舍廊房(사랑방)

내 것이 아닙니다

華谷.千里香 2023. 2. 3. 15:55

내 것이 아닙니다
조선시대 李氏(이씨)는 대대로 부자였는데
증손, 현손에 이르러 가산을 탕진하고 말았습니다.
이에 어려움을 면하기 위해 한양의 집을
洪氏(홍씨)에게 팔았습니다.

평소 열심히 일하고 노력한 홍 씨라는 사람은
그렇게 한양에서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커다란 기와집에서 살게 되었지만,
여전히 노력하며 살았습니다.

어느 날 대청의 기둥 하나가 기울어져
무너지려는 것을 보고 수리를 하였는데,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습니다.

새로운 기둥을 세우기 위해 헌 기둥을 뽑아낸 자리에서
어찌 된 영문인지 銀(은) 3,000냥이 들어 있는
항아리가 나온 것이었습니다.

놀란 홍 씨는 급히 수소문하여
집의 이전 주인인 이 씨를 찾았습니다.
이 씨는 홍 씨에게 집을 팔고 검소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홍 씨는 이 씨를 찾아가
은전이 든 항아리는 이 씨의 조상이 간직해 둔
돈이라면서 주려고 했지만, 

이 씨가 사양하면서 말하였습니다.

"나는 집을 팔면서 그 집의
기왓장이나 주춧돌까지 몽땅 당신에게 팔았소.
그리고 그 돈이 우리 것이라는 증명할만한 문서도 없으니
그 돈은 당신 것이 맞소."

이렇게 옥신각신하는 홍 씨와 이 씨의 사연이
관청에 전해지자, 관청에서는 조정에 아뢰었습니다.
그러자 임금이 교서를 내렸습니다.

'우리 백성 가운데 이처럼 어진 자가 있으니,
누가 오늘날 사람이 옛사람만 못하다고 하겠는가?'

그리고는 은전을 반씩 나눠 가지게 한 뒤,
두 사람에게 벼슬을 내렸다고 합니다.

조선 후기 때의 시인 조수삼의 문집
'秋齋集(추재집)'에 실려 있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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