許穆(허목)-嘉語(가어)
1.記言序(기언서)
허목(許穆)은 조선중기의 문신이며 학자로 본관은 양천(陽川),
자는 화보(和甫) 문부(文父),호는 미수(眉叟).대령노인(臺嶺老人)이다.
(1595-선조 28년~1682-숙종 8년)아버지는 현감 교(喬)이며,
어머니는 임제(林悌)의 딸이다.
1617년 현감으로 부임하는 아버지를 따라 거창으로 가서
정구(鄭逑)의 문인이 되었다.
1624년(인조 2) 경기도 광주의 우천(牛川)에 살면서
자봉산(紫峯山)에 들어가 학문에 전념했다.
청남(淸南)의 수령으로 서인과 대립하여 예송(禮訟)을 주도하였다.
늦게 관작에 나가 벼슬이 이조판서를 거쳐 우의정에 올랐다.
나 목(穆)은 독실하게 옛글을 좋아하여 비록 몸이 늙어서도
독서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항상 경계하여 마음에 두고 부처처럼 외워 이에 아래와 같이 명(銘)한다.
(穆篤好古書 老而不怠 常戒之在心誦金人之銘曰)
戒之哉(계지재) : “경계하노라.
毋多言(무다언) : 말을 많이 하지 말며,
毋多事(무다사) : 일을 많이 벌이지 말라.
多言多敗(다언다패) : 말이 많으면 실패가 많고,
多事多害(다사다해) : 일이 많으면 피해가 많다.
安樂必戒(안악필계) : 몸이 안락(安樂)하기를 반드시 경계하여,
毋行所悔(무행소회) : 후회할 일을 행하지 말라.
勿謂何傷(물위하상) : 잘 못될 일이 있으랴 하고 말하지 말라.
其禍將長(기화장장) : 그 화(禍)가 자라게 될 것이다.
勿謂何害(물위하해) : 무슨 해(害)가 되랴 하고 말하지 말라.
其禍將大(기화장대) : 그 화가 커질 것이다.
勿謂不聞(물위불문) : 아무도 듣지 않는다고 말하지 말라,
神將伺人(신장사인) : 귀신이 사람을 엿볼 것이다.
焰焰不滅(염염불멸) : 불은 붙기 시작할 때 끄지 않으면,
炎炎若何(염염약하) : 치솟는 화염(火炎)을 어찌 막으랴
涓涓不壅(연연불옹) : 물이 졸졸 흐를 때 막지 않으면,
終爲江河(종위강하) : 끝내는 넓은 강하(江河)가 될 것이다.
綿綿不絶(면면불절) : 실낱같이 가늘 때 끊지 아니하면,
或成網羅(혹성망라) : 그물처럼 헝클어질 것이요,
毫末不扎(호말불찰) : 터럭처럼 작을 때 뽑지 않으면,
將尋斧柯(장심부가) : 장차는 도끼자루를 써야 할 것이니,
誠能愼之(성능신지) : 진실로 삼갈 수 있음이
福之根也(복지근야) : 복(福)의 근원이다.
口是何傷(구시하상) : 그리고 입은 무슨 해가 되는가?
禍之門也(화지문야) : 화(禍)의 문이 된다.
強梁者(강량자) : 힘이 센 자는
不得其死(불득기사) : 제명에 죽지 못하며,
好勝者(호승자) : 이기기를 좋아하는 자는
必遇其敵(필우기적) : 반드시 적(敵)을 만날 것이다.
盜憎主人(도증주인) : 도둑이 주인을 미워하고,
民怨其上(민원기상) : 백성이 그 윗사람을 원망한다.
군자(君子)는 천하에 윗사람 됨이 쉽지 않음을 알아 스스로를 낮추며,
중인(衆人)의 앞에 섬이 쉽지 않음을 알아 자신을 뒤로하는 것이다.
(君子知天下之不可上也 故下之 知衆人之不可先也 故後之)
江河雖左(강하수좌) : 강하(江河)가 비록 낮지만
長於百川(장어백천) : 백천(百川)보다 큼은,
以其卑也(이기비야) : 낮기 때문인 것이다.
天道無親(천도무친) : 천도(天道)는 친(親)한 데가 없이
常與善人(상여선인) : 항상 착한 사람 편에 서니,
戒之哉(계지재) : 경계할 일이다.
주역(周易)의 익(翼)에 이르기를,‘군자가,집 안에 있으면서 말하는 것이
선(善)하면 천리 밖에서도 호응하는데,하물며 가까운데 이겠는가?
집안에 있으면서 말하는 것이 선하지 않으면,천리 밖에서도 어긋나니
하물며 그 가까운데 서랴.
말은 내게서 나와 백성에게 영향을 미치고, 행동은 가까운 데서
발(發)하여 멀리에까지 드러나나니,언행(言行)이란 군자의 추기(樞機)인 것이며,
추기의 발동에 영예와 오욕이 주재된다.
