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活倉庫(생활창고)

덕을 베푼 竇禹均(두우균)

華谷.千里香 2019. 4. 5. 12:47




덕을 베푼 竇禹均(두우균)

옛날 후진(後晋 936~946) 시대에 竇禹均(두우균)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젊을 때 아주 인색해서 이웃들이 모두 좋아하지 않았다.

나이가 삼십이 넘도록 자식이 없어 고민하던

그는 어느 날 밤 꿈에서 아버지를 만난다.

 

아버지는 “너는 마음 씀씀이가 좋지 못하고 심덕(心德)이 바르지 못해

하늘에 까지 악명(惡名)이 알려졌으니

계속 이렇게 산다면 자식이 없을 뿐만 아니라 생명도 단축될 것이다.

빨리 잘못을 뉘우치고 선(善)을 행하기 바란다”고 말하고는 홀연히 사라졌다.

꿈에서 깨어난 두우균은 부친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이때부터 좋은 일을 많이 하기 시작했다.

손님이 잃어버린 은(銀)을 돌려주고,

형편이 어려워 결혼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으면 혼수품을 마련해주는가 하면,

돈이 없어 공부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집안에 무료학교인

의관(義館)를 세우고 훌륭한 스승을 모셔다 가르침을 베풀었다.

 

이외에도 이웃사람들의 가난을 널리 구제하여 음덕(陰德)을 많이 쌓았다.

그후 그에게는 자식이 생겼고, 아들을 다섯이나 낳았다.

그는 부친의 가르침을 깊이 새겨 자식들의 품행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고,

엄격하게 부모를 공경하는 도리와 서로 간에 화목하게 사는 방법을 가르쳤다.

그 당시 당나라가 망한 후 여러 차례 왕조가 바뀐 오대십국의 혼란한 시국이라

백성들의 고초가 몹시 켰지만,

두우균은 이런 환경 속에서도 자식들에 대한 교육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는 “비록 조대(朝代)가 자주 바뀌고 국가적이 혼란으로 불안하다해도

아이들의 학습은 느슨히 할 수 없다.

 

나라에 쓸모 있는 인재가 되기 위해선 반드시 각고의 노력으로 학습하고

문화지식에 숙달해야 하며 사람이 되는 도리를 알아야 한다.

이렇게 해야만 성장한 후에 비로소 국가와 사직에 공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 두우균의 다섯 아들 중

장남인 의(儀)는 예부상서(禮部尙書),

차남인 엄(儼)이 예부시랑(禮部侍郞),

삼남인 간(侃)은 보궐(補闕)이 되었고,

사남인 오(傲)가 간의대부(諫議大夫),

오남인 희(僖)는 기거랑(起居郞)이 되었다.

두우균 자신도 89세까지 장수했다.

앞 단락에서 맹모의 가르침을 통해 자식 교육에 있어

어머니의 중요성을 언급했다면

이 단락에서는 부친의 엄한 가르침이 중요함을 일깨워 준다.

특히 두우균이 본래 남에게 해를 끼치며 오로지 자신의 이익만을 중시하다가

부친의 깨우침을 통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남을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하여 음덕(陰德)을 쌓아 결과적으로

자손이 번창했다는 대목은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전통적으로 동방(東方)사회에서는 서양과 달리 사람의 덕(德)을 중시해왔다.

동방 문화의 기초를 다진 도가의 창시자 노자의 말씀을 모아 놓은 책을

『도덕경(道德經)』이라고 하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그런데 덕에는 겉으로 드러나는 양덕(陽德)과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음덕(陰德)이 있다.

 

예를 들어 수재민을 돕기 위해 방송국에 자신의 이름으로 얼마를 기탁했다면

이런 것이 양덕에 해당한다.

반면 음덕이란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지 않고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 손이 모르게 하는 선행으로 쌓은 덕을 말한다.

 

선현들은 양덕보다는 음덕을 중시했고

특히 자손이 번창 하고 고귀해지길 바란다면 무엇보다도 음덕을 중시했다.

자신의 대에 직접적인 혜택을 보지 못할지라도 언젠가 자신의 후손에게

그 은혜가 돌아가리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옛말에 명장(名將)은 3대를 가기 힘들다는 말이 있고

의가(醫家)에서는 3대를 이어온 것을 귀하게 여긴다는 말이 있다.

왜냐하면 한 사람의 명장이 나오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필요로 한다.

 

즉, 수백, 수천, 수만 명의 목숨을 대가로 해야만

한 사람의 명장이 탄생하는 것이다. .

그렇다면 이 과정에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불의의

죽음을 당했을 지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때문에 명장의 뒤에는 수많은 원혼(冤魂)들이 있고

이런 업력이 자식에게 전해지는 관계로 3대를 잇기 힘들다는 말이다.

 

의사도 마찬가지로 어느 집안에 3대를 이어 의사를 배출했다면

적어도 양심에 크게 어긋나는 나쁜 일은 많이 하지 않았다는 의미가 된다.

즉, 선대부터 양심적으로 업을 크게 짓지 않고

의업을 행했기 때문에 자손대대로 의사 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이 전통문화에서는 덕(德)과 업(業)의 관계를 아주 중시하며

사람이 잘 살고 자손이 잘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덕이 많아야 하며

악업(惡業)을 적게 지어야 한다.

그러므로 만약 자신의 자식이 잘 되기를 바란다면

자식에게 좋은 음식, 좋은 옷, 좋은 교육을 시킬 것만 생각하지 말고

남모르게 널리 선행을 베풀어 음덕(陰德)을 많이 쌓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오직 덕을 많이 쌓아야지만 자신의 운명을 좋게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