儒 .道 .禪家龜鑑(유.도.선가귀감)終

禪家龜鑑(선가귀감)1.

華谷.千里香 2016. 11. 15. 14:40



禪家龜鑑(선가귀감) 1.

古之學佛者는 非佛之言이면 不言하고 非佛之行이면 不行也라

고지학불자    비불지언        불언       비불지행        불행야    

故로 所寶者가 惟貝葉靈文而已러니

고    소보자    유패엽영문이이

今之  學佛者는 傳而誦則士大夫之句요 乞而持則士大夫之詩라 

금지  학불자    전이송즉사대부지구    걸이지즉사대부지시

 至於紅綠으로 色其紙하고 美錦으로 

 지어홍록       색기지        미금 

粧其하야  多多不足으로 以爲至寶하니라  何古今學佛者之不  同寶也여

장기축        다다부족        이위지보           하고금학불자지부  동보야

 

예전에 불교를 배우는 이들은 부처님의 말씀이 아니면 말 하지 아니하고,

부처님의 행실이 아니면 행하지 않았었다.

그러므로 보배로 여기는 것은 오직 불경의 거룩한 글뿐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불교를 배우는 이들은 전해 가면서 외는 것이 사대부의 글이요,

빌어 지니는 것이 사대부의 시뿐이었다.

그것은 울긋불긋한 종이에 쓰고 고운 비단으로 꾸며서,

아무리 많아도 족한 줄을 알지 못하고 가장 큰 보배로 생각하니

아! 예와 오늘에 불교를 배우는 이들의 보배 삼는 것이 어찌 이다지도 같지 않을까.

 
余雖不肖나 有志於古之學하야 以貝葉靈文으로 爲寶也나 然이나 其文이 尙繁하고

여수불초    유지어고지학        이패엽영문       위보야    연       기문    상번    

後之同志者가 頗不免摘葉之勞 故로 文中에 撮其要且切者  數百語하야 書于一紙

후지동지자   파불면적엽지노  고     문중    촬기요차절자  수백어       서우일지

然이나 其文이 尙繁하고 藏海汪洋하야

연       기문    상번        장해왕양

可謂文簡而義周也라 如以此語로 以爲嚴師하야 而硏窮得妙則句句에 活釋迦存焉

가위문간이의주야    여이차어    이위엄사        이연궁득묘즉구구    활석가존언

勉乎哉인저 雖然이나 離文字一句와 格外奇寶는 非不用也나 且將以待別機也하노라

면호재      수연        이문자일구     격외기보    비불용야    차장이대별기야

 
내가 비록 불초하나 옛 글에 뜻을 두어 불경의 거룩한 글로써 보배를 삼으나

그러나 그 글이 오히려 번다하고 장경의 바다가 넓어서

뒷날의 도반들이 가지를 헤쳐가면서 잎을 따는 수고로움을

면치 못할까 하여 글 가운데 가장 요긴하고도 절실한 것 수백 마디를

간추려서 한 장에 쓰니 참으로 글은 간략하나 뜻은 주밀하다고 할만하다.

만일 이 말로써 스승을 삼아 연찬하고 궁구하여 묘리를 얻으면

자자구구에 산 석가 여래가 나타나실 것이니 부디 힘쓸지어다.

그렇더라도 글자를 떠난 한 글귀와 격에 벗어난 기묘한

보배를 쓰지 않으려는 것도 아니지만

또한 장차 특별한 기틀을 기다리고자 한다.

 
嘉靖 甲子(1564) 夏  淸虛堂 白華道人 序

1.

有一物於此하니 從本以來로 昭昭靈靈하야 不曾生不曾滅이며 名不得狀不得이로다.

유일물어차       종본이래    소소영령        부증생부증멸        명부득상부득

여기에 한 물건이 있는데, 본래부터 한없이 밝고 신령스러워 일찍이

나지도 않았고 죽지도 않으며,이름 지을 수도 없고 모양 그릴 수도 없다.

