克己箴(극기잠)-丈巖(1648-1736년)
存心有法(존심유법):마음을 보존하는 데에는 방법이 있으니
克己爲 要(극기위요):극기가 그 요체이다.
己苟不克 (기구불극):진실로 자기를 이기지 못하면
志爲氣撓 (지위기요):의지가 기운에 휘말린다.
所謂己私 (소위기사):이른 바 己私(사욕)에는
其目有二(기목유이):두 가지 조목이 있으니
曰忿曰慾(왈분왈욕):곧 분 냄 과 욕심이다.
爲厥病祟(위궐병수):그 병통됨이 커서
肆損之象(사손지상):손상될 조짐이니
懲窒是先(징질시선):분을 징계하고 욕심을 억누름이 앞서야 한다.
然人氣稟(연인기품): 그러나 사람마다 氣稟이 다르고
性各有偏(성각유편):性格에 치우침이 있기에
試檢吾病(시검오병):나의 병통을 시험하고 검속해 보니
二者有間(이자유간):두 가지(忿과 慾)모두에 틈이 있다.
以言緩急(이언완급): 완급으로 말하면
忿急慾緩(분급욕완):忿은 급하고 慾은 완만하며,
以言輕重(이언경중):경중으로 말하면
慾輕忿重(욕경분중): 慾은 가볍고 忿은 무겁다.
一生矯治(일생교치):일생동안 바로 잡고 다스림에
力非不用 (역비불용):힘을 쓰지 않은것은 아니지만
私慾之萌(사욕지맹): 私慾의 싹이
十祛二三 (십거이삼):열에 두 셋만이 제거되며,
忿懥之暴(분치지폭):분 냄이 심하여
發輒不禁(발첩불금): 발할 때마다 이를 금치 못한다.
當其氣湧(당기기용):血氣가 넘칠 시기에는
風迅雷疾(풍신뇌질): 바람같이 빠르고 우레같이 급하여
及其事過(급기사과):일이 지난 뒤에야
悔生吝積(회생인적):후회가 남고 부끄러움이 쌓인다.
朝齧其指 (조설기지):아침에 손가락을 깨물어 맹세하나
暮已復然(모이부연):저녁이 되면 다시 그리되고 마니
頻復之厲(빈부지여):자주 반복하여 고치기를 힘쓰지만
何善可遷(하선가천): 어떤 善策이 있어 이를 고칠 것인가?
此由平日(차유평일): 이것은 평소에
涵養不專(함양부전): 기르고 닦음이 한결같지 못하기 때문이다.
苟養之深(구양지심):진실로 수양을 깊이하고
涵之於靜(함지어정):고요한 가운데 함양 하여
方其動處(방기동처): 행동할 적마다
隨事察省(수사찰성):일에 따라서 성찰한다면
怒忘其怒(노망기노):그 성냄을 떨쳐 잊고
但觀其理(단관기리): 다만 그 이치를 보게 되리니
可怒在彼(가노재피):성 낼만 함이 상대편에 있거늘
何與於己(하여어기):어찌하여 나를 관여시킬 것인가?
佩服斯訓(패복사훈):이 교훈을 마음에 새겨
毋忝天界(무첨천계):천계를 범하지 말라.
余於氣質之病(여어기질지병):나는 氣質상의 병통에 대하여
未嘗不留意矯治(미상불유의교치):진작 바로잡아 다스릴 뜻을 갖지 못했던 탓으로
而惟是忿懥之病(이유시분치지병):이 분 냄과 욕심의 병통을
最所難制(최소난제):제어하기가 가장 어려웠다.
及此老大(급차노대): 늙은뒤에
血氣寢衰(혈기침쇠): 혈기가 줄고 약하게 되면
意謂粗暴之習(의위조폭지습): 거칠고 난폭한 습성이
庶或減損(서혹감손): 혹시라도 감손되기를 바랐다.
歲戊子仲秋七日(세무자중추칠일):戊子년 팔월 칠일
意有不適(의유부적): 마음에 맞지 않는 일이 있어
乘忿肆快(승분사쾌): 분나는 대로 방자하게 굴어
不自覺(부자각): 나도 모르는 사이에
辭氣之太露(사기지태로):지나친 언사를 크게 드러내고 말았다.
事已而悔(사이이회): 일이 마쳐지자 後悔가 되었고
始知平日涵養不厚(시지평일함양불후):비로소 평소에 涵養함이 부족하여
而有以致此也(이유이치차야): 이러한 작태를 불러오게 되었음을 알았다.
嗚呼(오호): 아!
朱夫子以亞聖之資(주부자이아성지자): 주부자께서는 亞聖의 자질을 가지고도
猶嘗以傷急(유상이상급): 오히려 일찍이 지나치게 급하여
不容耐爲戒(불용내위계): 견디지 못한 것을 경계로 삼으셨는데,
況此魯莽之質(황차노무지질): 하물며 나같이 노둔하고 거친 자질을 가진 사람이
苟不刻意痛革(구불각의통혁):진실로 마음에 새기고 통절히 고치지 않는다면
尙何望有所進修(상하망유소진수):어찌 修養에 진전이 있기를 바라겠는가?
遂作箴以自警(수작잠이자경):그리하여 드디어 이 箴을지어 스스로를 警戒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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