舍廊房(사랑방)

다리 떠는 버릇을 고쳐준 어사 朴文秀

華谷.千里香 2016. 9. 11. 16:47





다리 떠는 버릇을 고쳐준 어사 朴文秀
조선시대 영조임금님 때 암행어사 박문수라는 분은
임금님을 대신해서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백성들의 어려운 사정을 하나하나 살피고 지방의 탐관오리들을
벌주는등 모든 일을 지혜롭고 훌륭하게 잘 처리해서
가는 곳마다 재미있는 일화를 많이 남긴 분으로 아주 유명하답니다.

하루는 어느 동네 어귀에서 한 젊은이를 만나게 되었는데
어사 박문수가 알고 있는 관상법으로 볼 때
그 젊은이의 관상은 분명히 아주 부자로 잘 살아야 할 상인데도
불구하고 입은 의복과 신발등은 아주 남루하여서 가난하다는 것을
한 눈에 다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사 박문수는 오늘밤은 이 동네에서 하룻밤 묵어가야 하는데
저 젊은이 집에서 하룻밤 지내면서 좋은 관상을 갖고도
저렇게 가난하게 사는 사연이나 알아 봐야 겠다고 생각하고
그 가난한 젊은이에게 하룻밤 신세지기를 청했습니다.

관상학적으로 볼 때도 아주 선하고 복 많게 생긴 사람이라
거절하지 않고 선선히 그러라고 하였습니다.

그 사람을 따라 그 집에 가니 아니나 다를까

어사 박문수가 예상한대로 너무나 가난하여

그 젊은 주인은 저녁으로 죽을 손님에게 대접하고는

자기는 냉수 한 그릇으로 주린 배를 채워야 할 지경이었습니다.

어사 박문수는 마음 착한 이 젊은이에 대한 호기심으로
잠을 잘 수가 없어서 새벽녘까지 자는 척하고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주인은 코를 드르렁 골며 아주 깊이 잠들었는가 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다리를 달달달 떨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옳거니,바로 저거로구나' 하고 생각한
어사 박문수는 옷을 챙겨 입고 개나리 봇짐을 짊어지면서 
자기가 베고 누웠던 목침(나무로 만든 베개)을 번쩍 들어서
달달달 떨고 있는 주인의 다리를 향해 힘껏 내리쳤습니다.
그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 새벽에 그 집을 떠났답니다.


삼년 후,그 동네를 다시 지나치게 된 어사 박문수는
그 때 자기가 다리 병신되게 한 그 사람이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까 하고 궁금하게 생각하였습니다.

자기 예상대로라면 틀림없이 그 동네에서 가장 큰 고래등같은
기와집 주인이 되었을거라고 생각한 어사 박문수는
동네에서 가장 큰 부잣집으로 가서 거침없이
"이리 오너라" 하고 목소리를 높였답니다.

하인에게 주인 뵙기를 청하니 주인이 다리를 절며 나왔는데,
자세히 보니 3년전 바로 그 젊은이였습니다.

또 하룻밤 묵어가자고 하니 그 젊은 주인은
3년전과 같이 아주 흔쾌히 허락을 하였습니다.


밥상을 물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사 박문수는
주인장은 어릴적부터 다리를 다쳤느냐고 넌즈시 물었습니다.

이에 주인은 지금처럼 다 저녁때 쯤 어느 모르는 나그네가
자기 집에서 하룻밤 묵어가기를 청하기에
남루하고 궁핍한 살림이지만 기꺼이 하룻밤 쉬어가라 했더니,
무슨 사연인지 몰라도 한 밤중에 자기 다리에 목침을 내리쳐서
이렇게 다리 병신을 만들어 놓고 새벽에 도망을 갔는데
이상하게도 그날부터 재물이 모이고 쌓여서 이렇게 큰 부자가 되었노라고
만약에 그 사람을 만나게 되면 왜 자기를 다리병신되게 했는지
꼭 묻고 싶다고 하였답니다.


어사 박문수는 자기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하고는
말없이 빙그레 웃기만 하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