質言(질언)終

質言(질언)1.-成大中(성대중)

華谷.千里香 2015. 12. 13. 20:26

 

 

 

質言(질언)1.-成大中(성대중)

 
質言(질언):자신의 생각을 사실 그대로 단정해서 하는

말이란 뜻으로 오늘날의 격언과 비슷하다.

저자의 체험과 사색에서 우러난 독특한 내용을 담은

대구 형식의 142여 항목의 글이 수록되어 있다.

 
1.天地之開物成務,順之而已,聖賢之輔世行道,

推之而已,英雄俊傑之興事造功,待之而已。

古語曰,順理行將去,隨天分付來,與此語一種。

천지가 만물을 내고 일을 이루는 것은 자연을 따르는 것이고,

성현이 세상을 도와 도를 행하는 것은 천리를 미루어 나가는 것이며,

영웅과 준걸이 일을 일으켜 공업을 이루는 것은 천시를 기다리는 것일 뿐이다.

-옛말에“이치를 따라 행동해 나가고 하늘로 부터 분수를 타고난다.”하였는데

이 말과 같은 유이다.-

 
2.至巧無如造化,大智無如聖人。

천지의 조화보다 지극한 솜씨는 없고 성인보다 더 지혜로운 사람은 없다.

 

3.盈天地之間者,感應報復之理也。

천지 사이에 가득 찬 것은 감응과 보복의 이치이다.

 

4.聖賢多畏,英雄多忌。

성현은 경외하는 것이 많고 영웅은 시기하는 것이 많다.

 

5.禍福在己,得失在天。

화복은 자기에게 달려 있고 성패는 하늘에 달려 있다.

 

6.信人不如信心,信心不如信學。

남을 믿는 것은 자기 마음을 믿는 것만 못하고,

자기 마음을 믿는 것은 학문을 믿는 것만 못하다.

 

7.學者爲己,仕者爲人,然爲己所以爲人,爲人所以爲己。

학문은 자신을 위하는 것이고 벼슬살이는 남을 위하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을 위하는 것이 결국 남을 위하는 길이고,

남을 위하는 것이 결국 자신을 위하는 길이다.

 

8.乘則必除,屈者能伸,天下萬事,皆以此準之。

번성하면 반드시 쇠퇴하고 굽은 것은 펴지나니,

천하만사는 모두 이런 이치를 기준으로 삼는다.

 

9.盛者衰之候,福者禍之本,欲無衰,無處極盛,欲無禍,無求大福。

융성은 쇠퇴의 조짐이고 복은 화의 근원이다.

쇠퇴가 없기를 바란다면 극도의 융성에 처하지 말고,

화가 없기를 바란다면 큰 복을 구하지 말라.

 

10.以福家稱者,便非福家,以智士稱者,便非智士。

복 있는 집안으로 일컬어지는 집안은 바로 복 있는 집안이 아니며,

지혜로운 선비로 일컬어지는 사람은 바로 지혜로운 선비가 아니다.

 

11.人家目下盛衰,以賓客知,日後盛衰,以子孫知。

한 집안에 있어 당장의 성쇠는 그 집에 오는 손님을 보고 알 수 있고,

먼 훗날의 성쇠는 자손을 보고 알 수 있다.

 

12.相人之面.不如相人之言,相人之言,不如相人之事,相人之事.不如相人之心。

사람의 얼굴을 관상(觀相)하는 것은 사람의 말을 들어 보는 것만 못하고,

사람의 말을 들어 보는 것은 사람의 일을 살펴보는 것만 못하고,

사람의 일을 살펴보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 보는 것만 못하다.

 

13.煦濡之恩,姑息之政,君子不能也,皎厲之行,已甚之論,君子不爲也。

자그마한 은혜와 임시방편적인 정치는 군자가 잘할 수 없고,

자신을 뽐내는 행동과 너무 지나친 논의는 군자가 하지 않는다.

 

14.懦疑於仁,忍疑於義,慾疑於誠,妄疑於直。

나약은 어진 것처럼 보이고, 잔인은 의로운 것처럼

탐욕은 성실한 것처럼 보이고, 망언은 강직한 것처럼 보인다.