 

2.

佛祖出世가 無風起浪이로다.

불조출세    무풍기랑

부처님과 조사가 세상에 나오심은 마치 바람도 없는데 물결을 일으킨 것이다.  

 

3.

然이나 法有多義하고 人有多機하니 不妨施設이로다.

연       법유다의        인유다기       불방시설

그러나 법에도 여러 가지 뜻이 있고,

사람에게도 온갖 기틀이 있으므로 여러 가지 방편을 벌이지 않을 수 없다.

 

4.

强立種種名字하야 惑心惑佛惑衆生이라 하니 不可守名而生解하고

강립종종명자       혹심혹불혹중생               불가수명이생해     

當體便是니 動念卽乖니라.    

당체편시    동념즉괴

굳이 여러 가지 이름을 붙여서 마음이다, 부처다, 중생이라 하였으나

이름에 얽매어 분별을 낼 것이 아니다. 다 그대로 옳다.

그러나 한 생각이라도 움직이면 곧 어그러진다.  

 

5.

世尊이 三處傳心者는 爲禪旨요 一代所說者는 爲敎門이라

세존   삼처전심자     위선지    일대소설자    위교문    

故曰 禪是佛心이요  敎是佛語니라.

고왈 선시불심        교시불어

세존께서 세곳에서 마음을 전하신 것은 선지가 되고,

한평생 말씀하신 것은 교문이 되었다.

그러므로 선은 부처님의 마음이고 교는 부처님의 말씀이다.

 

6.

是故로 若人이 失之於口則拈花微笑가 皆是敎迹이요

시고   약인     실지어구즉염화미소    개시교적

得之於心則世間序言細語가 皆是敎外別傳禪旨니라.

득지어심즉세간추언세어    개시교외별전선지

 

그러므로 누구든지 말에서 잃어버리면 꽃을 드신 것이나 방긋 웃는 것이

모두 교의 자취만 될 것이고, 마음에서 얻으면 세상의 온갖 잡담이라도

모두 교밖에 따로 전한 선지가 될 것이다.

 

7.

吾有一言하니 絶慮忘緣하고 兀然無事坐하니 春來草自靑이로다.

오유일언       절려망연        올연무사좌       춘래초자청

 
내가 한 마디 말을 할까 한다.

생각 끊고 반연을 쉬고 일없이 우두커니 앉아 있으니

봄이 오매 풀이 저절로 푸르구나.

 

8.

敎門은 惟傳一心法하고 禪門은 惟傳見性法하니라.

교문    유전일심법       선문    유전견성법

교문에는 오직 한 마음 법만을 전하고 선문에는 오직 견성하는 법만을 전하였다.

 

9.

然이나 諸佛說經은 先分別諸法하고 後說畢竟空하되

연       제불설경    선분별제법        후설필경공    

祖師示句는 迹絶於意地하고 理顯於心源이니라.

조사시구    적절어의지       이현어심원


그러나 모든 부처님이 말씀하신 경전에는 먼저 모든 법을 가려 보이시고,

나중에 공한 이치를 말씀하셨다.

조사들의 가르침은 자취가 생각에서 끊어지고 이치가 마음의 근원에 드러났다.  

 

10.

諸佛은 說弓하고 祖師는 說絃하시니 佛說無碍之法은 方歸一味라

제불    설궁       조사     설현          불설무애지법    방귀일미

拂此一味之迹하야사 方現祖師所示一心이니

불차일미지적           방현조사소시일심    

故로 云庭前柏樹子話는 龍藏所未有底라 하니라.

고    운정전백수자화    용장소미유저

 
부처님은 활같이 말씀하시고 조사들은 활줄같이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걸림없는 법을 설하신 것은 바로 한 맛에 돌아감이다.

이 한 맛의 자취마저 떨쳐버려야 바야흐로 조사가 보인 한 마음이 드러내게 된다.

