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黃昏(황혼) 이어라

華谷.千里香 2022. 4. 30. 21:02

黃昏(황혼) 이어라
요양원에 근무하는 어느 의사가 쓴글


우리는 나이가 들고
서서히 정신이 빠져 나가면
어린애처럼 속이 없어지고

결국
원하건 원치 않건
자식이 있건 없건
마누라 남편이 있건
돈이 있건 없건
세상 감투를 썼건 못썼건
잘났건 못났건
모든 분들이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서
생의 마지막을 보내게 된다.


고려시대에 60세 넘어 경력을 상실한 노인들은
밥만 축낸다고 모두를 자식들의 지게에 실려
산속으로 고려장을 떠났다고들 하는데.
오늘날에는 요양원과 요양병원이
노인들의 고려장 터가 되고 있다.


한번 자식들에게 떠밀려 그곳에 유배되면
살아서 다시는 자기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니
그곳 요양원이 고려장 터 아니고 무엇이랴!


그 곳은 자기가 가고 싶다고 해서
갈 수 있는 곳도 아니다.
자식들에게 떠밀려 가는 곳이다.


자식들과의 대화가 단절되기 시작하면
갈 곳은 그곳 밖에 없다.
산 사람들은 살아야 하니까.


요양병원에 근무하는 어느 의사가 쓴 글이다.


요양병원에 면회 와서 서 있는
가족 위치를 보면 촌수가 딱 나온다.
침대옆에 바싹 붙어 눈물 콧물 흘리면서
이것저것 챙기는 여자는 딸이다.
그옆에 멀쭘하게 서 있는 남자는 사위다.


문간쯤에 서서 먼산 보고있는
사내는 아들이다.
복도에서 휴대폰만 만지작거리고 있는
여자는 며느리다.


요양병원에 장기입원하고 있는 부모들
그리고 이따금씩 찾아가서살뜰히
보살피며 준비해 온 밥이며 반찬이며
죽이라도 떠먹이는 자식은 딸이다.


대개 아들놈들은 침대 모서리에 잠시
걸터앉아 딸이 사다놓은 음료수 하나
까 처먹고 이내 사라진다.


아들이 무슨 신주단지라도 되듯이
아들 아들 원하며 금지옥엽 키워 놓은 벌을
늙어서 받는 것이다.


딸 하나 열 아들 부럽지 않는 세상인 것을
그때는 왜 몰랐던가.


요양병원 요양원 오늘도 우리의 미래이다.
수많은 그들이 창살 없는 감옥에서
의미없는 삶을 연명하며
희망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들도 자신이 그렇게 돌 줄은 전혀
몰랐을 것이다.
자신과는 전혀 상관 없는
남의 이야기로 믿고 싶겠지만
그것은 천만의 희망의 사항일 뿐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두고 보세요!


그래도 어쩌랴 내 정신을 가지고
사는 동안에라도 돈 아끼지 말고
먹고 싶은 것 먹고 가고 싶은 곳 가보고
보고 싶은 것 보고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좋은 친구들과 즐겁게 재미있게 살다가야지
조금이라도 남은 인생 최선을 다해
헛되이 보낼 수는 없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