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記帳(잡기장)

避難歌(피난가)

華谷.千里香 2016. 8. 25. 08:27






避難歌(피난가)

 

語話世上 벗님들아 나의말을 들어보소 避難歌를 지었으니 한번보고 웃어주소

잘지어면 稱讚이요 못지어면 批評이라 내가지난 고생한일 자랑삼아 지었도다.

 

世上天地 配阪하고 東西各國 倉業되니 우리나라 어디더냐 東海中에 位置잡아

地廣은 片小하나 錦繡江山 三千里라 檀君始祖 傳한事蹟 四千年에 빛났었고

 

禮儀東方 우리나라 宇宙間에 燦爛터니 어찌하여 우리국운 이地境이 된단말가

三八線이 무엇인지 國土가 兩斷되고 赤白이 무엇인지 國民이 分裂되어

 

南北이 싸움하니 骨肉相爭 이아닌가 人生出世 이世上을 歷歷하게 回顧하며

往古來今 萬萬年에 興亡盛衰 昭昭하다 楚漢大戰 三國大戰 壬辰倭亂 丙子胡亂

 

甲午年의 東學亂과 丙申年의 義兵亂裡 歐羅巴의 一次大戰 太平洋의 三次大戰

風聞으로 들었었고 史記로만 보았더니 世上天地 큰戰爭이 이나라에 發生하니

 

불쌍할손 蒼生이요 억울할손 죽음이라 庚寅년의 五月달에 北兵이 南侵하니

戰爭始初 이아닌가 不覺中에 이은亂을 막을道理 바이없어 大戰이 벌어지니

 

國府가 移動하고 國軍이 後退하니 萬民이 驚動하여 물끓듯이 하는구나

可憐하다 내고향에 소개령이 發發하니 男女老少 野斷이고 衣服가지 대강싸고

 

食糧조금 收拾하여 어린자식 앞세우고 白髮老親 뒤를따라 頭書없이 떠나는데

男負女戴 단보따리 可憐한 身世로다 소래기도 왔던곳에 병아리가 흩어지듯

 

山中으로 가는사람 野外로 가는사람 울며불며 하는擧動 目不忍見 이아닌가

어린자식 앞세우고 白髮老親 뒤를따라 完澤山中 들어가니 석달동안 지날적에

 

바위밑에 천막치고 하루하루 지날적에 높은산천 올라서서 살던故鄕 바라보니

飛行機의 爆擊聲은 天地가 震動하고 따라쏘는 大砲소리 山岳들이 무너진다

 

四方을 둘러보니 遠近을 不分이라 野外의길 끊어지고 山中에만 살게되니

옛적에 山中處士 陶淵明과 一般이다 亂中에 할일없어 伯夷叔齊 본을받아

 

山川올라 나물캐고 물에서는 고기잡고 姜太公의 본을받아 流水歲月 보낼적에

밤이되면 홀로앉아 杜鵑새를 벗을삼고 李太白의 본을받아 月色따라 詩를쓰고

 

그럭저럭 지날적에 곰곰이 生覺하니 날씨점점 차워지고 身世打令 절로난다

날씨는 重重하고 交通은 끊어지니 故鄕에 父母兄弟 다시한번 못만나고

 

完澤山의 깊은곳에 우리食口 五六名이 다시두말 할것없이 山中客鬼 된것같다

옛집을 가보자니 共産軍에 붙들리며 安東길로 百里이며 軍糧運搬 하라하니

 

그도또한 못가겠고 속절없이 가는세월 三個月이 지나가니 八月秋夕 되었는데

千山萬野 곳곳에는 喜消息이 들어온다 國君들이 勇戰하고 유엔軍의 後援으로

 

共産軍을 사로잡고 我軍들이 進駐하니 가자가자 어서가자 山中避難 그만하고

行裝들을 收拾하여 내집으로 돌아가자 男負女戴 단보따리 앞서가기 재촉하여

 

살든내집 찾아오니 이웃四寸 다모였고 親舊벗님 다오셔서 손에손을 마주잡고

울먹이며 하는말이 어디가서 避難하고 얼마만큼 苦生했소 白髮老親 安寧하며

 