그러므로 뜰 앞에 잣나무이니라고 한 화두는 용궁의 장경에도 없다고 말한 것이다.


11.

故로 學者는 先以如實言敎로 委辨不變隨緣二義가 是自心之性相이며

고    학자    선이여실언교    위변불변수연이의    시자심지성상

頓悟漸修兩門이 是自行之始終然後에 放下敎義하고

돈오점수양문    시자행지시종연후    방하교의       

但將自心現前一念하야 參詳禪旨則必有所得하리니 所謂出身活路니라.

단장자심현전일념       참상선지즉필유소득          소위출신활로


그러므로 배우는 이는 부처님의 참다운 가르침으로써 변하지 않는 것과

인연 따르는 두 가지 뜻이 곧 네 마음의 본 바탕과 형상이고,

단박 깨치고 오래 닦는 두 가지 문이 공부의

시작과 끝임을 자세히 가려 알아야 한다.

그런 연후에 교의 뜻을 내버리고 오로지 그 마음이 두렷이

드러난 한 생각으로 써 참선한다면 반드시 얻은 바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뛰쳐나온 살길이다.

 
12.

大抵學者는 須參活句요 莫參死句어다.

대저학자    수참활구    막참사구

대저 배우는 이들은 활구를 참구할 것이요,사구를 참구하지 말아야 한다.

 
13.

凡本參公案上에 切心做工夫하되 如鷄抱卵하며 如猫捕鼠하며 如飢思食하며

범본참공안상    절심주공부       여계포란        여묘포서       여기사식     

如渴思水하며   如兒憶母하면 必有透徹之期하라.

여갈사수         여아억모        필유투철지기

 
무릇 공안을 참구하되 간절한 마음으로 공부하기를 마치 암닭이

알을 품고 있는 것과 같이하며,고양이가 쥐를 잡을 때와 같이하고,

주린 사람이 밥 생각하듯 하며, 목마른 사람이 물을 생각하듯 하며,

어린애가 엄마 생각하듯 하면 반드시 꿰뚫어 사무칠 때가 있을 것이다.

 

14.

參禪엔 須具三要니 一은 有大信根이요 二는 有大憤志요 三은 有大疑情이라

참선   수구삼요     일     유대신근       이    유대분지    삼    유대의정

苟闕其一하면 如折足之鼎하야 終成廢器하니라.

구궐기일       여절족지정       종성폐기


참선에는 반드시 세 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는 큰 신심이고, 둘째는 큰 분심이며, 셋째는 큰 의심이다.

만약 그 중에서 하나라도 빠지면 다리 부러진 솥과 같이

소용없는 물건이 되고 말 것이다.

 
15.

日用應緣處에 只擧狗子無佛性話하되 擧來擧去하며 疑來疑去에 

일용응연처    지거구자무불성화       거래거거        의래의거  

覺得沒理路  沒義路 沒滋味하야

각득몰리로  몰의로 몰자미

心頭熱悶時가 便是當人放身命處며 亦是成佛作祖底基本也니라.

심두열민시    편시당인방신명처    역시성불작조저기본야


일상생활 속에서 무슨 일을 하면서도 오직 어찌하여 개 한테

불성이 없다고 했을까라고 한 화두를 끊임없이 들어,

이치의 길 끊어지고 뜻 길이 사라져 아무 맛도 없어지고

마음이 답답할 때가 바로 그 사람의 몸과 목숨을 내던질 곳이며,

또한 부처가 되고 조사가 될 대목이다.

 

16.

話頭를 不得擧起處에 承當하며 不得思量卜度하며

화두    부득거기처     승당       부득사량복탁

又不得將迷待悟하며 就不可思量處하야

우부득장미대오       취불가사량처      

思量하면 心無所之함이 如老鼠入牛角하야 便見倒斷也하리라

사량       심무소지       여노서입우각        편견도단야

又尋常에 計較安排底도 是識情이며 隨生死遷流底도

우심상    계교안배저    시식정       수생사천류저

是識情이며 怕怖慞惶底도 是識情이어늘

시식정       파포장황저    시식정

今人이 不知是病하고 只管在裡許하야 頭出頭沒하나니라.

