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貴下(귀하)라는 말을 사용하지 맙시다.

華谷.千里香 2016. 7. 23. 13:53




貴下(귀하)라는 和制漢語(화제한어)를 사용하지 맙시다.
우리는 편지를 쓸 때나 연하장 또는 청첩을 보낼 때
상대방의 이름 아래에 座下(좌하)라는 단어를 썼다.
어릴 때 어른들이 편지를 쓰고 보낼 때

반드시 상대방 이름 아래에 座下(좌하)라고 표기하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요새는 座下(좌하)라고 쓰는 것을 거의 볼 수 없고

대부분은 貴下(귀하)를 쓴다.
귀하를 쓰는 사람은 친일파이거나

아마 우리의 전통문화를 잘 몰라서 그러할 것이다.
結婚(결혼)이 일본식 한자어이고 婚姻(혼인)이 우리말이듯이....

우리나라 민법에서는 법률 용어로 일본식 한자어인
결혼을 쓰지 않고 혼인이라고 쓴다.

그래서 혼인신고라고 하지 결혼신고라고 하지 않는다.
 
우리의 선비들은 받는 사람 이름자 밑에 貴下(귀하)나

貴中(귀중) 惠存(혜존)등의 일본식 한자어를 결코 쓴 적이 없다.
자기보다 위이면 座下(좌하)라 하고
자기와 대등하거나 아래이면 座前(좌전)이라 했다.
이는 받는 사람은 그대로 있고 주는 사람이 허리를 굽히며
앉은자리 밑에 갖다 드리거나(座下),
앉은자리 앞에 갖다 놓는다는 의미이다(座前)
중국말에는 폐하, 전하, 저하, 각하, 마하, 합하, 절하 등의 용어가 있다.
우리의 선비 말인 座下(좌하)를 사용하지 않고 일본식 한자어(和制漢語)인
貴下(귀하)라는 말을 쓰게 된 緣由(연유)는 일제 침략 35년간 일본문화에
깊은 영향을 받은 결과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이미 우리가 일반적으로 자연스레 사용하고 있는 일본 한자어를

모두 추방하면,우리 한국인은 거의 한 문장도 쓸 수 없게 될 정도로
일본어 문화가 우리의 언어문화에 미친 영향은

매우 광범위하고 심히 크다 하겠다.

일본은 중국이나 조선과는 달리 明治(명치 1868-1912) 시기에

서구의 지식과 학문과 문물을 받아들이면서 기존 한자에 없는

서구 어휘를 일본인들은 한자를 새롭게 만들어 번역했다.
이런 것들을 일본인들은 和制漢語(화제한어)라고 하였고
중국에서는 日本漢語(일본한어)라고 하였다.
그런 결과 현재 중국어 속에는 일본 한자어가 약 10%를 차지한다고 한다.
특히 서구의 사회과학이나 자연과학 특히 의학 용어 가운데 80% 정도가
일본이 만들어낸 한자다.
심지어 현재 중국인들이 사용하는 한자의 60% 정도가

일본식 조어인 화제한어이다.
그러므로 화제한어를 무시하면 우리는 한 문장도 쓰거나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니 실로 일본이 중국이나 우리에게 미친 영향은 대단한 것이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요지는 우리가 外來語(외래어)를
무조건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며
우리에게 없는 한자는 어쩔 수 없이 일본인들이 만들어낸

화제한어를 쓸 수밖에 없으나
우리가 전통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우리의 정신이 녹아있는
우리의 고유 선비 언어까지 내 팽개치면서 굳이 일본인들이
만들어낸 한자를 써야 하겠는가 말이다.

 

나는 하루에도 수많은 우편물을 받아보고 있지만,
우리 조상이 상대방 이름 아래에 즐겨 썼던 座下(좌하)라고 쓴
서신을 우리 집안사람이나 일부 학자들이 보내주는 것 외에는 받아본 적이 없다.
座下(좌하)와 貴下(귀하)는 과학이나 의학 용어와는 달리 전혀 다른

우리 정신과 일본인의 정신이 녹아있기에

우리 正體性(정체성)을 지키고

우리 선비문화의 暢達(창달)과 후손에게

우리 정신문화의 繼承(계승)을 위하여서도
우리는 반드시 일본 한자어인 貴下(귀하)가 아니라

座下(좌하)를 써야 마땅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