어린子息 無故하며 國軍들의 勇戰으로 共産軍을 물리치고 南北統一 될것이요

泰平世上 될터이니 없는것을 恨歎말고 오순도순 재미있게 幸福하게 살잤더니

 

戰爭이 後退한다 避難이라 하는것은 千年에도 한번이요 萬年에도 한번인데

우리國運 어찌하여 一年이채 다못가서 두번피난 웬말이며 두번流浪 웬말이냐 

 

冬至달 그믐날에 소개令이 宣布되니 洞里사람 우굴우굴 男女老少 야단이다

衣服가지 대강싸고 食糧되나 收拾後에 눈은와서 銀世界데 順序없이 또떠난다

 

定處없는 길을떠나 앞山재에 올라서서 살던내집 바라보니 눈물이 앞가루고

身世打令 절로나며 인성만성 惹端이라 大闕같은 나의집은 헌집같이 비워놓고

 

배고프게 모은財産 헌신같이 다버리고 가는곳이 어디이며 目的地가 어디메냐

倭政時代 다시와서 北滿洲로 移民가나 面面村村 다떠나니 人山人海 많은사람

 

길이좁아 갈수없다 때는마치 섣달이라 눈은와서 積雪인데 雪寒風이 몰아치니

氷板길이 희미한데 覺恨嶺을 올라갈제 한걸음씩 올라가니 두걸음씩 물러선다

 

獨島길이 험하기로 이보다야 더할소냐 四面을 둘러보니 유리같은 氷板이다.

白髮老人 업어지고 어린자식 자빠지며 이고지고 痛哭하며 어린子息 父母道理

 

五臟六腑 다녹는다 철이없는 어린아이 춥고떨고 손시러워 雪中氷板 앉아우니

업고라도 자라하니 이불봇짐 어이하며 進退兩難 이런말은 나를두고 이름인가

 

그럭저럭 재를넘어 動動걸음 사흘만에 堤川松鶴 到着하니 生覺잖은 亂離로다.

美軍我軍 길을막고 한사람도 안보내니 數萬名의 많은사람 飛鳥不通 하게되니

 

咸平兩道 피란民과 北江原道 以北사람 不遠千里 배를타고 注文津에 上陸하여

大關嶺을 넘어서서 數萬名이 쏟아지고 襄陽束草 干城사람 江陵平昌 寧越旌善

 

數十萬名 많은사람 논들인지 밭들인지 인성만성 많은사람 삼대같이 모였는데

子息잃은 父母들은 子息불러 우는소리 父母잃은 子息들은 父母불러 우는소리

 

그리그리 하는중에 飛行機가 날아들어 爆擊을 始作한다 避難이 무엇이야

난리마중 여기왔다 驚壯하다 탱크車는 山岳같이 굴러가고 달아쏘는 大砲소리

 

飛行機의 爆擊소리 山岳들이 무너진다 그러하고 있는중에 해가지고 저문날에

길을열어 가라하니 數十萬의 避難民은 앞서가기 재촉하여 배재고개 넘어설제

 

閻羅國이 어디메며 北邙山이 여기로다 그물망에 걸린고기 江으로 달아나듯

陷穽속에 갇힌범이 山中으로 달아나듯 九死一生 나의목숨 긴한숨이 절로난다

 

인성만성 가는사람 길이좁아 갈수없다 논들인지 밭들인지 天方인지 地軸인지

언덕배기 떨어져서 팔부러져 우는사람 丘陵아래 떨어져서 머리깨고 우는사람

 

子息잃고 우는사람 父母잃고 우는사람 우는사람 가련하다 어느누가 위로하리

옛날옛적 孔夫子는 三綱五倫 법을지어 兄友弟恭 父子有親 倫理道德 傳하건만

 

오늘날을 당하여는 倫理道德 무너지고 제몸하나 살겠다고 불고父母 달아나며

제천역을 당도하야 피란봇짐 살펴보니 衣服가지 제다잃고 族譜까지 잃었으니

 

