百聯抄解(백년초해)終

百聯抄解(백년초해) 1.

華谷.千里香 2015. 6. 27. 19:35

 

 

 

 

百聯抄解(백년초해) 1.

 

조선 중기의 문신 김인후(金麟厚:15101560)가 엮은 한시입문서(漢詩入門書).

중국의 유명한 7언고시(七言古詩) 중에서 연구(聯句) 100수를 뽑아

글자마다 음()과 훈()을 달고, 聯句 뒤에 한글로 뜻을 새겨 번역한 책이다.

명종 때 판각(板刻)하였으며, 그 판본이 전라남도 장성(長城)

필암서원(筆岩書院)에 소장되어 있다.

초학자에게 漢詩를 가르치기 위하여 七言古詩 중에서 聯句 100개를

뽑아서 한글로 해석을 덧붙인 책이다.

聯句의 한자마다 "천자문"과 같이 한글로 훈과 음을 단 뒤에

그 구의 번역을 하였는데,

金麟厚의 편찬이라고 전하여 진다. 그러나 원간 연대등이 명확하지 않다.

    

 

花笑檻前聲未聽 화소함전성미청

鳥啼林下漏難看 조제임하루난간

꽃은 난간 앞에서 웃는데 소리는 들리지 않고 

새는 수풀 아래서 우는데 눈물은 보이지 않네.

 

花含春意無分別 화함춘의무분별

物感人情有淺深 물감인정유천심

꽃은 봄을 맞아 누구에게나 활짝 웃건만

만물은 사람의 느낌에 따라 깊이가 다르구나.

 

花因雨過紅將老 화인우과홍장로

柳被風欺綠漸除 류피풍기녹점제

꽃잎에 비 지나가니 붉은 빛 시들고

버들가지에 바람이 하롱이니 푸른빛 사라지네.

 

花下露垂紅玉軟 화하로수홍옥연

柳中煙鎖碧羅經 류중연쇄벽라경

꽃 아래 이슬은 붉은 구슬을 드리운 듯 부드럽고

버들이 물안개에 잠기니 푸른 비단이 널려 있네.

 

花不送春春自去 화불송춘춘자거

人非迎老老相侵 인비영노노상침

꽃은 봄을 보내지 않아도 봄은 스스로 가고

사람이 늙음을 맞으려 아니해도 늙음이 쳐들어왔네.

 

風吹枯木晴天雨 풍취고목청천우

月照平沙夏夜霜 월조평사하야상

마른 나무에 바람 부니 맑은 날에 비 오는 듯 하고

망망한 모래밭에 달이 비치니 여름밤에 서리가 내린 듯.

風射破窓燈易滅 풍사파창등이멸

月穿疎屋夢難成 월천소옥몽난성

찢어진 창으로 바람 들어오니 등불이 꺼지기 쉽고 

달빛이 창문 사이로 들어오니 잠을 이루기 어렵네.

 

花衰必有重開日 화쇠필유중개일

人老曾無更少年 인로증무갱소년

꽃은 시들어도 다시 필 날이 있거니와 

사람은 늙으면 젊은 시절 다시 오지 않네.

 

花色淺深先後發 화색천심선후발

柳行高下古今栽 류행고하고금재

빛이 옅고 짙은 것은 핀 날이 다르기 때문이요

버드나무 키가 높고 낮은 것은 심은 날이 다르기 때문이네

 

花不語言能引蝶 화불어언능인접

雨無門戶解關人 우무문호해관인

꽃은 말이 없어도 나비를 끌어 들이고 

비는 문이 없어도 능히 사람을 가둘 줄 아네.

 

花間蝶舞紛紛雪 화간접무분분설

柳上鶯飛片片金 류상앵비편편금

꽃밭에 춤추는 나비는 흰 눈이 흩날리는 듯하고

버들가지 위에 나는 꾀꼬리는 조각조각 황금이로다.

 

花裏着碁紅照局 화리착기홍조국

竹間開酒碧迷樽 죽간개주벽미준

꽃밭에서 바둑을 두니 붉은빛이 바둑판에 어리고

대숲에 술자리를 벌이니 푸른빛이 술동이에 어리네.

花落庭前憐不掃 화락정전연불소

月明窓外愛無眠 월명창외애무면

뜰 앞에 꽃 떨어져도 어여뻐 쓸지를 못하고 

창 밖에 달 밝으니 사랑스러워 잠 못 이루네.

花前酌酒呑紅色 화전작주탄홍색

月下烹茶飮白光 월하팽다음백광

꽃 앞에서 술을 따르며 붉은 꽃빛 마시고

달 아래서 차를 다리며 흰 달빛 마시네.

