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炳淵(김삿갓)

還甲宴(환갑연)-김삿갓

華谷.千里香 2012. 11. 2. 14:25

 

 

 

 

還甲宴(환갑연)

 

彼坐老人 不似人 (피좌노인 불사인) 
저기 앉은 노인은 사람 같지 않구나.


疑是天上 降眞仙 (의시천상 강진선) 
하늘에서 참신선이 내려와 계신가 의심스럽다.


其中七子 皆爲盜 (기중칠자 개위도) 
그중 일곱 아들은 모두다 도적놈이니


偸得天桃 獻壽筵 (투득천도 헌수연) 
천도복숭아를 훔쳐다가 수연에 드리더라.

 

김삿갓이 어느 노인의 회갑잔치에서, 음식상을 받아놓고서는
축시(祝 詩)를 한수 짓겠노라고 했습니다.

술 한 잔을 마시고서 첫 구절(句節)을,
‘환갑을 맞아 곱게 단장을 하고서 점잖게 앉아있는

주인노인을 가리켜 사람 같지 않다.’라는 글을 쓴 것입니다.

그러자 좌중(座中)의 모든 하객(賀客)들이,
“아~ 니, 환갑을 맞은 노인이 사람 같지 않다니,
그럼 귀신이라는 말인가?”라고 언성(言聲)을 높이며 화를 냈습니다.

김삿갓이 술 한잔을 더 마시고선 다시 붓을 들어서, 
‘하늘에서 내려온 신선(神仙)이 아닐까라고 썼습니다.

그러자 하객들이 손뼉을 치면서 좋아들 했습니다.

 

삼행에 주위에 둘러앉은 노인의 일곱 아들은 모두다 도적놈들이라’고

욕(辱)이 되는 글을 쓰니, 좌중의 하객들이

 “뭐? 아들들이 모두다 도적놈들이라고?”
또다시 화를 내면서  패기라도 할듯이 대드는 것이었습니다.

김삿갓이 태연하게 술 한잔을 또 마시고서는,
‘아들들이, 천도복숭아를 훔쳐다가 노인에게 드렸나보구나’라고

매듭을 지어서 모든 사람들을 기쁘게 해 주었다고 하는 시(詩)입니다.

 

*천도복숭아:먹으면 장수 한다는 하늘의 복숭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