三韓甲族 安東金氏 돌김가가 되었구나 月白雪白 天地白에 四方八方 銀世界라

河川가에 나무주워 堤防우에 모아놓고 食口들이 돌아앉아 하룻밤을 지날적에

 

過去事를 생각하니 一場春夢 이아닌가 雪霜風의 찬바람은 뼈와살을 도려내고

네살幼兒 품어안고 七歲짜리 요를덮어 人命保護 하느랴니 그苦生이 오죽하랴

 

어하世上 벗님들아 제것있어 잘산다고 人間差別 하지말고 없는사람 恝視마소

權不十年 富不三代 驕不三年 못들었소 十年가는 權勢없고 三代富者 드문거요,

*恝:여유없을 괄 

 

嬌부리고 芳姿한건 三年가는 例가없다 가사짓는 이自体도 人間行道 五十年에

비와바람 다지나고 興盡悲來 겪었으나 오늘날에 이身世는 둘도없는 乞人일세

 

그럭저럭 날새우고 朝飯한술 지어먹고 竹嶺길을 向할적에 軍人憲兵 길을막고

端陽땅에 接戰되고 竹嶺通路 막혔으니 淸風黃江 가는길로 빨리가라 재촉하며

 

목목마다 군인서서 避難民을 案內하니 東海바다 깊은물에 뱃사람의 후리아들

深山窮谷 산양군이 좁은골에 돼지몰던 數十萬名 避難民을 한길로만 몰아치니

 

人城滿地 人海中에 數千隊의 牛馬車라 어깨를 서로비벼 길이좁아 갈수없다.

제천발 錦城갈제 하나님도 무심하다 때 아닌 궂은비는 終日토록 주룩주룩

 

하늘에는 눈이오고 땅에내려 氷板되니 四面八方 銀世界에 유리장판 되었구나

아침에는 반짐자라 夕暮에는 왼짐이라 섣달이라 차운비를 終日토록 맞았으니

 

衣服신발 모두젖어 촌 보를 못갈형편 天運인지 人運인지 급한환경 또생긴다

近距離에 大砲소리 꽈광꽝꽝 들여오고 빨리가자 재촉일세 적세가 危急하니

 

끌고가던 구루마는 다리밑에 자빠졌고 몰고가던 농우소는 제멋대로 뛰는구나

업고가던 어린애는 氷板위에 내버리고 이고가던 피난봇짐 행길가에 버렸구나

 

그중에도 불쌍한건 자식잃은 八十老人 父母잃은 어린자식 目不忍見 이아닌가

人命은 可憐하다 어느누가 돌아보리 어떤婦人 볼적이면 업고가던 어린아이

 

벌써얼어 죽었건만 精神없이 업고간다 어떤婦人 孝誠보소 머리위에 봇짐이고

시어머니 업고가니 出天大孝 이아닌가 어떤兩班 孝誠봐라 봇짐위에 母親모셔

 

北風寒雪 찬바람에 땀흘리며 가는구나 어떤놈의 行動보면 父母妻子 다버리고

끈떨어진 두루마기 혼자몸만 逃亡치며 제몸하나 살겠다고 不遠千里 달아난다

 

어하세상 벗님네야 내가한말 眞心이니 물에빠져 죽더라도 자네精神 잃지말고

十勝之地 찾지말고 마음부터 고치거라 제죽는걸 싫어함은 人之常情 이아닌가

 

백살먹은 上老人도 죽는것은 설워하고 三尺童子 어린애도 제목숨은 重히안다

一家族을 怨을맺고 어디가면 잘살거야 名山大川 山神堂에 百日祈禱 祝願말고

 

저의良心 바로지켜 壽福康寧 求하여라 錦城면을 다지나고 淸風黃江 지날적에

洞里마다 비었는데 避亂民만 우글우글 어떤村落 들어가서 빈방하나 求하려고

 

해는이미 夕陽인데 이집저집 다니자니 戶口調査 내가왔나 淸潔檢査 내가왔나

暗行御史 즉각떠고 善惡公判 하려왔나 이집저집 다다녀도 방얻기는 다틀렸다

 

