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는 굶어죽어야 할 사람
중국 한나라 때 문제(文帝)란 임금은, '등통(登通)이란 사람이 굶어 죽을상이다.'
라고 세상에서 이름난 예언가들이 너도나도 말을 했기 때문에 하루는 궁금하게
여긴 문제가 어명으로 그 등통이란 사람을 불러 오라 했다.
문제 앞에 꿇어앉은 등통은 웬일인가 싶어 긴장된 얼굴로 문제의 용태만을
옆눈질하고 있었다.
문제는 등통의 얼굴을 들도록 하고 아무리 살펴보아도 조금 못생긴 얼굴이다
뿐이지 아무런 이상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리하여 관상을 잘 본다는 신하를 불러 귓속말로,"왜 저 사람이 굶어죽을
상인지를 말해보시오."했다.
문제도 운명이란 것을 그렇게 많이 믿지 않았기 때문에 귓속말로 설명하고
있는 신하 이야기를 다 믿으려 하지 않고 오히려, "등통이 굶어죽지 않을 때는
그대의 목을 치겠느라."며 엄포를 놓았으나 신하는 끝까지,"등통은 굶어서
죽게 될 것입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문제는, "그러면 저기 앉아 있는 등통이 굶어죽을 팔자라면 내가
굶어죽지 않도록 재산을 주어도 끝내 죽을 운명이겠느냐?"고
신하의 관상론(觀相論)을 끝까지 부정했다.
그래도 신하는, "한번 굶어죽을 팔자를 타고난 사람이 재산을 받는다고
살아갈 경우라면 생명을 돈(재물)으로도 다스린다는 결론이 돼 결국 운명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되니 재물을 주시는 것도 고려해 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하자.
여러 신하들이 있는 가운데 신하와 그런 일로 입씨름을 하고 있는 임금 자신의
권위가 떨어진 것만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끝까지 운명이 있다고 주장하는 신하를 얄미운 생각에 그 자리에서
포박하여 옥에 처넣고 싶었지만 꾹 참고 등통이 예언한 날짜에 안 죽으면
목을 베기로 마음을 굳혔다.
그리고는 등통에게 갑부가 될수 있는 동산(銅山)으로 가만히 앉아서도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하여 세상 사람들이 동산으로 부르게 된 산이었다.
옥에 갇혀 있는 신하는 호언장담을 했지만, 막상 갇힌 몸이 되고는 겁이
덜컥 나서 여간한 갈등과 번민에 마음을 상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처음 동산을 임금으로 부터 직접 하사 받았던 등통은 많은 돈을 벌어
궁궐 같은 집에 부리는 하인만 해도 수십 명일만큼 굶어죽을 것이라는
관상가나 예언가들의 판단이 무색할 정도로 부자로 살아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등통이 굶어 죽을만한 이유는 눈을 씻고 찾아볼 래야
찾아볼 수가 없어 많은 사람들은 운명이 전혀 없는 것이데 스스로들
만들어 낸 것이라고 헐뜯고 그런 돌팔이 관상가나 예언가 등은 당연히
벌을 받아야 옳다고 야단법석이었다.
그런데,갑자기 등통이 병에 걸렸는데 희한하게도 절식(絶食)을 해야만
하는, 즉 음식을 먹으면 안 되는 야릇한 병에 걸려 끝내 굶어 죽고 말았다.
그렇게 되자. 문제는 옥에 가뒀던 신하를 사면해주고 정식으로
자신의 경솔함을 뉘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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