菜根譚(채근담)-前集

菜根譚(채근담)前集 六.七.八.九.十章

華谷.千里香 2018. 3. 19. 17:43

 

 

菜根譚(채근담)前集六


疾風怒雨, 禽鳥戚戚. 霽日光風, 草木欣欣. 

질풍노우, 금조척척. 제일광풍, 초목흔흔.

可見天地 不可一日無和氣, 人心 不可一日無喜神.

가견천지불가 일일무화기, 인심 불가일일무희신.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에는 새들도 근심스러워하지만,

갠 날 맑은 바람에는 초목들도 즐거운 듯 싱그럽다.

이와 마찬가지로 천지에는 하루라도 화기가 없으면

안되는데 사람도 역시 하루라도 기쁨이 없어서는 안되리라.


7.
醴肥辛甘 非眞味. 眞味只是淡. 神奇卓異非至人. 至人只是常.

예비신감 비진미. 진미지시담. 신기탁이비지인. 지인지시상.

술이나 고기, 또 맵거나 단 것은 참다운 맛이 아니다.

참다운 맛은 다만 담담할 뿐이다.

마찬가지로 신기하거나 특이하다고 해서 지인(至人)은 아니다.

지인은 다만 평범할 뿐이니라.


8.
天地寂然不動, 而氣機無息少停. 

천지적연부동, 이기기무식소정. 
日月晝夜奔馳, 而貞明萬古不易.
일월주야분치, 이정명만고불역.

故君子閒時要有喫緊的心事, 忙處要有悠閒的趣味.

고군자한시요유끽긴적심사, 망처요유유한적취미.

 

천지는 적연(寂然)히 움직이지 않지만

그 활동은 조금도 쉬는 일이 없다.

일월은 밤낮으로 바삐 달리건만 그 밝음은 만고에 변함이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한가로운 때면 긴급에 대응하는

마음을 가지며, 바쁜 때면 느긋한 멋을 지녀야 한다.


9.
夜深人靜, 獨坐觀心,

야심인정, 독좌관심,

始覺妄窮而眞獨露, 每於此中, 得大機趣.

시각망궁이진독로, 매어차중, 득대기취.

旣覺眞現而妄難逃, 又於此中, 得大懺忸.

기각진현이망난도, 우어차중, 득대참뉵.

 

깊은 밤, 모두 잠들어 고요할 때 홀로 앉아

제 마음을 살피노라면 비로소 망령된 마음이 사라지고

참 마음만이 오롯이 나타남을 깨닫게 된다.

매양 이러한 가운데서 큰 즐거움을 얻을 것이다.

그러나 참 마음이 나타나고 망령된 마음을

쉽게 버리기 어려움을 깨달으면

이 가운데에 큰 부끄러움을 얻을 것이다.


10.
恩裡, 由來生害. 故快意時, 須早回頭.

은리, 유래생해. 고쾌의시, 수조회두.

敗後, 或反成功. 故拂心處, 莫便放手.

패후. 혹반성공. 고불심처, 막편방수.

 

예로부터 총애 속에서 불행이 싹트나니 득의했을 때

모름지기 빨리 머리를 돌리라.

실패한 후에도 간혹 성공할 수도 있으니 그러므로

뜻대로 되지 않는다 하여 이내 손을 빼지 말 것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