서글퍼 말하기 어렵구나.

三年京洛春(삼년경낙춘) : 삼년동안의 서울 봄은

局促駒在轅(국촉구재원) : 멍에 맨 망아지처럼 움츠렸도다.

悠悠竟何益(유유경하익) : 아득한 세월 끝내 무슨 보탬이 되었는지

日夕愧國恩(일석괴국은) : 아침저녁으로 나라의 은혜에 부끄럽기만 하다.

我家淸洛上(아가청락상) : 나의 집은 맑은 낙동강 상류에 있어

熙熙樂閑村(희희락한촌) : 한가하고 평화로운 마을이라네.

隣里事東作(인이사동작) : 이웃 고을에서 봄 농사일 하면

鷄犬護籬園(계견호리원) : 닭과 개가 울타리를 지켜준다.

圖書靜几席(도서정궤석) : 책 놓인 깨끗한 상에 있으려니

煙霞映川原(연하영천원) : 강과 언덕은 봄 안개와 노을에 빛난다.

溪中魚與鳥(계중어여조) : 냇가에는 고기와 새들이 있고

松下鶴與猿(송하학여원) : 소나무 아래에는 학과 원숭이가 노는구나.

樂哉山中人(락재산중인) : 좋아라, 산 속 사람들이여

言歸謀酒奠(언귀모주전) : 나도 사직을 청하여 고향 돌아가 술잔이나 나누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