 

15.安叔華曰,貪財好色,仁之弊,殘忍薄行,義之弊,巧言令色,

禮之弊,權謀術數,智之弊,固執僻行,信之弊。知病源之上醫。

안숙화(安叔華 안석경(安錫儆))가 말하기를,“재물을 탐하고

여색을 좋아하는 것은 인의 폐단이고, 잔인하고 각박한 행동은 의의 폐단이고,

교묘한 말과 아첨하는 얼굴빛은 예의 폐단이고, 권모술수는 지의 폐단이고,

고집스럽고 편벽된 행동은 신의 폐단이다.” 하였다.

- 병의 근원을 아는 최고의 의원이다.-

 

16.推分任命,萬事俱足,慕勢趨榮,百罪隨生。可百拜,堪九頓。

분수대로 운명에 맡기면 만사가 제대로 되고,

권세를 탐하여 영달을 좇으면 온갖 죄가 생겨난다.

 -백 번 절할 만하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릴 만한 글이다.-

 

17..行己,在淸濁之間,理家,在貧富之間,仕宦,在進退之間,

交際,在淺深之間。玩世不恭之意,唯黠者知之。

처신(處身)하는 것은 청탁의 중간에 있어야 하고,

집안을 다스리는 것은 빈부의 중간으로 해야 하며,

벼슬살이하는 것은 진퇴의 중간에 있어야 하고,

남과 사귀는 것은 깊고 얕음의 중간으로 해야 한다.

-세상을 조롱하는 공손하지 않은 뜻이 담겨 있으니

오직 지혜로운 자라야 알 것이다.-

 

18.世治則君子志於退讓,世亂則君子志於退藏,其爲退則一也。
金忠節鉉曰,每事思退,易三百八十四爻,未聞有退凶者。

乾乾不已,惟進德修業爲然。

세상이 다스려지면 군자는 물러나 남에게 사양하는 데 뜻을 두고,

세상이 어지러우면 군자는 물러나 은거하는 데 뜻을 두니, 그 물러남은 같다.

-충절공(忠節公) 김현(金鉉)이 말하기를,“매사에 물러날 것을 생각해야 한다.

《주역》 384효 중에서 물러나서 흉한 경우는 없다.

쉬지 않고 부지런히 덕을 닦는 것은 오직 도덕을 진전시키고

학업을 닦는 자만이 그렇게 할 수 있다.” 하였다. -

 

19.處困如亨,視醜如姸。一言有可以終身需用。

곤경에 처해서는 형통한 듯 여기고, 추한 사람 보기를 고운사람 보듯 하라.

- 평생토록 쓸 수 있는 한마디 말이다. -

 

20.棋以不着爲工.酒以不飮爲禮.琴以不鼓爲趣.仕以未達爲高。孰敢以官達侮者。

바둑은 두지 않는 것이 고단수이고, 술은 마시지 않는 것이 예이며,

거문고는 타지 않는 것이 아취가 있고, 벼슬은 현달하지 않는 것이 고상하다.

- 벼슬이 높은 사람을 모욕할 자가 감히 누구이겠는가.-

 

21.官無貴賤,盡分爲貴,士無壽夭,立名爲本。

관직에 귀천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직분을 다하는 것이 귀한 것이고,

선비에게 장수와 요절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이름을 남기는 것이 장수하는 것이다.

 

22.眼前無不好人,肚裏無不平事,是爲平生至樂。

눈앞에 미운 사람이 없고 마음에 불평한 일이 없는 것이

평생의 지극한 즐거움이다.

 

23.爲天下惜費,爲生民惜力,爲經書惜晷,爲自己惜言,爲國家惜精神。

천하를 위해 경비를 아끼고, 백성을 위해 힘을 아끼고,

경서를 위해 시간을 아끼고, 자기를 위해 말을 아끼고,

국가를 위해 정신을 아껴라.

 

24.君子喜揚人善,小人喜揚人不善。達人常欲人達,窮人常欲人窮。

吉人喜聞人長,庸人喜聞人短。有餘者常譽人,不足者常毁人。

僕嘗有語曰,勝於我者慕之,等於我者愛之,不及於我者憐之,天下可太平。

군자는 남의 선을 드러내기를 좋아하고

소인은 남의 악을 드러내기를 좋아한다.

현달한 사람은 항상 남도 현달하기를 바라고

곤궁한 사람은 항상 남도 곤궁하기를 바란다.

훌륭한 사람은 남의 장점을 듣기를 좋아하고

용렬한 사람은 남의 단점을 듣기를 좋아한다.

