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炳淵(김삿갓)

自顧偶吟(자고우음)-金炳淵

華谷.千里香 2012. 12. 27. 14:40

 

 

 

  
         

 

 

 

自顧偶吟(자고우음)-金炳淵 

              나를 돌아보며 우연히 짓다 
                                 
笑仰蒼穹坐可超   回思世路更焦憔      
(소앙창궁좌가초  회사세로경초초) 
 푸른 하늘 웃으며 쳐다보니 마음이 편안하건만
세상길 돌이켜 생각하면 다시금 아득해지네. 

居貧每受家人謫   亂飮多逢市女嘲      
(거빈매수가인적  난음다봉시녀조)

가난하게 산다고 집사람에게 핀잔 받고
제멋대로 술 마신다고 시중 여인들에게 놀림 받네. 
 
萬事付看花散日   一生占得月明宵      
(만사부간화산일  일생점득월명소)

세상만사를 흩어지는 꽃같이 여기고
일생을 밝은 달과 벗하여 살자고 했지. 
 
也應身業斯而已   漸覺靑雲分外遙      
(야응신업사이이  점각청운분외요)
 내게 주어진 팔자가 이것뿐이니
청운이 분수밖에 있음을 차츰 깨닫겠네.
 
* 세속의 번잡스러움에서 벗어나 자연과 더불어
  유유자적하며 지내는 자신의 생활을
  감회에 젖어 읊은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