聖賢(성현)의 글

借馬說(차마설)-李穀(이곡)

華谷.千里香 2016. 11. 1. 17:48




借馬說(차마설)-李穀(이곡)

余家貧無馬.或借而乘之(여가빈무마 혹차이승지)
내가 가난하여 말이 없으니 가끔 말을 빌려 탓었는데.


得駑且瘦者.事雖急不敢加策(득노차수자 사수급불감가책)
둔하거나 약한 말은 일이 비록 급하여도 함부로 채찍을 가하지 못하고.


兢兢然若將蹶躓.只値溝塹則下(긍긍연약장궐지 지치구참즉하)
조심조심하여도 곧 넘어질것만 같아.개울이나 도랑을 만나면 내려야 하니.


故鮮有悔 得蹄高耳銳駿且駛者(고선유회 득제고이예준차사자)
가끔씩 후회할때가 있었지 말굽이 높고 귀가 쫑끗한 준마를 얻어 타고 달릴때는


陽陽然肆志着鞭縱靶 平視陵谷(양양연사지착편종파 평시능곡)
의기양양하여 고삐를 늦추고 힘껏 채찍질하면.구릉과 골짜기를 평지처럼 달리니.


甚可快也 然或未免危墜之患(심가쾌야 연혹미면위타지환)
심히 상쾌하였다.그러나 혹 위태로워서 떨어질까하는 근심을 면치 못했지.


噫人情之移易 一至此邪(희인정지이역 일지차사)
아 사람의 마음이 쉽게 변하는 것이 이처럼 간사할까?


借物以備一朝之用 尙猶如此(차물이비일조지용 상유여차)
물건을 빌려서 하루 아침의사용에 대비하는것도 이와 같거늘.


況其眞有者乎 然人之所有 孰爲不借者(황기진유자호 연인지소유숙위불차자)
하물며 그것이 진실로 자기의 소유임에랴!사람들이 소유하고 있는것치고
빌리지 아니한것 무엇이랴.


君借力於民以尊富.臣借勢於君以寵貴(군차역어민이존부 신차세어군이총귀)
임금은 백성의 힘을 빌려 높고 부귀하며
신하는 임금의 권세를 빌려 은총과 귀함을 누리며.
 
子之於父 婦之於夫(자지어부 부지어부)
아들은 아비로 부터 빌리고 아내는 남편으로 부터 빌리고


婢僕之於主.其所借亦深且多(비복지어주 기소차역심차다)
비복은 주인으로 부터 빌리니 빌린 바가 깊고 또한 많은데.


率以爲己有而終莫之省 豈非惑也(솔이위기유이종막지성 개비혹야)
본시 자기 소유인양 끝내 돌이켜 생각할줄 모르니
어찌 어리석다 아니 하겠는가


苟或須臾之頃 還其所借(구혹수유지경 환기소차)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 빌린것이 원 상태로 돌아가게 되면


則萬邦之君爲獨夫 百乘之家爲孤臣(즉만방지군위독부 백승지가위고신)
절대지존의 임금도 외톨이가 되고 많은 사람을 거느리던 이도 외로운 신하가 되니.


況微者邪(황미자사)
하물며 미약한자야 말해 무엇하리.


孟子曰 久假而不歸(맹자왈 구가이불귀)
맹자께서 이르기를 빌려서 오랫동안 이용하고 돌려주지 아니하면.


惡知其非有也 余於此有感焉(오지기비유야 여어차유감언)
어찌 그것이 자기것이 아닌줄 알겠는가.내가 느낀 바가 있어서.


作借馬說 以廣其意云(작차마설 이광기의운)
차마설을 지어 널리 그 뜻을 이르노니 깨우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