箴言(잠언)

接物箴(접물잠)-李植(이식)

華谷.千里香 2015. 11. 29. 14:11

 

 

 

 

接物箴(접물잠)-李植(이식)

 

君子律身(군자율신) : 군자가 자기 몸을 단속할 적엔
如處女然(여처여연) : 처녀처럼 행동을 해야 할지니
與惡人言(여악인언) : 좋지 않은 사람과 말을 할 적엔
當若浼焉(당약매언) : 자기 몸이 더럽혀질 듯 여겨야만 한다
矧於擇交(신어택교) : 더군다나 친구를 가림에 있어서랴
惟善是與(유선시여) : 오직 선인(善人)과 더불어야 할 것이니
宜詳宜愼(의상의신) : 자세히 살피고 신중하게 판단해서
或取或拒(혹취혹거) : 취하거나 버리거나 결정해야 한다
人之無友(인지무우) : 친구가 될 자격이 없는 사람인데도
執之如友(집지여우) : 진정한 친구처럼 어울려 노닐면서
以色以聲(이색이성) : 안색과 목소리를 일부러 맞춰 가며
言笑怡怡(언소이이) : 희희낙락거리며 떠들고 웃노라면
麤心浮氣(추심부기) : 거친 마음 뜬 기운이 어느새 돋아나서
是長是滋(시장시자) : 날로 자라나 걷잡을 수 없으리니
寒多曝少(한다폭소) : 추운 날은 많고 따스한 날은 적게 되어
存者甚危(존자심위) : 지켜야 할 내 마음이 위태롭게 된다
鮑魚之肆(포어지사) : 건어물 가게 속에 들어가거나
塗炭之地(도탄지지) : 숯더미나 흙탕 위에 앉아 있어도
不緇不磷(불치불린) : 더러워지지 않고 얇아지지도 않는 것은
非吾人事(비오인사) : 나와 같은 사람의 일이 아니니
如沙染泥(여사염니) : 마치 흰 모래가 진흙 속에서 검어지고
如衣受膩(여의수니) : 마치 옷에 기름때가 묻는 것처럼
一切放倒(일절방도) : 내 모습이 완전히 바뀐 가운데
共就汚下(공취오하) : 더럽게 휩쓸려서 내려가리라
不知不覺(불지불각) : 미처 깨닫지도 못하는 그 사이에
與之俱化(여지구화) : 어느덧 그와 함께 똑같이 변하리라
盍愼厥與(합신궐여) : 어찌 사귀는 일을 신중히 하지 않겠는가
戒自今日(계자금일) : 오늘부터라도 부디 경계하라
言而不語(언이불어) : 말을 하더라도 깊은 말은 하지 말며
近而勿接(근이물접) : 가까이 있더라도 친하게 대하지 말아야 한다
若逢惡臭(약봉악취) : 고약한 냄새 만나면 피해 가듯이
似防勁敵(사방경적) : 성을 쌓아 사나운 적을 막아 내듯이
用檢言動(용검언동) : 나의 말과 행동을 제대로 단속하면
庶免墮落(서면타락) : 타락하는 일을 그런대로 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