금인    부지시병       지관재리허       두출두몰

 
화두를 들어 일으키는 곳에서 알아맞히려 하지도 말고,생각으로 헤아리지도 말라.

또한 깨닫기를 기다리지도 말고 더 생각할 수 없는데까지 나아가 생각하면

마음이 더 갈 곳이 없어 마치 늙은 쥐가 쇠뿔속으로 들어가다가 잡히듯 할 것이다.

또 평소 이런가 저런가 따지고 맞춰 보는 것이 식정이며,

생사를 따라 굴러다니는 것이 식정이며,무서워하고

갈팡질팡하는 것도 또한 식정이다.

요즘 사람들은 이 병통을 알지 못하고, 다만 이 속에서 빠졌다 솟았다 할뿐이다.

 
17.

此事는 如蚊子가 上鐵牛하야 更不問如何若何하고

차사    여문자     상철우       갱불문여하약하 

下嘴不得處에 棄命一攢 하면 和身透入이니라.

하취부득처    기명일찬         화신투입


이 일은 마치 모기가 무쇠로 된 소에게 덤벼드는 것과 같아서,

함부로 주둥이를 댈수 없는 곳에 목숨을 떼어놓고

한번 뚫어 보면 몸뚱이 째 들어갈 것이다.

 
18.

工夫는 如調絃之法하야 緊緩에 得其中이니 勤則近執着하고 忘則落無明하리니

공부    여조현지법       긴완     득기중       근즉근집착       망즉낙무명

惺惺歷歷하고 密密綿綿이니라.

성성역력       밀밀면면

 
공부는 거문고 줄을 고르듯 팽팽하고 늦음이 알맞아야 한다.

너무 애쓰면 집착하기 쉽고 잊어버리면 무명에 떨어지게 된다.

성성하고 역력하게 하면서도 차근차근 끊임없이 해야 한다.

 
19.

工夫가 到行不知行하며 坐不知坐하면 當此之時하야

공부    도행부지행        좌부지좌       당차지시

八萬四千魔軍이 在六根門頭伺候라가 隨心生起하나니 心若不起하면 爭如之何리요.

팔만사천마군    재육근문두사후       수심생기           심약불기       쟁여지하

 
공부가 걸어가면서도 걷는 줄 모르고, 앉아도 앉는 줄 모르게 되면,

이때 팔만사천의 마군이가 육근 문앞에 지키고 있다가 마음을 따라

온갖 생각이 들고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무슨 상관이 있으랴.

 
20.

起心은 是天魔요 不起心은 是陰魔요 或起或不起는

기심    시천마    불기심    시음마     혹기혹불기 

是煩惱魔  然我 正法中엔 本無如是事니라.

시번뇌마  연아 정법중    본무여시사

 
일어나는 마음은 천마요 일어나지 않는 마음은 음마요,

혹 일어나기도 하고 일어나지도 않기도 하는 것은 번뇌마이다.

그러나 우리 바른 법 가운데에는 본래 그런 일이 없다.

 
21.

工夫가 若打成一片則縱今生에 透不得이라도 眼光落地之時에 不爲惡業所牽이니라.

공부    약타성일편즉종금생    투부득           안광낙지지시    불위악업소견

 
공부가 한 고비를 넘긴다면 비록 금생에 깨치지 못하더라도

마지막 눈감을 때에 악업에 끌리지는 않을 것이다.

 
22.

