詠拙(영졸)-白居易(백거이:772~846)
졸열함을 읊다.
所稟有巧拙(소품유교졸) 타고난 천품이 교졸함으로
不可改者性(부가개자성) 고칠 수 없는 것이 성품이로다
所賦有厚薄(소부유후박) 부여 받음에 후박이 있어
不可移者命(부가이자명) 옮길 수 없음이 운명이로세
我性拙且憃(아성졸차창) 내 성품은 졸렬하고 어리석고
我命薄且屯(아명박차준) 내 운명은 박복하고 험하구나
問我何以知(문아하이지) 나에게 묻기를, 무엇으로 아는가
所知良有因(소지량유인) 아는 것은 진실로 원인이 있도다
亦曾擧兩足(역증거량족) 또한 일찍이 두 발을 들고 가서
學人蹋紅塵(학인답홍진) 사람에게 배워 홍진을 밟았다네
從茲知性拙(종자지성졸) 이로써 내 성품이 졸렬함 알았으니
不解轉如輪(부해전여륜) 수레처럼 굴러갈 줄을 알지 못했네
亦曾奮六翮(역증분륙핵) 또한 일찍이 여섯 날개 떨치어
高飛到靑雲(고비도청운) 높이 날아 청운에 이르렀다네
從茲知命薄(종자지명박) 이로써 내 운명이 박복함 알았으니
摧落不逡巡(최낙부준순) 꺾이어 떨어져도 머뭇거리지 못했네
慕貴而厭賤(모귀이염천) 부귀를 부러워하나 천박함을 싫어하고
樂富而惡貧(낙부이악빈) 부유함을 좋아하나 가난함은 싫다네
同此天地間(동차천지간) 남과 같이 이 천지 사이에 태어났거늘
我豈異於人(아개리어인) 내가 어찌 남과 다르겠는가
性命苟如此(성명구여차) 타고난 성품과 운명이 그러하니
反則成苦辛(반칙성고신) 어겼다가는 도리어 고생스럽다네
以此自安分(이차자안분) 이 때문에 스스로 분수에 만족하고
雖窮每欣欣(수궁매흔흔) 비록 궁색하여도 매양 기뻐함이라
葺茅爲我廬(즙모위아려) 띠풀 엮어 나의 집 만들고
編蓬爲我門(편봉위아문) 쑥대 엮어서 나의 대문을 삼았지
縫布作袍被(봉포작포피) 베를 재봉하여 솜이불 만들고
種穀充盤飧(종곡충반손) 곡식을 심어 반찬과 밥을 만든다네
靜讀古人書(정독고인서) 조용히 옛 사람의 책을 읽으며
閑釣淸渭濱(한조청위빈) 한가로이 맑은 위수에서 낚시질 하네
優哉復游哉(우재복유재) 한가롭기도 하여 다시 마음껏 놀며
聊以終吾身(요이종오신) 애오라지 조용히 한 평생을 마치리라.
※憃 천치 용,어리석을 창,어리석을 송. 천치(天癡ㆍ天痴), 어리석은 사람,
어리석다(창), 어리석다(송)
※屯 진칠 둔,어려울 준. 진치다, 수비하다(守備--), 진, 병영(兵營), 언덕,
어렵다(준), 많다,무리를 이루다(준),견고하다(堅固--),험난하다(險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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