花紅小院黃蜂鬧 화홍소원황봉요

草綠長堤白馬嘶 초록장제백마시

꽃이 붉으니 작은 뜰에 누런 벌들 잉잉거리고 

풀이 푸르니 긴 둑에 흰 말이 우는구나.

花迎暖日粧春色 황영난일장춘색

竹帶淸風掃月光 죽대청풍소월광

꽃은 따스한 날을 맞아 봄빛을 단장하고 

대는 맑은 바람을 띠고 달빛을 쓰는구나.

 

郊外雨餘生草綠 교외우여생초록

檻前風起落花紅 함전풍기낙화홍

성밖 들녘에 비온 뒤 돋아나는 풀잎이 푸르고 

난간 앞에 바람 일어나니 떨어지는 꽃잎이 붉구나.

霜着幽林紅葉落 상착유림홍엽락

雨餘深院綠苔生 우여심원녹태생

그윽한 수풀에 서리 내리니 단풍잎 떨어지고

깊은 뜰에 비 내리니 푸른 이끼 돋아나네.

月作利刀裁樹影 월작이도재수영

春爲神筆畵山形 춘위신필화산형

초승달은 날카로운 칼이 되어 나무 그림자를 자르고 

봄은 신기한 붓이 되어 산의 모습을 그리는구나.

山外有山山不盡 산외유산산부진

路中多路路無窮 로중다로로무궁

산 밖에 산이 있으니 산은 끝이 없고 

길 가운데 길이 많으니 길은 무궁하구나.

 

山上白雲山上盖 산상백운산상개

水中明月水中珠 수중명월수중주

산마루에 걸친 흰 구름은 산위의 양산이요

물 속의 밝은 달은 물 속의 구슬이로구나

 

山疊未遮千里夢 산첩미차천리몽

月孤相照兩鄕心 월고상조양향심

산은 첩첩해도 천리를 달려가는 꿈을 막지 못하고 

달은 외로워도 고향을 그리는 두 마음 비춰보네.

 

山僧計活茶三椀 산승계활다삼완

漁父生涯竹一竿 어부생애죽일간

산중의 생활은 차 석 잔이면 되고

어부의 생애는 낚싯대 하나만 있으면 된다네.

竹根迸地龍腰曲 죽근병지용요곡

蕉葉當窓鳳尾長 초엽당창봉미장

*(): 흩어져 달아나다. 솟아나다.

대뿌리가 땅에 솟으니 용의 허리인양 구불구불 

파초잎이 창에 마주치니 봉황새 꼬리인듯 나풀너풀.

 

耕田野叟埋春色 경전야수매춘색

汲水山僧斗月光 급수산승두월광

밭가는 촌로(村老)는 봄빛을 땅에 묻고 

물 긷는 산승(山僧)은 달빛을 떠서 오는구나.

 

聲痛杜鵑啼落月 성통두견제락월

態娟籬菊慰殘秋 태연리국위잔추

소리도 서러운 두견새는 지는 달을 보고 울고

어여쁜 울밑 국화는 저무는 가을을 위로하네.

 

遲醉客欺先醉客 지취객기선취객

半開花笑未開花 반개화소미개화

더디 취한 손님이 먼저 취한 손님을 기만하고 

반만 핀 꽃이 피지 않은 꽃봉오릴 비웃는구나.

 

紅袖遮容雲裡月 홍수차용운리월

玉顔開笑水中蓮 옥안개소수중련

붉은 옷소매로 얼굴을 가리니 구름속의 달이요 

옥같은 얼굴로 활짝 웃으니 물속의 연꽃이로구나.

 

靑菰葉上凉風起 청고엽상양풍기

紅蓼花邊白鷺閑 홍료화변백로한

연못의 줄 잎 위에 서늘한 바람이 일고 

물가의 붉은 여뀌꽃 옆에 백로가 한가롭게 노는구나.

竹筍初生黃犢角 죽순초생황독각

蕨芽已作小兒拳 궐아이작소아권

죽순이 처음 나는데 황송아지의 뿔 같고 

고사리가 싹이 트는데 어린아이 손 같구나.

 

竹芽似筆難成字 죽아사필난성자

松葉如針未貫絲 송엽여침미관사

죽순이 붓과 같으나 글씨는 쓰지 못하고 

솔잎이 바늘 같으나 실을 꿰지 못하는구나.

山影入門推不出 산영입문추불

月光鋪地掃還生 월광포지소환생

산 그림자가 문에 들어와 밀어도 나가지 않고 

달빛이 땅에 퍼져 쓸어도 쓸리지 않네.

更深嶺外靑猿嘯 경심영외청원소

煙淡沙頭白鷺眠 연담사두백로면

밤 깊은 고개 너머엔 원숭이 울어대고

안개 옅은 백사장에는 흰 해오라기 졸고 있네.