여유가 있는 사람은 항상 남을 칭찬하고 부족한 사람은 항상 남을 헐뜯는다.

-내가 일찍이 말하기를,“나보다 나은 사람을 사모하고

나와 같은 사람을 사랑하고 나만 못한 사람을 가엾게 여기면

천하가 태평할 것이다.”하였다.-

 

25.愛才者昌,侮才者亡。

인재를 아끼는 사람은 창성하고 인재를 업신여기는 사람은 패망한다.

 

26.公事先於人,私事後於人。孰謂成公學老道。

공적인 일은 남보다 앞서 하고 사적인 일은 남보다 뒤에 한다.

-누가 성공(成公)이 노자(老子)의 도를 배웠다고 하는가.-

 

27.少而人盡譽之,老而人盡毁之者,皆無足道也。以惟晩節爲貴。

어려서 사람들이 다 칭찬하고 늙어서 사람들이 다 헐뜯는 사람은

모두 말할 가치도 없다. -오직 만년의 절개를 고귀하게 여긴다.-

 

28.世無不可治,患吾學未至,人無不可化,患吾誠未足。

다스릴 수 없는 세상은 없으니 나의 학문이 부족한 것이 걱정이고,

감화시킬 수 없는 사람은 없으니 나의 정성이 부족한 것이 걱정이다.

 

29.治世豈無小人.但君子多而小人不得肆.亂世豈無君子.但小人多而君子不得行耳。

치세라고 해서 어찌 소인이 없겠는가마는 군자가 많아

소인들이 마음대로 날뛰지 못할 뿐이고, 난세라고 해서

어찌 군자가 없겠는가마는 소인이 많아 군자가 도를 행할 수 없을 뿐이다.

 

30.或問子亦有惡乎。曰有,惡富貴而驕,貧賤而惰者。

어떤 이가 묻기를,“그대도 미워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니,

대답하기를,“있다.부귀하면서 교만하고 빈천하면서 나태한 사람을 미워한다.”

하였다.

 

31.曠百世而相感者名也,越千里而相趨者利也。

백세 뒤에도 서로 감응하는 것은 이름이고,

천리 밖에서도 서로 붙좇는 것은 이득이다.

 

32.喜權者,必徼名,徼名者,必耽利。

권세를 좋아하는 사람은 반드시 명예를 구하고,

명예를 구하는 사람은 반드시 이익을 탐한다.

 

33.國君好兵則亡其國,大夫好權則亡其家,匹夫好貨則亡其身。

임금이 전쟁을 좋아하면 그 나라를 망치고,

대부가 권력을 좋아하면 그 집안을 망치며, 필부가 재물을 좋아하면

그 몸을 망친다.

 

34.扶衰遏旺,等是逆天,然君子或舍生而爲之者,盡分故也。

쇠퇴한 운수를 붙잡아 세우고 왕성한 운수를 막는 것은

똑같이 천명(天命)을 거스르는 것이다.

그러나 군자가 혹 생명을 버려 가면서 그 일을 하는 것은

자신의 직분을 다하기 때문이다.

 

35.世治則臣職篤於朝廷,友誼敦於士類,世亂則臣分盡於草莽,

友道見於屠販。宋明之遺民,燕趙之俠士。

세상이 다스려지면 조정에서 신하들이 직분을 독실히 하고

사류(士類)사이에서 벗들이 우의를 돈독히 하며,

세상이 어지러우면 초야의 선비들이 신하의 직분을 다하고

백정들 사이에서 우도를 볼 수 있다.

-송나라와 명나라의 유민과 연나라와 조나라의 협객들이 그러하다.-

 

36.老佛而善學,則爲汲長孺之直諫,張九成之方正,

儒道而不善學.則爲公孫弘之詐忠,王介甫之執拗。

노불(老佛)을 믿으면서 잘 배우면 급장유(汲長孺 급암(汲黯))같이

직간을 잘하는 사람과 장구성(張九成)같이 방정한 사람이 되며,

유도(儒道)를 행하면서 잘 배우지 못하면 공손홍(公孫弘)같이

충성을 가장하는 사람과 왕개보(王介甫 왕안석(王安石))같이

고집스러운 사람이 된다.

왕개보(王介甫) : 개보는 북송(北宋) 왕안석(王安石)의 자이다.

신법(新法)을 써서 정치를 개혁하였으나 물의가 분분하여 결국 폐지되었다.

