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今笑叢(고금소총)

姑責飜身[고책번신]

華谷.千里香 2017. 4. 13. 15:52

 

 

 

 

姑責飜身[고책번신]

시어머니가 몸을 뒤집는 것을 책망하다.

 

一村姑與其少婦 適野耘苗[일촌고여기소부 적야운묘], 

어떤 촌 시어머니가 그 젊은 며느리와 더불어,들에 가서 김을 매는데,

 

忽驟雨大至 溪水漲溢 姑不能渡[홀취우대지 계수창일 고불능도],

갑자기 소나기가 크게 와서,시냇물이 넘쳐서,시어머니가 건널수 없어,

 

延佇水邊 忽有一少年過曰[연저수변 홀유일소년관왈]

물가에 우두커니 지체하며 서 있는데,

홀연히 어떤 한 젊은 사내가 지나가면서 말하기를,

 

日暮水深故 女難自涉 請負而濟之[일모수심고 여난자섭 청부이제지].

날은 저물고 물은 깊기 때문에,여자는 스스로 건너기 어려우니,

청컨대 업혀서 시내를 건너시오.하니

 

姑曰[고왈]

시어머니가 말하길

 

幸矣 願先濟婦後濟我[행의 원선제부후제아] 

다행이로다.원컨대 먼저

며느리를 건네준 뒤에 나를 건네주시오.했으니

 

少年卽負其婦先渡 至岸上[소년즉부기부선도 지안상]

젊은 사내가 곧 그 며느리를 업고 먼저 건너가서,언덕 위에 이르러,

 

擁而交之 姑望見高聲曰[옹이교지 고망견고성왈]

끌어안고 그녀를 겁탈하니 시어머니가 바라다 보면서 큰 소리로 말하길

 

婦乎婦乎 飜身飜身[부호부호 번신번신]

며늘아,며늘아,몸을 뒤쳐라.몸을 뒤쳐라.

 

俄而又負姑而渡 亦壓之[아이우부고이도역압지]

잠깐 있다가 또 시어머니를 업고 건너와서, 역시 그녀를 누르니,

 

婦反脣哂曰[부반순신왈]

며느리가 입술을 내밀며 비웃어 말하기를,

 

俄者欲使我飜身 姑能飜身耶[아자욕사아번신 고능번신야]?

아까 나에게 몸을 뒤쳐라더니 어머님은 능히 뒤칠수 있어요?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