大抵參禪者는 還知四恩이 深厚麽 還知四大醜身이 念念衰朽麽 還知人命이

대저참선자    환지사은    심후마 환지사대추신     념념쇠후마 환지인명 

在呼吸麽生來値遇佛祖麽 及聞無上法하고 生希有心麽 不離僧堂하여

재호흡마생래치우불조마 급문무상법       생희유심마 불리승당      

守節麽 不與隣單으로 雜話麽切忌鼓扇是非麽 話頭가 十二時中에 明明不昧麽

수절마 불여인단       잡화마절기고선시비마  화두    십이시중    명명불매마

對人接話時에 無間斷麽 見聞覺知時에打成一片 麽 返觀自己하야 捉敗佛祖麽

대인접화시    무간단마 견문각지시   타성일편마   반관자기       착패불조마 

今生에 決定續佛慧命麽 起坐便宜時에 還思地獄苦麽此一報身이 定脫輪廻麽

금생    결정속불혜명마 기좌편의시    환사지옥고마차일보신    정탈윤회마 

當八風境하야 心不動麽 此是參禪人의 日用中點檢底道理니 古人云

당팔풍경       심부동마 차시참선인     일용중점검저도리    고인운

此身不向今生度하면 更待何生度此身이리요 하니라.

차신불향금생도       갱대하생도차신

 
대저 참선하는 이는 이렇게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네 가지 은혜가 깊고 두터운 것을 알고 있는가?

네 가지 요소로 구성된 더러운 몸이 순간순간 썩어가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가?

사람의 목숨이 숨 한번에 달린 것을 알고 있는가?

일찍이 부처님이나 조사같은 이를 만나고서도 그대로 지나쳐 버리지 않았는가?

높고 거룩한 법을 듣고서도 기쁘고 다행한 생각을 잠시라도 잊어버리지 않았는가?

공부하는 곳을 떠나지 않고 수도인다운 절개를 지키고 있는가?

곁에 있는 사람들과 쓸데없는 잡담이나 하며 지내지 않는가?

분주하게 시비나 일삼고 있지 않는가?

화두가 어느때나 또렷또렷하게 매하지 않는가?

남과 이야기하고 있을 때에도 화두가 끊임없이 되는가?

보고 듣고 알아차릴 때에도 한결같은가?

제 공부를 돌아볼 때 부처와 조사를 붙잡을만한가?

금생에 꼭 부처님의 지혜를 이룰수 있을까?

앉고 눕고 편할 때에 지옥의 고통을 생각하는가?

이 육신으로 윤회를 벗어날 수 있는가?

여덟가지 바람이 불어올 때에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가?

이것이 참선하는 이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때때로 점검해야 할 도리이다.

옛 어른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내 몸을 이생에 못 건지면 어느 생을 기다려서 되리요.

 
23.

學語之輩는 說時似悟나 對境還迷하나니 所謂言行이 相違者也라.

학어지배    설시사오    대경환미          소위언행    상위자야

말을 배우는 무리들은 말할 때에는 깨친 듯하다가도

실지 경계에 당하게 되면 그만 아득하게 된다.

이른바 말과 행동이 서로 틀리는 것이다.

 
24.

若欲敵生死인댄 須得這一念子를 爆地一破하야사 方了得生死하리라.

약욕적생사       수득자일념자    폭지일파           방료득생사

만약 생사를 막아내려면 이 한 생각을 탁 깨뜨려야

비로소 생사를 벗어나게 될 것이다.

 

25.

然이나 一念子를  爆地一破然後에도 須訪明師하야 決擇正眼이니라.

연       일념자     폭지일파연후        수방명사        결택정안

그러나 한 생각을 깨친 뒤에라도 반드시 밝은 스승을 찾아가

눈알이 바른가를 점검해 보아야 한다.

 
26.

古德이 云 只貴子眼正이요 不貴汝行履處라 하니라.

고덕    운 지귀자안정       불귀여행리처


옛 어른이 말씀하시기를

다만 자네의 눈 바른 것을 귀하게 여길 뿐이지

자네의 행실을 보려고 하지 않네라고 하였다.