 

37.流俗之弊,甚於異端,游食之害,甚於盜賊,朋黨之禍,甚於兵燹。

入裏之言,剌骨之論。志士憤激莫之救,而徒發浩嘆者,此三件。

나쁜 풍속의 폐단은 이단보다 심하고, 놀고먹는 해악은 도적보다 심하며,

붕당의 화는 전쟁보다 심하다.

- 마음을 파고들고 뼈를 찌르는 말이다.

뜻있는 선비가 격분하지만 구제할 수 없어 크게 탄식하고 마는 것이

이 세 가지이다.-

 

38.過於淸白者,其後必有以貪墨亡身,過於恬退者,其後必有以躁競亡身。

지나치게 청렴결백한 사람은 그 후손이 반드시 더러운 탐욕으로 몸을 망치고,

지나치게 명리(名利)에 초연하여 벼슬을 사양하는 사람은

그 후손이 반드시 조급히 출세를 다투다 몸을 망친다.

 

39.營營苟苟,惟食是求者,未離乎禽獸也。盱盱奔奔,惟利是趨者,

未離乎盜賊也。瑣瑣齪齪,惟私是務者,未離乎駔儈也。翕翕訿訿,

惟邪是比者,未離乎鬼魅也。炎炎顚顚,惟氣是尙者,未離乎夷狄也。

詹詹喋喋,惟勢是附者,未離乎僕妾也。僕亦嘗排定七格,與此符合,

而但少俳優一格云爾。以此照之,歷歷難逃,何異禹鼎秦鏡也。

염치 불고하고 먹기만을 추구하는 자는 짐승과 다를 것이 없고,

눈을 번득이며 달려가 이익만을 좇는 자는 도적과 다를 것이 없다.

잗달고 소심하여 제 일만을 챙기는 사람은 거간꾼과 다를 것이 없고,

패거리를 지어 비방하면서 사악한 사람만을 가까이하는 자는 도깨비와

다를 것이 없다.

기세를 믿고 기운만을 앞세우는 자는 오랑캐와 다를 것이 없고,

수다를 떨며 권세가만을 붙좇는 자는 종이나 첩과 다를 것이 없다.

-나도 전에 이런 내용으로 칠격(七格)을 배정(排定)한 적이 있는데

이 글과 부합된다. 다만 배우(俳優) 일격(一格)만 없을 뿐이다.

이것으로 마음을 비추어 보면 분명하여 피할 수 없으니,

무엇이 우(禹) 임금의 솥〔鼎〕과 진(秦)나라의 거울〔鏡〕과 다르겠는가.-

우(禹) 임금의 … 거울〔鏡〕 : 우 임금의 솥〔鼎〕은 그 표면에 만물을

새겨 어떤 물건이 좋은지를 백성들에게 알리고자 한 것이고,

진(秦)나라의 거울은 진시황(秦始皇)이 가지고 있던 신경(神鏡)으로

사람을 비추면 간담(肝膽)이 환히 보였다고 한다.

 

40.飮食衣服輿馬居處,下比,德行言語文學政事,上比。

음식ㆍ의복ㆍ수레ㆍ거처는 하등인과 같이 하고,

덕행ㆍ언어ㆍ문학ㆍ정사는 상등인과 같이 하라.

 

41.古之君子,一生用力,成就一箇生氣,今之君子,一生用力,成就一箇死法。

옛날의 군자는 한평생 힘을 들여 하나의 생기(生氣)를 성취하였는데,

오늘날의 군자는 한평생 힘을 들여 하나의 사법(死法)을 성취한다.

 

42.古之君子不好名,今之君子當好名,古之君子不避嫌,今之君子當避嫌。

옛날의 군자는 명예를 좋아하지 않았으나 오늘날의

군자는 명예를 좋아해야 하고, 옛날의 군자는 혐의를 피하지 않았지만

오늘날의 군자는 혐의를 피해야 한다.

 

43.體欲常勞,心欲常逸,食欲常簡,睡欲常穩,攝生之要,無過於此。

몸은 항상 수고롭게 하려하고, 마음은 항상 한가롭게 하려하며,

음식은 항상 간소하게 하려하고, 잠은 항상 편안하게 하려 하라.

