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한시)

詩癖(시벽)-李奎報(이규보)

華谷.千里香 2011. 7. 31. 16:04

 

 

 

詩癖(시벽)-李奎報(이규보)

              시로 들린 병

臥病數四月(와병수사월)

병으로 누운 지 몇 달

 

作詩幾許篇(작시기허편)

지은 시가 몇 편이던가

 

呻吟與謳吟(신음여구음)

앓는 소리와 시 읊조리는 소리

 

相雜仍相連(상잡잉상련)

한데 뒤섞여 이어지는구나

 

比癖亦一病(비벽역일병)

이 버릇도 일종의 병

 

難以藥石痊(난이약석전)

약과 침으로 다스릴 수 없어라

 

自召非自召(자소비자소)

불러들인 것 같으나 그렇지도 않고

 

偶然非偶然(우연비우연)

우연한 것 같으나 우연도 아니어라

 

掩被欲黙己(엄피욕묵기)

이불 쓰고 가만히 있으려도

 

嘯忽來吻邊(소홀래문변)

나도 몰래 입가에 맴도는구나

 

天耶必鬼耶(천야필귀야)

하늘의 조화인가 귀신의 장난인가

 

似有崇所牽(사유숭소견)

마치 무슨 빌미에 잡혀 끌리는 듯하다

 

或欲移他事(혹욕이타사)

취미를 딴 데 붙여 보려해도

 

驅之心不前(구지심불전)

몰아내려 해도 마음이 들어 주지 않아

 

嗟嗟竟莫理(차차경막리)

아 끝내 다스릴 수 없으니

 

終以此死焉(종이차사언)

결국은 이 때문에 죽을 수밖에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