回文詩.九曲歌(회문시.구곡가)

美 人 怨(미인원)-李 奎 報 (回文詩)

華谷.千里香 2011. 4. 5. 23:17

 

 

회문(回文)을 바로 읽으나 거꾸로 읽으나

똑같은 문장이라고 전차 문장이라고도 한다.

美 人 怨(미인원)-李 奎 報(回文詩)

腸斷啼鶯春(장단제앵춘) 꾀꼬리 우는 봄날 애간장 타는데
落花紅簇地(낙화홍족지) 꽃은 떨어져 온 땅을 붉게 덮었구나
香衾曉枕孤(향금효침고) 이불 속 새벽잠은 외롭기만 하여
玉臉雙流淚(옥검쌍유루) 고운 뺨엔 두 줄기 눈물 흐르누나
郞信薄如雲(랑신박여운) 님의 약속 믿음 없기 뜬구름 같고
妾情撓似水(첩정요사수) 이내 마음 일렁이는 강물 같누나
長日度與誰(장일도여수) 긴긴 밤을 그 누구와 함께 지내며
皺却愁眉翠(추각수미취) 수심에 찡그린 눈썹을 펼 수 있을까(順讀)

*[撓]어지러울 뇨,돌 효. [皺]주름 추. [却]물리칠 각. [臉]
뺨검.

 

美 人 怨(回文)(逆讀으로 했을경우,,,)

翠眉愁却皺 푸른 눈썹은 수심 겨워 찌푸려 있는데
誰與度日長 뉘와 함께 긴긴 밤을 지내어 볼까
水似撓情妾 강물은 내 마음인 양 출렁거리고
雲如薄信郎 구름은 신의 없는 님의 마음 같아라
淚流雙臉玉 두 뺨에 옥 같은 눈물 흐르고
孤枕曉衾香 외론 베개 새벽 이불만 향기롭구나
地簇紅花落 땅 가득히 붉은 꽃이 떨어지고
春鶯啼斷腸 봄 꾀꼬리 우는 소리에 애간장 타누나(逆讀)

 

이 시는 고려왕조의 대표적 시인의 한 사람인 이규보가 지은 회문시(回文詩)이다.

회문시란 첫 글자부터 순서대로 읽어도(順讀) 뜻이 통하고,

제일 끝 글자부터 거꾸로 읽기 시작하여 첫 자까지 읽어도(逆讀) 뜻이

통하는 시를 말한다.

뜻만 통하는 것이 아니라 운자도 맞아야 한다.

일종의 배체시(俳體詩)이자 유희시(遊戱詩)이다.

회문시는 시인들이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표현기법을 추구하고자 고심에 찬 노력 끝에 창조된 쟝르이다.

표의문자인 한자의 특성을 절묘하게 살려서 짓는 회문시는

한 수에 두 수의 뜻을 형상화 할 수 있는 아주 경제적인 시이기도 하다.
회문시는 앞뒤로 운자의 제한을 받고

또한 순서대로 읽거나 거꾸로 읽을 때에도 뜻이 통하도록

하여야 하기 때문에 짓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고도의 문학적 재능이 있어야만 지을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