건강을 유지하는 요점이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44.晉帖唐詩覽之,意思自好,足以變化氣質。玩物喪志相反語,而亦有此箇妙理。

진첩(晉帖).당시(唐詩)를 보면 절로 생각이 좋아지니

사람의 기질을 변화시킬 수 있다.

-“좋아하는 사물에 빠지면 뜻을 잃는다.”는 말과는 상반되나

이런 묘미도 있다.-

좋아하는.. 잃는다 : 서경(書經) 여오(旅獒)에 “사람을 함부로

대하고 하찮게 여기면 덕을 잃고, 좋아하는 사물에 빠지면 뜻을 잃는다.

〔玩人喪德 玩物喪志〕”는 구절이 있다.

 

45.水朽生苔,木朽生芝,米朽成酒,人朽成神。

물이 썩으면 이끼가 끼고, 나무가 썩으면 버섯이 돋으며,

쌀이 썩으면 술이 되고, 사람이 썩으면 귀신이 된다.

 

46.煥乎其冕服,峻乎其城闕,經之而日月,鎭之而山岳,周公之禮樂,

孔子之刪述也。慘乎其鬼,險乎其天塹者,商君之法律也。秋聲之寒,

玉佩之潔者,屈原之騷也。動之若雷霆,決之如江河者,西京之文也。

挺乎其脊梁,輝乎其光芒者,東漢之名節也。瞻之而鬚眉,對之而巾拂者,

晉人之淸談也。嚼之而有味,嗅之而有香者,唐人之詩也。

蠶絲以織錦,鱗膠以續絃者,宋儒之理學也。千古能言之士。

면복(冕服)처럼 화려하고 성곽처럼 우뚝하며,

법이 되어 일월처럼 모범이 되고 산악처럼 누르고 있는 것은

주공(周公)이 제정한 예악(禮樂)과 공자가 정리한 시서(詩書)이다.

귀신과 물여우처럼 흉악하고 천혜의 요새처럼 험준한 것은

상앙(商鞅)의 법률이고, 가을 소리처럼 처량하고 패옥처럼 고결한 것은

굴원(屈原)의 이소(離騷)이다.

우레처럼 진동하고 강하처럼 터져 나온 것은 서한(西漢)의 문장이고,

등뼈같이 억세고 칼날같이 빛나는 것은 동한(東漢)의 명절(名節)이다.

멀리서 보면 신선같이 조용하고 마주 대하면 춤추는 것같이 요란한 것은

동진(東晉)의 청담(淸談)이고, 씹으면 감미롭고 맡으면 향기로운 것은

당나라 사람의 시(詩)이다.

명주실로 비단을 짜고 아교로 끊어진 비파 줄을 이은 것은 송나라

유자(儒者)들의 성리학이다. - 천고의 참 말 잘하는 선비이다. -

 

47.靜則虛,虛則明,明則神,泰宇阮定,神明來舍。

고요하면 마음이 비워지고, 마음이 비워지면 밝아지고,

밝아지면 신명해지니, 마음이 평안해져 신명이 와서 머무는 것이다.

 

48.置身於虛,游心於曠,則身安而心泰,馭物以靜,涖事以簡,則物平而事定。

몸을 공허한 곳에 두고 마음을 넓게 가지면 몸은 편안해지고

마음은 태평해지며, 차분하게 사물을 다스리고 대범하게 일을 처리하면

사물은 다스려지고 일은 정리된다.

 

49.君子之居世也,來者應之,去者忘之,不以力亢物,

不以心諜事,其往也若返,其動也若休。應有不可應,

忘有不可忘,不可以一槪言。

군자의 처세는 나에게 오는 것은 응대하고 나에게서 떠나가는 것은 잊으며,

나의 힘으로 사물에 항거하지 않고 마음으로 일을 엿보지 않으며,

갈 때는 돌아오듯이 하고 움직일 때는 쉬듯이 한다.

- 응하지 말아야 할 경우가 있고 잊지 말아야 할 경우가 있으니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

 

50.道無大小.惟人之用。引而伸之.六合之大而不足.斂而藏之.一室之小而有餘。

도(道)는 크고 작음이 없으니 사람이 쓰기에 달렸을 뿐이다.

발전시켜 넓히면 큰 육합(六合)이라도 용납하기에 부족하고,

거두어 갈무리하면 작은 한 칸의 방이라도 용납하기에 넉넉하다.

 
*육합(六合) : 천지와 사방, 즉 우주 전체의 거대 공간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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