江樓燕舞知春暮 강루연무지춘모

壟樹鶯歌想夏天 농수앵가상하천

강변 누각에 제비가 춤을 추니 봄이 가는 줄 알겠고 

밭두둑 나무에 꾀꼬리 노래하니 여름이 오는 줄 알겠구나.

水鳥有情啼向我 수조유정제향아

野花無語笑征人 야화무어소정인

물새는 정이 있어 나를 향해 울고

들꽃은 말이 없이 웃으면서 길손을 보내는구나.

地邊洗硯漁呑墨 지변세연어탄묵

松下烹茶鶴避煙 송하팽다학피연

연못가에서 벼루를 씻으니 고기가 먹물을 삼키고 

소나무 아래서 차를 다리니 학이 연기를 피하는구나.

風飜白浪花千片 풍번백랑화천편

雁點靑天字一行 안점청천자일항

바람이 흰 물결을 뒤척이니 꽃이 천 떨기요  

기러기가 푸른 하늘에 점점이 날아가니 한일자 줄이로구나.

 

龍歸曉洞雲猶濕 용귀효동운유습

麝過春山草自香 사과춘산초자향

용이 새벽 골짜기에 돌아드니 구름이 아직도 축축하고 

사향노루가 봄 동산을 지나가니 풀이 저절로 향기롭구나.

山含落照屛間畵 산함락조병간화

水泛殘花鏡裏春 수범잔화경리춘

산이 지는 노을 머금으니 병풍 속의 그림이요 

강에 꽃잎들이 두둥실 떠가니 거울 속의 봄일러라.

春前有雨花開早 춘전유우화개조

秋後無霜葉落遲 추후무상엽락지

봄이 오기 전에 비가 내리니 꽃이 일찍 피고

가을이 지나도 서리가 없으니 낙엽이 아직 지지 않는구나.

野色靑黃禾半熟 야색청황화반숙

雲容黑白雨初晴 운용흑백우초청

들 빛이 푸르고 누른 것은 벼가 반만 익었기 때문이요

구름 빛이 검고 흰 것은 이제 막 비가 그쳤기 때문이네

柳爲翠幕鶯爲客 유위취막앵위객

花作紅房蝶作郞 화작홍방접작랑

버들잎이 푸른 장막을 이루니 꾀꼬리는 손님으로 오고 

꽃이 신방을 이루니 나비가 신랑으로 오도다.

 

白鷺下田千點雪 백로하전천점설

黃鶯上樹一枝金 황앵상수일지금

흰 해오라기 떼지어 밭에 내려앉으니 수 천 점의 눈송이요 

노오란 꾀꼬리가 나무 위에서 나니 나뭇가지에 달린 한 개의 금덩이로다

 

千竿碧立依林竹 천간벽립의림죽

一點黃飛透樹鶯 일점황비투수앵

수없이 푸르게 서 있는 것은 수풀을 의지한 대나무요

한 점 노랗게 날아다니는 것은 나무사이의 꾀꼬리다

白雲斷處見明月 백운단처견명월

黃葉落時聞擣衣 황엽락시문도의

흰 구름이 사라지니 하늘에는 밝은 달이 보이고

노오란 단풍잎이 떨어지니 마을에선 다듬이질 소리가 들리네.

白躑躅交紅躑躅 백척촉교홍척촉

黃薔薇對紫薔薇 황장미대자장미

흰 철쭉은 붉은 철쭉과 섞여 있고 

노란 장미는 붉은 장미와 마주 보고 피었구나

 

紅顔淚濕花含露 홍안누습화함로

素面愁生月帶雲 소면수생월대운

고운 얼굴에 눈물이 지니 꽃이 이슬을 머금은 듯하고 

흰 얼굴에 수심이 어리니 밝은 달이 구름을 두른 듯하네.

 

風驅江上群飛雁 풍구강상군비안

月送天涯獨去舟 월송천애독거주

바람은 강위에 나는 기러기 떼를 몰아오고 

달은 하늘 끝에서 외로운 배를 떠나보내는 구나

 

月鉤蘸水魚驚釣 월구잠수어경조 

煙帳橫山鳥畏羅 연장횡산조외라 (): 잠기다.

초승달이 물에 잠기니 고기가 낚시 바늘인가 놀라고 

연기가 산을 가로질러 장막을 치니 새가 그물인가 두려워하네.

 

地中荷葉魚兒傘 지중하엽어아산

梁上蛛絲燕子簾 양상주사연자렴

못 가운데 연잎은 고기들의 양산이요 

대들보 위의 거미줄은 제비들의 주렴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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