聖賢(성현)의 글

榮啓期三樂(영계기삼락).

華谷.千里香 2020. 4. 21. 10:32




榮啓期三樂(영계기삼락)

공자(孔子)가 태산(泰山)에서 노닐다가 영계기를 만났다.

그는 사슴 가죽으로 만든 옷을 걸치고 새끼줄로 허리를 두른 초라한

행색이었지만 거문고를 연주하면서 즐겁게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공자가 물었다.

선생께서는 무슨 일로 그렇게 즐거워하는 것인지요?(先生所以樂, 何也)

영계기가 대답했다.



吾樂甚多. 天生萬物, 唯人爲貴, 而吾得爲人, 是一樂也.

(오락심다 천생만물  유인위귀  이오득위인  시일낙야 

男女之別, 男尊女卑, 故以男爲貴. 吾旣得爲男矣. 是二樂也.

남녀지별  남존여비  고이남위귀  오기득위남의  시이낙야 

人生有不見日月, 不免襁褓者, 吾旣已行年九十五矣. 是三樂也.

인생유불견일월  불면강보자   오기이행년구십오의 시삼낙야

貧者士之常也, 死者人之終也. 處常得終, 當何憂哉.

빈자사지상야  사자인지종야  처상득종  당하우재)

나는 즐거움이 아주 많다오. 하늘이 낳은 만물 가운데 오직 사람이 귀한데,

나는 사람으로 태어났으니 이것이 첫 번째 즐거움이요,

남녀의 차이가 있어 남자는 높고 여자는 낮으므로 남자를 더 귀하게 여기는데,

나는 이미 남자의 몸으로 살아가고 있으니 이것이 두 번째 즐거움이라오.

사람이 태어나서 해와 달을 보지 못하고 강보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죽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이미 95세가 되었으니 이것이 세 번째 즐거움이라오.

가난이란 선비에게는 늘 있는 일이요, 죽음이란 사람의 마지막인 것이오.

늘 있는 일에 처하여 마지막을 기다리는 것이니 무슨 근심을 하겠소?

이 말은 들은 공자는 “훌륭하다. 스스로 여유로운 사람이로구나.라고 칭찬했다.

이 이야기는 《열자(列子) 천서(天瑞)》와 《공자가어(孔子家語)》에

실려 있는데, 영계기가 세 가지 즐거움을 이야기한 데서 ‘영계기삼락’이 유래했다. 공자가어에서는 영계기를 영성기(榮聲期)라고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