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한시)

貧 女 吟(빈 녀 음)-許 蘭雪軒

華谷.千里香 2011. 3. 8. 12:13

 


貧女吟(빈녀음)許 蘭雪軒

              가난한 여인 


豈是乏容色(개시핍용색):이 얼굴 박색은 아닌 듯 하고
工針復工織(공침부공직):바느질 길 쌈 베도 솜씨 있건만
少小長寒門(소소장한문):가난한 집 태어나 자란 탓으로
良媒不相識(양매부상식):매파도 발끊고 몰라라 하네

 
不帶寒饑色(부대한기색):추위에 주려도 내색치 않고
盡日當窓織(진일당창직):진종일 창가에서 베를 짜나니
惟有父母憐(유유부모연):부모님 안쓰럽다 여기시지만
四隣何曾識(사린하증식):이웃이야 이내심사 어이 아리요

 
夜久織未休(야구직미휴):밤 깊어도 베틀에 쉬지도 않고
軋軋鳴寒機(알알명한기):찰칵찰칵 차가운 베틀소리에
機中一匹練(기중일필연):짜여 가는 이 한 필의 고운 비단
終作阿誰衣(종작아수의):필경 어느 규수 옷이 되려나


手把金剪刀(수파금전도):쇠로 된가위를 손에 잡으면

夜寒十指直(야한십지직):밤중 추위에 열 손가락이 곱아.

爲人作嫁衣(위인작가의):남을 위해 시집 갈 옷을 지어 주지만.
 
年年還獨宿(연년환독숙):해가 거듭 바뀌어도 독수공방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