어느집에 들어가서 헛간에다 자리잡고 가마떼기 주워깔고 이불펴어 자리보고

저녁한술 지어먹고 어린것들 눕혀노니 惡魔같은 찬바람은 사정없이 불어오고

 

어린자식 四男妹가 자지않고 안재우니 一寸肝腸 나의마음 五臟六腑 재가된다

이애들아 울지마라 너울음에 나죽는다 오늘저녁 여기자고 내일밤엔 방에자자

 

우는자식 달래어서 이불속에 뉘어놓고 마누라를 보노라니 차마못볼 형태로다

雪上에다 加霜으로 姙娠하여 滿朔인데 배는불러 채독같고 몸은부어 집동같다

 

네댓밤을 寒凍함에 해소까지 생겼으니 寢不安石 잠못자고 食不甘味 밥못먹어

苦生苦生 몇몇날에 一角이 如三秋네 혼자앉아 생각하니 나도집에 있을때는

 

大闕같은 기와집에 남과같이 살았건만 이때를 당해서는 하루살이 거지로다

저사람들 行動보소 禽獸보기 부끄럽다 班長區長 못한놈이 換腸한놈 天地로다

 

욕심만은 솔개미가 까치집을 占領하듯 남의집에 들어앉아 제집같이 有勢하고

참쌀퍼다 떡해먹고 멥쌀퍼다 밥해먹고 닭은잡아 국끓이고 돼지잡아 불고기며

 

장된장 고추장은 입맛대로 가려먹고 문짝뜯어 군불때고 衣籠부셔 밥해먹고

鐵倉으로 땅을뒤져 감춘물건 찾아내어 男負女戴 이고지고 豪氣있게 가는구나

 

그마음과 그行動이 어디간들 살수있나 하나님이 살피시고 神의눈은 번개같다

내목숨이 중하거든 남의生命 重히알고 내財産이 重하거든 남의財産 重히아소

 

저런心臟 가지고서 避難이 무엇이야 어화세상 벗님들아 나의心情 들어보소

苦生苦生 苦生苦生 이런苦生 보았는가 片片弱質 내힘으론 업고가도 못할테요

 

人非木石 아니거든 두고가도 못할테라 아무리 생각해도 進退兩難 束手無策

마누라를 살리자니 자식새끼 다죽이고 자식새끼 살리자니 마누라가 죽는구나

 

人生出世 기千年에 이런일도 없었든가 人間生活 四十餘年 罪지은일 없건마는

어찌하여 내身世가 이地境이 웬일인고 푸른하는 쳐다보며 깊이歎息 애가탈제

 

어떤사람 소를몰고 관평재를 올라온다 올타이제 살았구나 여보시오 저兩班아

避難民의 事情이요 姙娠婦가 길못가고 無人空山 이山中에 頭序없이 죽겠으니

 

소를조금 태워주면 萬古積善 아니겠소 泰山같은 그恩惠는 結草報恩 하오리다

저사람이 하는말이 여보당신 精神없소 거울같은 氷板길에 빈소라도 克難한데

 

사람어찌 태워주나 두말없이 가는구나 失望일세 失望일세 닭쫓던개 울보길세

해는점점 夕陽판에 人跡은 끊어지고 맹랑하다 孟浪하다 날은점점 추워온다

 

可憐하다 可憐하다 이山中에 무슨일로 一家族이 沒殺하여 凍死鬼가 된단말가

양재기에 물을끓여 마누라를 禦寒하고 둘이서로 마주앉아 身世자탄 울음울제

 

하나님이 下札하고 神靈님의 도움인지 絶處逢生 이아닌가 活人之佛 만났도다

어떤사람 지개지고 휘적휘적 올라온다 여보시오 저兩班避亂民事情보소

 

姙娠婦가 길못가고 日暮途窮 이山中에 속절없이 죽겠으니 사람목숨 불쌍하오

지개에다 짊어지고 이재하나 넘겨주면 河海같은 그報酬는 아낌없이 드리리다

 

