舍廊房(사랑방)

콩가루 집안

華谷.千里香 2017. 2. 5. 19:29

 

 

 

 

콩가루 집안

 

시집간 딸이 아이를 낳았다는 기별을 받고
산바라지하러 딸네 집으로 달려갔다.

 

마침 사위가 대문앞에서 마당을 쓸고 있었다.
장모가 사위에게
"여보게 사위!
그래 무엇을 달고 나왔는가?" 하고 묻자.

 

사위는 입이 댓발 나와 가지고
"헌 구멍에서 새 구멍 나왔소" 하고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장모는 사위가 너무 괘씸해서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마침 딸의 시아버지가 나오는게 아닌가
마침 잘만났다고 속으로 벼르면서
"아니 아들 교육을 어캐 시켰길래
그냥 딸아이 낳았다고 하면 되지
헌구멍에서 새구멍 나왔다고 하는거요?
고약한 놈!" 이라고 하자.

 

사둔 왈
"아니 사부인께서는 초새벽부터 거시기 꼴리게
헌구멍, 새구멍, 이야기는 왜 하시요?"

 

장모는 너무 기가 막혀

할아버지인 사둔 어른방으로 쳐 들어가
"이 집안은 도대체가 어떤 집안 이길래
사위나 그 애비나 똑같냐?"고 하자

 

사둔 어른은 젊잖은 목소리로
"어인 일로 사부인께서 아침부터
흥분을 하고 그러시우?" 하고 묻는다.

 

장모 왈
"아니 사위놈한테 무엇을 낳았냐고 물으니깐
헌구멍에서 새구멍 나왔다고 하지를 않나?
그 애비는 새벽부터 거시기 꼴리게
헌구멍 새구멍 이야기를 한다고 하지를 않나
도대체 딸 시집을 잘못 보냈다"고 말하자.

사둔 어른은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이제 난 죽어야 할 때가 다 되었나 보다"고 한다.

 

장모는 깜짝 놀라며
"아니 사둔어른 어째서 우십니까?" 하고 묻자.

 

사둔 어른 왈
"아침부터 거시기 이야기에 구멍이야기를 들어도
거시기가 안서니 이제 죽어야 할때가 다 된것 같구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