回文詩.九曲歌(회문시.구곡가)

感秋(감추)-李知深(이지심)의 回文詩

華谷.千里香 2015. 12. 9. 19:27

 

 

 

 

 

感秋(감추)-李知深(이지심)의 回文詩

               가을을 읊음

順讀(순독)

散暑知秋早(산서지추조) 더위도 사라지고 가을이 되니 

悠悠稍感傷(유유초감상) 이 시름 저 시름 마음 상하네.

亂松靑蓋倒(난송청개도) 푸른 그늘 거꾸러져 일산 펴든 듯

流水碧蘿長(유수벽나장) 물소리 조랑조랑 흘러가노니

岸遠凝煙皓(안원응연호) 연기는 멀리멀리 희게 어리고

樓高散吹凉(누고산취량) 다락은 높고 높아 서늘하구나.

半天明月好(반천명월호) 반 넘어 기우는 밝은 저 달이

幽室照輝光(유실조휘광) 소리 없이 방안에 비치어 오네. 
 

逆讀(역독)

光輝照室幽(광휘조실유) 밝은 빛이 방에 비쳐 그윽하고

好月明天半(호월명천반) 좋은 달이 하늘을 밝히는 구나.

凉吹 散高樓(량취산고루)서늘한 바람은 높은 다락에 불고

皓煙凝遠岸(호연응원안) 흰 연기는 먼 언덕에 엉키었네.

長蘿碧水流(장나벽수유) 긴 덩굴은 푸른 물인 듯 흘러가고

倒蓋靑松亂(도개청송난) 기울어진 채양처럼 푸른 소나무가 어지럽네.

傷感稍悠悠(상감초유유) 감상이 점점 아득해지니

早秋知暑散(조추지서산) 이른 가을에 더위가 흩어짐을 알겠도다.


回文詩(회문시)는 제나라와 양나라에서 시작되었는데,

대개 문자의 유희이다.

옛날 竇滔(두도)의 아내 蘇惠(소혜)가 회문시를 넣어서 비단을 짰는데

회문시는 바로 읽어도 그 뜻이 순조롭고 쉬우며,

거꾸고 읽어도 빡빡하거나 껄끄러운 느낌이 없이 말과 뜻이

모두 묘해야만 좋은 시라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