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今笑叢(고금소총)

豈知人事[기지인사]

華谷.千里香 2017. 3. 31. 14:34

 

 

 

豈知人事[기지인사]

어찌 人事를 알겠는가?

 

夫婦行房事於春晝[부부행방사어춘주]

부부가 봄날의 대낮에 방사를 행하는데

 

雲雨方濃之際[운우방농지제]

운우가 바야흐로 무르녹을 즈음에

 

婢到窓外問曰[비도창외문왈]

계집종이 창 밖에 이르러 말하길

 

"夕飯當用幾升米乎[석반당용기승미호]?"

"저녁밥은 마땅히 몇 되의 쌀을 사용할까요?"하니

 

婦答曰[부답왈]

부인이 답해 말하길

 

"五升五升五五升[오승오승오오승]"

"닷되 닷되 다닷되"

 

婢乃炊三斗五升[비내취삼두오승]

계집종이 서말 닷되로 밥을 지었다. 

 

婦見而責多[부견이책다]

부인이 보고서 많음을 책망하자

 

婢對曰[비대왈]

계집종이 대놓고 말하길

 

"五升五升 非一斗乎[오승오승비일두호]?"

"닷되 닷되가 한 말이 아니오니이까?"

 

五五升 非二斗五升乎[오오승 비이두오승호]?"

닷닷되는 두말 닷되가 아니오니이까?"하니

 

婦笑曰[부소왈]

부인이 웃으면서 말하기를

 

"汝何不斟酌廳之耶[여하부짐작청지야]?

너 어찌 그것을 짐작해서 듣지 않았느냐?

 

當其時 吾豈知人事乎[당기시 오기지인사호]? 

그때에 당하여 내가 어찌 세상일을 알수 있겠느냐?"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