 

27.

願諸道者는 深信自心하야 不自屈不自高니라.

원제도자    심신자심       부자굴부자고

바라건대 공부하는 사람들은 자기의 마음을 깊이 믿어,

스스로 굽히지도 말고 높이지도 말아야 한다.

 

28.

迷心修道하면 但助無明이니라.

미심수도       단조무명

마음을 모르고 도를 닦는다는 것은 오직 무명만을 도와줄 뿐이다.

 

29.

修行之要는 但盡凡情이요 別無聖解니라.

수행지요    단진범정        별무성해

수행의 요결은 다만 범부의 생각을 떨어지게 할뿐이지

따로 성인의 알음알이가 없는 것이다.

 

30.

不用捨衆生心이요 但莫染汚自性하라 求正法이 是邪니라.

불용사중생심       단막염오자성       구정법     시사

중생의 마음을 버릴 것 없이,다만 자성을 더럽히지 말라.

바른 법을 찾는 것이 곧 바르지 못한 사도니라.

 

31.

斷煩惱가 名二乘이요 煩惱不生이 名大涅槃이니라.

단번뇌    명이승       번뇌불생     명대열반

번뇌를 끊는 것은 이승이요,번뇌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 큰 열반이다.

 

32.

須虛懷自照하야 信一念緣起無生이어다.

수허회자조       신일념연기무생

모름지기 마음을 비우고 스스로 비춰 보아,

한 생각 인연 따라 일어나는 것이 사실은 일어남이 없음을 믿어야 한다.

 

33.

諦觀殺盜淫妄이 從一心上起하면 當處便寂이니 何須更斷이리요.

체관살도음망    종일심상기       당처변적       하수갱단

죽이고 도둑질하고 음난하고 거짓말하는 것이 다 한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임을 자세히 살펴보라.

그 일어나는 곳이 곧 비어 없는데 무엇을 다시 끊으리요.

 

34.

知幻卽離라 不作方便이며 離幻卽覺이라 亦無漸次니라.

지환즉리    부작방편       이환즉각        역무점차

환상인 줄 알면 곧 여읜 것이라 더 방편을 지을 것이 없고,

환상을 여의면 곧 깨친 것이라 또한 닦아 갈 것도 없다.

 

35.

衆生이 於無生中에 妄見生死涅槃이 如見空花起滅이니라

중생    어무생중    망견생사열반    여견공화기멸

중생이 나는 것 없는 가운데서 망녕되게 생사와 열반을 보는 것이

마치 허공에서 꽃이 기멸하는 것을 보는 것과 같다.

 

36.

菩薩이 度衆生入滅度나 又實無衆生이 得滅度니라.

보살    도중생입멸도    우실무중생    득멸도

보살이 중생을 건져 열반을 들게 했다 할지라도

실은 열반을 얻은 중생이 없는 것이다.

 

37.

理雖頓悟나 事非頓除라.

이수돈오    사비돈제

이치를 단박에 깨칠수 있으나, 버릇은 한꺼번에 가시어지지 않는다.

 

38.

婬修禪은 如蒸沙作飯이요 帶殺修禪은 如塞耳叫聲이요 帶偸修禪은 如漏巵求滿

대음수선    여증사작반       대살수선     여색이규성       대투수선    여루치구만

帶妄修禪은 如刻糞爲香이니 縱有多智라도 皆成魔道니라.

대망수선    여각분위향       종유다지        개성마도
 
음란하면서 참선하는 것은 모래를 쪄서 밥을 지으려는 것 같고,

살생하면서 참선하는 것은 제 귀를 막고 소리를 지르는 것 같으며,

도둑질하면서 참선하는 것은 새는 그릇에 가득 차기를 바라는 것 같고,

거짓말하면서 참선하는 것은 똥으로 향을 만들려는 것과 같다.