兩班이 하는말이 報酬말씀 그만두고 날이이미 日暮하니 어서빨리 오르시오

살았구나 살았구나 山中客鬼 면했구나 陷之死地 후에생은 이를두고 이름일세

 

高山峻嶺 높은재를 瞬息間에 넘어가니 어떤村落 내다를때 兒孩들은 먼저와서

어미아비 기다리고 애가타서 울음운다 지개군을 下直하야 報酬주어 인사하고

 

빈방하나 얻으려고 애가타서 돌아칠제 먼저왔던 親舊들이 여기저기 내다르며

손을잡고 하는말이 죽지않고 살아왔나 오늘같이 추운날에 不幸中에 多幸일세

 

終日토록 주렸으니 오죽이나 시장하랴 술한잔에 禦寒하고 食事하려 어서가자

따라가서 食事하고 잠자리를 定할적에 방얻기는 다틀리고 헛간하나 處所소라

 

一家族이 둘러앉아 밤샐일이 孟浪터니 어떤親舊 찾아와서 同情하여 하는말이

이래서야 될수있나 내방으로 가자한다 자네어이 방이넓어 우리食口 가자하나

 

방이넓어 그러는가 親舊事情 살펴보니 當朔이된 姙娠婦와 天眞爛漫 어린것들

오늘같이 추운날에 寒冬하면 죽을테니 몸이성한 우리들은 寒冬한들 關係있나

 

옛속담에 이르기를 어미팔아 親舊삼은 오늘날의 내形便에 이런때를 이름일세

옛날옛적 孔夫子는 敎化衆生 하실적에 三綱五倫 한文句에 朋友有信 이아닌가

 

親舊뒤를 따라가니 말과같이 좁은방에 이마를 맞대고서 두집食口 合宿하니

눕기는 고사하고 발도펴기 困難일세 그럭저럭 날새우고 朝飯한술 지어먹고

 

앞길을 前進할제 닥치나니 영길이라 인부하나 싹군사서 姙婦업혀 넘어가니

마을한곳 當到하니 이곳이름 벌방우라 담배찌는 乾造室에 宿所를 定해놓고

 

나무주어 군불때고 저녁한술 끓여먹고 화롯가에 돌아앉아 兒孩들과 戱弄할제

어허세상 벗님들아 이일을 어찌하나 오를수록 泰山이요 건널수록 大江일세

 

마누라의 하는말이 海産기미 急急하니 방얻으라 재촉한다 예측은 하였으나

精神이 暗暗하고 意思가 寞寞하다 四顧無親 이山中에 어디가서 방을얻나

 

區長찾아 人事하고 班長찾아 事情하여 방한칸을 얻어내어 피란봇짐 옮겨놓고

뒷산올라 나무주워 방따시게 군불때고 섣달이라 二十三日 밤은깊어 야밤중에

 

順産生女 하고보니 鸚鵡같은 딸이로다 첫국밥을 지을적에 없는것도 하도많다

東海바다 어디메요 미역한족 못구하고 들기름도 없었으니 무국이 있을손가

 

소금물에 된장풀어 産母를 먹인후에 밤은이미 五更인데 愁心하니 夢不成을

이런생각 저런생각 잠은永永 아니온다 山深夜深 客愁心은 나를두고 이름일세

 

다만한칠 지내려도 쌀이없어 愁心이요 安東까지 가자하니 언제가나 愁心이다

몸이부은 저産母를 살려내기 愁心이요 六七鳴의 우리家族 餓鬼될까 愁心이다

 

여보시오 마누라야 걱정근심 너무말고 아무쪼록 어찌나마 살아나면 장땡일세

愁心極情 하다보니 東方旣白 날이새고 第者前村 兩三家에 早飯짓는 연기로다

 

東山우에 뜨는햇님 有情하기 짝없도다 어제보고 오늘봐도 언제라도 햇빛이요

지난밤의 苦生事를 낱낱이 慰勞한다 어름깨고 물을길어 早飯한술 지어먹고

 

兒孩들을 앞에놓고 順順히 이른말이 너희어멈 順産하고 안먹으면 죽을테니

너이오늘 왕능가서 이것저것 사서오되 돈이전부 이뿐이니 시킨대로 사오느라

 

쌀을닷되 사고나서 미역을랑 두올이요 石油기름 두홉사고 들기름은 한홉이라

간장일랑 오홉사고 두세마리 명태사서 속히속히 다녀와야 너희母親 살릴게다

 

왕능이 몇리냐면 五十里의 길이란다 만약에 더디가다 날저물면 큰일이다.