언행은 군자가 그것으로 천지를 움직이는 것이니
삼가지 않아서 되겠는가.라고 하였다.
(易翼曰 君子居其室出其言 善則千里之外應之 況其邇者乎 居其室出其言
不善則千里之外違之 況其邇者乎 言出乎身加乎民 行發乎邇 見乎遠
言行 君子之樞機 樞機之發 榮辱之主也 言行 君子之所以動天地也 可不愼乎)
穆唯是之懼焉(목유시지구언) :나 목(穆)은 오직 이것을 두려워하여
言則必書(언칙필서) : 말하면 반드시 글로 써서
日省而勉焉(일성이면언) : 날마다 반성하고 힘써 왔다.
名吾書曰記言(명오서왈기언) : 내가 쓴 글을 기언(記言)이라 하였다.
說讀古人之書(설독고인지서) : 고인(古人)의 글을 읽기 좋아하여
心追古人之緖(심추고인지서) : 마음으로 고인의 실마리를 따라가서
日亹亹焉(일미미언) : 날마다 부지런히 하였다.
記言之書(기언지서) : 기언(記言)의 글은,
本之以六經(본지이륙경) : 육경(六經)으로 근본을 삼고,
參之以禮樂(참지이례악) : 예악(禮樂)을 참정하고,
通百家之辯(통백가지변) : 백가(百家)의 변(辯)을 통하여,
能發憤肆力且五十年(능발분사력차오십년):분발하고 힘을 다한 지 50년이 되었다.
故其文簡而備(고기문간이비) : 그 글이 간명하면서도 갖추었고
肆而嚴(사이엄) : 늘어놓았으되 엄격하다.
如天地之化育(여천지지화육) : 천지의 화육(化育)과
日月星辰之運行(일월성진지운행) : 일월성신(日月星辰)의 운행(運行)과
風雨寒暑之往來(풍우한서지왕래) : 풍우한서(風雨寒暑)의 왕래(往來)
山川草木鳥獸五穀之資養(산천초목조수오곡지자양):
산천.초목.조수(鳥獸).오곡(五穀)의 자라나는 것,
人事之誼(인사지의) : 인사(人事)의 마땅함과
民彝物則(민이물칙) : 사람이 지켜야 할 떳떳한 도리,사물의 법칙,
詩書六藝之敎(시서륙예지교) : 시.서.육예(六藝)의 가르침,
喜怒哀樂愛惡形氣之感(희노애악애악형기지감) :
희로애락애오(喜怒哀樂愛惡) 등 형기(形氣)의 느낌,
禋祀鬼神妖祥物怪之異(인사귀신요상물괴지이) :
제사 지내는 것,귀신.요상(妖祥) 괴상한 사물 따위의 이상한 것들,
四方風氣之別(사방풍기지별) : 사방(四方)의 풍속과 기후의 다름,
聲音謠俗之不同(성음요속지불동) : 말과 세간(世間) 풍속의 같지 않음,
記事敍事論事答述道之汚隆(기사서사론사답술도지오륭) :
기사(記事).서사(敍事).논사(論事).답술(答述),도(道)의 낮고 높음,
世之治亂(세지치란) : 세상의 치란(治亂),
賢人烈士貞婦奸人逆豎愚暗之戒(현인렬사정부간인역수우암지계) :
현인(賢人).열사(烈士).정부(貞婦).간인(奸人).역수(逆豎;도덕에
그러진 일을 하는 고약한 자).암우(暗愚)한 자에 대한 경계 따위를
一寓於文(일우어문) : 하나같이 이 글에 포함시켜
以庶幾古人者也(이서기고인자야) : 고인과 같아지기를 바란다.
미수선생의 저서 중 기언(記言)은 93권 25책의 방대한 저술이다.
저자가 직접 편집하였고,1689년(숙종 15) 왕명으로 간행되었다.
일반적으로 저자의 호를 따서‘미수기언(眉叟記言)이라고 부른다.
원집.속집.습유(拾遺).자서(自序).자서속편.별집으로 구성되었는데,
크게 나누어 1674년(현종 15) 이전에 쓰인 원집과
그 이후에 지은 속집이 합계 67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따로 기언별집 26권이 있다.
‘기언’이라는 특이한 제목의 뜻은,말의 중요함과 위험함을 두렵게 여겨,
말하면 반드시 써서 지키기에 힘쓴 한편,날마다 반성한 데서 나왔다
책머리에 서문으로 전체의 대요를 설명하고 있다.
“늙도록 독서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전제하고,
“말과 일을 많이 하고 벌이면 반드시 화가되어 돌아오기 쉬움”을 경계하고,
“항상 자신을 낮춰서 겸손 하라.
강과 하수가 낮아도 모든 시내보다 큰 것은 스스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하늘의 도는 언제나 선한 사람을 우대하게 마련이다.
또 내가 생각이 나면 글로 써서 좌우에 두고 그대로 행하기를 힘쓴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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