舍廊房(사랑방)

邵康節占斷秘話(소강절점단비화)

華谷.千里香 2018. 2. 12. 15:35





邵康節占斷秘話(소강절점단비화)
하루는 가까운 동네에 사는 사람이 장(牆 담장)자 한 글자를 써 가지고
소강절 선생을 찾아와서 중요한 물건을 잃었으니, 실물(失物)을 찾을 수 있을지
점(占)으로 판단(判斷)하여 달라고 간청한다.

선생은 글자를 받아 보시고 점단(占斷)하시기를
빨리 집으로 가서 침상(寢牀) 아래를 살펴 보라.
비록 잃은 물건을 즉시 찾을 수는 없을지라도 반드시
도둑의 얼굴을 볼 수 있을 것이니, 잘 추궁하면 찾게 될 것이다라고 일러주었다.
그 사람은 선생의 말씀을 듣고 크게 웃으면서
내가 잃은 물건은 내가 타고 다니는 말(馬)인데,
살아있는 말이 어찌 침상 아래로 들어갈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한다.
이에 선생은 "나는 그대가 말을 잃었는지 소를 잃었는지 알 바 아니고
다만 그대가 쓴 글자를 보고 판단한 한 것이다.
장(牆)자에는 침상을 뜻하는 상(牀)자의 한쪽 변에 올내(來)자와
낯 면(面)자가 들어 있는데, 올내(來)자의 다리가 보이지 않으므로
이는 침상 아래에 숨어있는 상이다.
그러므로 잃은 물건이 침상 아래에 있다고 단정(斷定)한 것이니,
침상 아래에서 즉시 말을 찾지는 못할 것이나
말을 훔친 도둑은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비록 신(神)은 아니나 측자점(測字占)은 한번도 틀린 적이 없으니,
그대는 빨리 가서 침상 아래를 잘 살펴보면 나의 말이 틀리지 않음을
징험(徵驗)하게 될 것이다라고 일러주었다.
그러나 그 사람은 믿어지지 않는 표정을 하면서
집으로 돌아가 빠른 걸음으로 침실에 들어가니,
그의 처(妻)가 있었다.
 
그는 아내에게 소강절 선생의 말씀을 자세하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문득 침상 아래에서 신음소리가 들리므로 급히 침상을 들치고 보니
거기에 한 사람의 괴한(怪漢)이 엎드려 있는지라.
그는 그 괴한을 끌어내어 말 도둑으로 지목하고
우선 주먹으로 한 대 내려쳤다.
그 도둑은 애원하면서 말하기를 "어제는 제가 잘못 생각하고
어른의 말을 훔쳐갔으나오늘 잘못을 뉘우치고
어른의 말을 이미 제자리에 갖다 놓았습니다.
믿지 못하시면 후원에 가셔서 직접 보시길 바랍니다라고 말하므로
그는 급히 후원으로 달려가서 보니 과연 말이 마구간에서 여물을 먹고 있었다.
그는 다시 침실로 달려갔으나 말 도둑은 이미 도망가고 없었다.

원래 말 도둑은 그 처(妻)의 정인(情人))이었으니,
그 전날 남편이 없는 틈을 타서 밀회(密會)를 즐기다가
날이 어두워지자 남편의 말을 태워 보내면서
내일 아침 일찍 말을 가져오라고 약속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말이 오기 전에 남편이 먼저 말이 없어졌음을 발견하고
소강절 선생에게 실물점(失物占)을 간청하려고 달려간 사이에
그 정부(情夫)는 말을 제자리에 갖다놓은 다음
마침 남편이 없으므로 침실에서 정담(情談)을 나누려고 할 때에
남편이 갑자기 돌아오므로 미처 피하지 못하고 침상 밑에 숨었던 것이다.
침실로 들어온 남편은 처에게 소강절 선생을 찾아가
점(占)을 본 이야기를 하면서 말 도둑은
반드시 침상 아래에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였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침상 아래에 엎드려있던 사나이는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등골이 오싹하여 지면서 자신도 모르게 신음소리가 나왔던 것이다.
위의 이야기를 읽어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소강절 선생의 점(占)은 과연 신(神)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하여도
지나침이 없다고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