아들놈은 十五歲요 맏딸년이 十一歲라 가고오는 百여里에 어린男妹 보내놓고

 

돌아오기 바랄적에 一刻이 如三秋라 사람사는 生必品에 食量이 第一이라

모든物資 極難이나 나무하난 豊富하다 山에올라 나무해다 방떠시게 불때놓고

 

해는져서 夕陽인데 애들오는 마중차로 洞口밖을 나가보니 온洞里가 술렁술렁

避亂民들 떠나가고 동네사람 다떠난다 무슨일이 또생겼나 가는來歷 물어보니

 

멀지않은 관평동에 數千名의 敵이와서 어제저녁 거기자고 오늘저녁 여기온다

안들으면 그만이지 坐而待死 할수있나 生命하나 重하다고 사람사람 다떠난다

 

기다리고 애가탈제 어린男妹 돌아온다 하마벌써 다녀오나 奇特하고 奇特하다

다리아파 어찌오며 손시럽지 아니한가 손을잡고 돌아와서 얼렁뚱딱 밥을지어

 

저녁식사 마친후에 兒孩들이 하는말이 동네사람 다가는데 우리들만 안나가고

오늘밤에 이곳에서 亂離만나 죽을테니 쉬어가자 구름운다 이애들아 말들어라

 

죽는대도 할수없지 順産하신 너의母親 沈沈漆夜 이밤중에 한걸음을 어찌가나

오늘밤을 지낸후에 내일일찍 떠나가자 兒孩들을 달래어서 이불덥혀 눕힌후에

 

 一寸肝腸 좁은곳에 만곡수를 넣어두고 지우나니 한숨이요 태우나니 창자로다

寢不安席 잠못자고 輾轉反側 그럴적어 난대없는 軍靴소리 地軸을 울리더니

 

문을펄쩍 열더니만 不問曲直 들어서며 우리는 山客이니 食量달라 하는구나

그사람을 살펴보니 完全武裝 하였구나 手榴彈은 허리차고 拳銃일랑 손에들고

 

따바리총 長銃이랑 양어깨에 메었으니 한번봄에 氣絶하고 두번바로 볼수없다

精神줄을 收拾하고 간신히 입을열어 여보시오 軍人兩班 우리事情 들어보소

 

避亂가는 途中에서 姙娠婦가 解産하고 産米몇되 있는것을 차마어찌 줄수있소

저군인 擧動보소 쌀자루를 당기면서 당신事情 그러하나 내事情도 딱하다고

 

廉恥없는 저사람이 자루채로 뺏어간다 총칼이 무섭거든 누구라고 반항하리

人生出生 기만년에 이런고생 또있던가 오늘날에 생각하니 나와 百年 怨讐로다

 

그럭저럭 날이새니 섣달이라 二十五日 解産한지 사흘만에 왕능으로 내려갈제

新生幼兒 핏덩이는 十一歲가 업고가고 마누라의 걷는걸음 심봉사의 擧動이요

 

八歲짜리 五歲짜리 제풀대로 걸어갈제 연路上에 보는사람 누가아니 凄凉하리

世上天地 大戰亂에 換腸한 저사람들 늙은父母 어린妻子 헌신같이 버리는데

 

出生三日 핏덩이야 말할것이 무엇있나 그러나 생각하니 그도또한 人生이라

아무리 생각해도 하나님이 무섭구나.

 

安東金氏 三十代孫 등암공파 김우연
자 김원일
자 김홍일
장녀 김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