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아드님.따님.며느님이라는 말은 패륜 말(悖倫語)이다.

華谷.千里香 2016. 7. 7. 12:38





아드님.따님.며느님이라는 말은 패륜 말(悖倫語)이다.


얼마 전의 일이다.
유학 갔던 맏딸이 학업을 모두 마치고
귀국하여 살던 집이 협소하여 부득이 더 넓은 집으로 이사하였다.
그런데 새집을 소개해준 이웃 부동산 공인중개사가 우리 딸을 보더니
‘따님 참 예의 바르고 훌륭합니다.라고 칭찬하는 것이 아닌가.
어느 사람이든지 자기 자식이나 여식을 남이 칭찬해준다면
당연히 기쁘고 감사할 것이다.
그런데 칭찬해 주는 것은 고마우나 '따님'이라는 말을
연거푸 사용함으로 얼마나 듣기에 거북하고 민망스러웠는지 모른다.
요즘 일부 젊은이들은 선조님,조상님,부모님,아드님, 따님,
며느님이라는 말을 아주 자연스럽게 말한다.
아무 데나 '님'을 붙여서 말한다.
심지어 대통령을 '대통령님'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님'이란 며느리 말과 예전 노비 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시집온 며느리가 媤黨(시당) 사람들에게 쓰는 말에 '님'을 붙였다.
그래서 할아버님,할머님,아버님,어머님,아주버님이다.
그리고 예전에 종이 상전에게 하는 말에 이 '님'을 붙였다.
그래서 아씨,애씨,마님이고 남자 상전은 도령님,서방님,센님으로 불렀다.

관계를 나타내는 선조,조상,부모,부부,아들,딸,고부,
며느리,고모,이모,조카,질녀,부자,모자,숙부,숙모,백부,
백모의 말 뒤에는 '님'이란 말을 쓸 수 없다.
'님'은 부름말 뒤에 붙이는 것이 어법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잘못된 말로 "시부모님은 잘 계시고"는 "시부모는 근력이 좋으시고"
또는 "시어른은 근력이 좋으시고"라고 말해야 맞다.
그리고 남의 자녀나 며느리를 말할 때 아드님,따님.며느님이라고
그 뒤에 '님'을 붙이면 부모와 자녀를 시부모와 며느리를 동급으로 만들어
패륜 말(悖倫語)이 된다.
이런 패륜 말을 무슨 겸양인 양 아무렇게나 함부로 사용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하인들에게도 그런 말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또한,우리 그이,아버지 부인,시아버님.시어머님,
사부님이란 엉터리 말을 쓰는 사람들을 본다.

예전에는 그런 상스런 말을 사용하는 부인을 常漢女人(상한여인)이라 불렀다.
또한,자기 자녀 이름을 들이대면서 '나 OO 아빠인데'라고
상스런 말을 하는 사람은 常漢人(상한인)이라 했다.
그 말이 무엇인고 하니 '상한녀인'은 '상년'이란 말이고
'상한인'은 '상놈'이란 말이다.
그런 듣기가 민망스런 말을 상스런 말(常漢語:상한어)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반촌이나 집성촌의 언행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나는 여기서 예전의 신분제 사회의 班常(반상)에 관하여

얘기하자는 것은 물론 아니다.
나 자신 크리스천으로 진보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특히 가정 언어생활에서 기본과 근본이 흔들린다면

매우 위험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하물며 현재 학교에서도 이런 말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다.

수년 전에 우리 아이 학교 교과서 내용을 살펴본 결과
호칭이나 지칭 그리고 가정 생활 언어 표기가 틀린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가정언어는 대학에서 국어 국문학이나 윤리학을 전공한다 해서 아는 것도 아니다.
요즘 부모 된 젊은이들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
모르면 물어서라도 바르게 말하고 자녀에게 바르게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예절에 관하여는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물론 언어생활에 불편함도 전혀 느끼지 않는 것 같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오늘날 학교 역시 어느덧 천민자본주의의 극치를 달리는
절대 耽利(탐리)의 온상이 되었고 바른 예절교육 인성교육은 이미 사라지고 있다.
외람 되지만 심지어 대학교수나 학교 교사들 가운데도
인성교육이 뭔지 바르게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바른 언어생활과 예절은 인성교육의 기본이 되는 데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 조국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전통어법과 바른 언어예절은
班村(반촌)이나 集姓村(집성촌) 출신이 아니면 도저히 알 수 없다.
왜냐하면, 학교에서도 바르게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워낙 글 쓰는 재주가 없다 보니 글을 잘 못 쓴다.
더구나 이 분야에 전문가도 아니지만,
일반 상식적인 내용을 평소 삶 속에서 경험하고 절실히 느낀 바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여기에 두서없이 몇 자 적어 올리는 것이다.
비록 미숙한 글이지만 널리 혜량하시어 부족함을 참작하여
읽어 주신다면 심히 고마울 따름이다.
 
-모셔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