箴言(잠언)

箴言三題(잠언삼제)-張維(장유)

華谷.千里香 2013. 4. 25. 17:37

 

 

 

 

 

箴言三題(잠언삼제)-張維(장유)


張維(장유)는 조선중기의 문신으로,본관은 德水(덕수),
자는 持國(지국),호는 谿谷(계곡) 默所(묵소)다.
우의정 金尙容(김상용)의 사위이며,효종비仁宣王后(인선왕후)의
아버지이고 金長生(김장생)의 문인이다.
관직이 대사간.대사헌.대사성을 거쳐 우의정에 이르고,
천문.지리.의술.병서등에 능통했고,李廷龜(이정구)·
申欽(신흠).李植(이식)등과 더불어 조선 문학의 4대가로 불린다.

 

愼獨箴(신독잠)-홀로 있을때를 삼가자는 잠언.

有幽其室(유유기실):그윽한 그 방

有默其處(유묵기처):말 없는 그 공간

人莫聞睹(인막문도):듣고 보는 이 없어도

神其臨汝(신기림여):귀신이 그대를 살핀다.

警爾惰體(경이타체):너의 게으른 몸 삼가고

遏爾邪思(알이사사):사심 품지 말라.

濫觴不壅(남상부옹):넘치는 물 막지 못하면

滔天自是(도천자시):하늘까지 물이 넘친다.

仰戴圓穹(앙대원궁):위로는 하늘을 이고

俯履方輿(부리방여):아래로는 땅을 밟는다.

謂莫我知(위막아지):날 모른다 말하고

將誰欺乎(장수기호):그 누구를 기만하나?

人獸之分(인수지분):사람과 짐승의 갈림

吉凶之幾(길흉지기):행복과 불행의 분기점이다.

屋漏在彼(옥누재피):집도 새는 어두운 구석진 곳

吾以爲師(오이위사):나는 그것을 스승 삼으리라.

 

그윽이 깊숙한 방 정적만이 숨 쉬는 공간,
아무도 듣고 보지 않는 듯해도 귀신이 그대를 살핀다.
그대의 나태한 습관을 고치고 못된 사심(私心)을 품지 말라.
작은 습관 작은 마음이라고 방심하지 마라.
둑에 작은 물구멍이 점점 넓어져서 막을수 없이 크게
뚫리는 것을 보았지?
하늘아래 땅 위에 살며“누가 나를 알아보는가?'라고 스스로를 속이지 말라.
스스로를 속이는 일이,곧 사람과 짐승,길함과 흉함을 가르는 분기점이다.
비가 새는 누추한 집에 사는 일을 자족하며 그 곳이 나의 스승이라고 여겨라.

 

 

默所箴(묵소잠)-침묵하는 처소에 대한 잠언.

噤而喙(금이훼): 그대의 입을 다물어라.

泯如昏如(민여혼여): 멍청하고 바보같이 하라.

衷之鬧(충지료): 마음속이 시끄러워.

鬨如犇如(홍여분여): 싸우는 것 같고 치달리는 것 같으니.

是謂病(시위병): 이것을 병통이라 한다.

瘖默之賊(음묵지적): 침묵 해치는 적이 있으니

斂而靈(렴이령): 그대 정신을 수습하여

光藏沖漠(광장충막): 공허한 경지에 가두어 두라.

九淵沈沈外不蕩(구연심심외부탕):깊은 연못속 가라앉아 외물에 흐려지지 않고

虛而生明涵萬象(허이생명함만상):그대의 삶 비우면 밝아져 만물을 포용하리라.

而時出之無窮已(이시출지무궁이): 때때로 꺼내 써도 다하지 않으리니

嗟吾之默其在是(차오지묵기재시): 아,내가 침묵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누가 보면 바보처럼 보이게 네 입을 다물어라.
네 마음속이 시끄러워 싸우고 달리는 소리가 나니,
그 것이 너의 병이다.그래도 네 마음이 때로 조용해질
때가 있으리니 정신을 수습하여 빈방에 가두어라.
마치 깊은 연못 밑에 가라앉아 외물에 흐려지지 않는다.
삶에 마음을 비우면 네 마음이 맑아져서 모든 사물을 포용하리라.
가끔 그 마음을 꺼내어 활용해도 다함이 없는데,
내가 평소 침묵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小箴(소잠)-작은 잠언.


鏡垢不明(경구부명): 거울이 때 묻어 밝지 않아도

未嘗無明(미상무명): 일찍이 밝지 않은 것 아니니

垢去則明(구거칙명): 때를 없애면 다시 밝아지리라.

水渾不淸(수혼부청): 물이 흐려 맑지 않아도

未嘗無淸(미상무청): 일찍이 맑지 않은 것 아니니

渾澄則淸(혼징칙청): 흐린 물 정화하면 다시 맑아지리라.

去而之垢(거이지구): 그대의 때를 제거하고

澄而之渾(징이지혼): 그대의 흐림을 정화하면

則有明於鏡而淸於水者(칙유명어경이청어수자)
                                  거울보다 밝고 물보다 맑음 있어

復其天而全其眞乎(복기천이전기진호)
                                   천성을 회복하여 참을 보전하리라.

 

보름달 뜨는 날 구름이 끼었다고 밝고 둥근 달이 없는것 아니다.
바람불어 구름걷어 가면 밝은 달은 그대로 중천에 떠 있다.
거울에 때가 묻었다고 거울 본래의 모습이 더러운 것 아니다.
그 때 씻어내면 거울은 본래대로 밝다.
물이 흐렸다고 물 자체가 흐린것 아니다.
흐린 물 정화시키면 다시 맑아진다.
너의 마음에 때가 끼고 흐려 있을지라도,그 때를 씻고
그 흐림을 정화시키면 거울보다 밝고 물보다 맑아지리라.
사람이 천성을 회복함이 이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