箴言(잠언)

還我箴(환아잠)-李用休(이용휴)

華谷.千里香 2014. 8. 25. 17:33

 

 

 

還我箴(환아잠)-李用休(이용휴,1708~1782)

                       나 자신으로 돌아가자

昔我之初 純然天理(석아지초,순연천리)
              처음 태어난 옛날에는, 천리를 순수하게 따르던 내게

 逮其有知 害者紛起(체기유지,해자분기)
              지각이 생기면서부터는, 해치는 것이 분분히 일어났다.

 見識爲害 才能爲害(견식위해,재능위해)
               지식과 견문이 나를 해치고,재주와 능력이 나를 해쳤으나

 習心習事 輾轉難解(습심습사,전전난해)
               타성에 젖고 세상사에 닳고 닳아,

               나를 얽어맨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復奉別人 某氏某公(부봉별인,모씨모공)
               성공한 사람들을 받들어,어른이니 귀인이니 모시며

 援引藉重 以驚群蒙(원인적중,이경군몽)
               그들을 끌어대고 이용하여, 어리석은 자를 놀라게 했다.

 故我旣失 眞我又隱(고아기실,진아우은)
              옛날의 나를 잃게 되자, 진실한 나도 숨어 버렸다.

 有用事者 乘我未返(유용사자,승아미반)
              일을 꾸미기를 좋아하는 자가 있어,

              돌아가지 않는 나의 틈새를 노렸다.

 久離思歸 夢覺日出(구리사귀,몽각일출)
               오래 떠나 있자 돌아갈 마음이 생겼으니,

               해가 뜨자 잠에서 깨어나는 것과 같았다.

 飜然轉身 已還于室(번연전신.이환우실)
              훌쩍 몸을 돌이켜 보니, 나는 벌써 옛집에 돌아와 있었다.

 光景依舊 體氣淸平(광경의구,체기청평)
               보이는 광경은 전과 다름없지만,몸의 기운은 맑고 평화롭도다.

 發錮脫機 今日如生(발고탈기,금일여생)
             차꼬를 벗고 형틀에서 풀려 나서,오늘에는 살아난 기분이구나!

 目不加明 耳不加聰(목불가명,이불가청)
               눈이 더 밝아진 것도 아니고,귀가 더 잘 들리는 것도 아니나

 天明天聰 只與故同(천명천청,지여고동)
             하늘에서 받은 눈과 귀가, 옛날 같이 밝아져 있을 뿐이로다.

 千聖過影 我求還我(천성과영,아구환아)
              수많은 성인은 지나가는 그림자이니,나는 나에게 돌아가리라.

 赤子大人 其心一也(적자대인,기심일야)
              赤子와 大人이란 ,그 마음은 본래 하나이다.

 還無新奇 別念易馳(환무신기,별념역치)
              돌아와도 신기한 것 전혀 없어, 다른 생각이 일어나기 쉽겠지마는

 若復離次 永無還期(약부리차,영무환기)
               만약 여기를 떠난다면,영원토록 돌아올 길 없으리.

 焚香稽首 盟神誓天(분향계수,맹신서천)
               분향하고 머리 조아리며,신에게 하늘에게 맹세하노라.

 庶幾終身 與我周旋(서기종신,여아주선)
               "이 한 몸 다 마치도록,나 자신과 더불어 살겠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