이런 것들은 비록 많은 지혜가 있더라도 다 악마의 길을 이룰 뿐이다.

 

39.

無德之人은 不依佛戒하며 不護三業하며 放逸懶怠하야

무덕지인    불의불계        불호삼업       방일나태 

輕慢他人하며 較量是非로 而爲根本하니라.

경만타인       교량시비    이위근본

덕이 없는 사람은 부처님의 계율에 의지하지 않고, 삼업을 지키지 않는다.

함부로 놀아 게을리 지내며, 남을 깔보아 따지고 시비하는 것을 일삼고 있다.

 

40.

若不持戒면 尙不得疥癩野干之身이온대 況淸淨菩提果를 可冀乎아.

약불지계    상부득개나야간지신           황청정보리과    가기호

만약 계행이 없으면 비루먹은 여우의 몸도 받지 못한다는 데,

하물며 청정한 지혜의 열매를 바랄 수 있겠는가?

 

41.

欲脫生死인댄 先斷貪欲과 及除愛渴이어다.

욕탈생사       선단탐욕    급제애갈

생사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탐욕을 끊고 애욕의 불꽃을 꺼버려야 한다.

 

42.

無碍淸淨慧가 皆因禪定生이니라.

무애청정혜    개인선정생

걸림없는 청정한 지혜는 다 선정에서 나온다.

 

43.

心이 在定則能知世間生滅諸相하니라.

심    재정즉능지세간생멸제상

마음이 정에 들면 세간의 일어났다 사라졌다 하는 모든 일을 다 밝게 알 수 있다.

 

44.

見境心不起가 名不生이요 不生이 名無念이요 無念이 名解脫이니라.

견경심불기    명불생        불생    명무념       무념     명해탈

어떤 경계를 당하여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것을 나지 않음이라 하고,

나지 않는 것을 무념이라 하며 무념의 상태를 해탈이라 한다.

 

45.

修道證滅이 是亦非眞也요 心法本寂이 乃眞滅也라

수도증멸    시역비진야     심법본적    내진멸야

故로 曰 諸法從本來로 常自寂滅相이라 하니라.

고    왈 제법종본래    상자적멸상

도를 닦아 열반을 얻는다면 이것은 또한 진리가 아니다.

심법이 본래 고요한 것임을 알아야 그것이 참 열반인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법이 본래부터 늘 그대로 열반이다라고 하신 것이다.

 

46.

貧人이 求乞이어든 隨分施與하라 同體大悲가 是眞布施니라.

빈인    구걸          수분시여       동체대비     시진보시

가난한 이가 와서 구걸하거든 분수대로 나누어 주라.

한 몸처럼 가엾이 여기면 이것이 참 보시니라.

 

47.

有人이 來害어든 當自攝心하야 勿生瞋恨하라 一念瞋心起하면 百萬障門開니라.

유인    내해       당자섭심        물생진한       일념진심기       백만장문개

누가 와서 나를 해롭게 하더라도 마음을 거두어 성내거나 원망하지 말아야 한다.

한 생각 성내는 데에 백만가지 장애의 문이 열린다.

 

48.

若無忍行하면 萬行不成이니라.

약무인행       만행불성

만약 참는 일이 없다면 보살의 육도만행도 이루어질 수 없다.

 

49.

守本眞心이 第一精進이니라.

수본진심    제일정진

본바탕 천진한 마음을 지키는 것이 첫째가는 정진이다.

 

50.

持呪者는 現業은 易制라 自行可違어니와 宿業은 難除라 必借神力이니라.

지주자    현업    이제    자행가위           숙업    난제    필차신력

진언을 외우는 것은 금생에 지은 업은 비교적 다스리기 쉬워서

자기 힘으로도 고칠 수가 있지만 전생에 지은 업은 지워 버리기가

어려우므로 반드시 신비한 힘을 빌려야 하는 것이다.

 

 

이글은 脫字를 삽입기재 하였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