陶淵明(도연명)

飮酒(음주)1.2.3.4.5首-陶淵明

華谷.千里香 2014. 1. 26. 21:19

 

 

 

 

飮酒(음주)1.2.3.4.5首-陶淵明


흔히 도연명은 초야에 묻혀 절개를 지키며 살았던 전원시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러한 삶이 마냥 행복하거나 편안했던 것은 아니다.

그의 작품 세계에는 지조 있는 삶을 살면서도 끊임없이 흔들리고,

번민하는 시인의 모습이 잘 나타난다.

인간의 욕망이란 쉽게 다스리거나 놓아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도연명은 벼슬을 떠나 전원으로 가는 행복의 상상을 '귀거래사'로 읊었다면,

이후 전원에서 세상을 조롱하며 '귀전원거'를 읊었다.

전원생활 중 술한잔 하면서 느끼는 감정들을 시로 적어음주란 詩 20首를 남긴다.

그리고 더 후년에는

그가 생각하는 이상적 사회에 대한 상상을 '도화원기'속에서 풀어내었다.

복사꽃 피는 이상향은 대체로 현실에서는 찾기 어려운 백일몽에 가깝다.

그러나 그런 소망은 오늘도 현실의 고단함을 위로하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되돌려준다

 

並序(병서)
 
餘閒居寡歡(여한거과환):물러나 하는 일 없이 한가로이 살고 있으니

                                   달리 즐거울 일도 없고

兼比夜已長(겸비야이장):게다가 요새는 밤까지 길어졌다.

偶有名酒(우유명주)    :어쩌다가 맛 좋은 술이 생겨 

無夕不飮(무석불음)    :저녁마다 마시지 않은 날이 없었다

顧影獨盡(고영독진)    :등불에 비친 그림자를 홀로 벗삼아 마시다가 취하고

忽焉複醉(홀언복취)    :홀연히 다시 취하곤 했다

旣醉之後(기취지후)    :이미 취한 후에는

輒題數句自娛(첩제수구자오):문득 몇구절 지어 스스로 즐겼다.

紙墨遂多(지묵수다):그러다 보니 어느덧 지어둔 시가 제법 많아졌다

辭無詮次(사무전차):하지만 글의 앞뒤 연결이나 순서는 없다.

聊命故人書之(요명고인서지):그저 친구에게 이를 적게 하여

以爲歡笑爾(이위환소이)    :웃으며 즐기려 할 따름이다.
     

      *輒 :문득 첩, 聊 :애로라지 료


 

飮酒  其一

衰榮無定在(쇠영무정재):몰락과 영달은 정해진 것이 없고
彼此更共之(피차경공지):피차에 함께 오가는 것이라

邵生瓜田中(소생과전중):소생이 오이 밭 가운데 있는 것이
寧似東陵時(녕사동릉시):어찌 동릉후 그 시절과 같겠는가
寒署有代謝(한서유대사):추위와 더위에는 바뀜이 있거니와

人道每如玆(인도매여자):사람의 도리도 언제나 그와 같다
達人解其會(달인해기회):통달한 이들은 그 도리를 바로 알아

逝將不復疑(서장불부의):다시는 의심 따위 하지 않는다
忽與一樽酒(홀여일준주):홀연히 한 잔 술과 함께

日夕歡相持(일석환상지):저녁이면 기꺼이 지는 해 마주하노라


 
 飮酒  其二
 積善云有報(적선운유보):좋은 일 하고 살면 갚음이 있다는데
 夷叔在西山(이숙재서산):백이와 숙제는 서산(수양산)에서 굶주리며 살았다
 善惡苟不應(선악구불응):선과 악이 제대로 응보되지 않거늘

何事空立言(하사공입언):어찌하여 공연한 말만 내세웠는가?

九十行帶索(구십행대삭):90노인 새끼줄로 허리띠 매고 가난을 지켰거늘

饑寒況當年(기한황당연):내 한참 나이에 굶주림과 추위에 굽힐 수있으랴

不賴固窮節(불뢰고궁절):곤궁에 꿋꿋한 절개를 굳게 지키지 못한다면

百世當誰傳(백세당수전):어찌 백세에 이름을 전하리오

*苟 : 진실로 구, 索 :새끼 삭
 
#.九十行帶索(구십행대삭): 춘추시대의 榮啓期(영계기)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는 사슴 가죽을 몸에 걸치고 새끼줄 띠를 매고 泰山 모퉁이에서

거문고를 타며 즐기고 있었다.
 마침 수레를 타고 지나가던 공자가 물었다."선생은 어찌 그리 즐거워하시오?"

이에 노인이 대답했다. 

 "즐겁고 말고우선 하늘이 낳은 만물중 가장 위대한 인간으로 태어났으니 즐겁고,
 둘째로는 사람 중에서도 높은 자리에 설 남자로 태어났으니 즐겁고,
 셋째로는 이 세상에 태어나면 어려서 죽는 수가 있는데

 나는 이렇듯 나이 구십 살까지 살고 있으니 어찌 즐겁지 않겠는가?
 가난은 선비의 常態이고 죽음은 인생의 종착이다.
 常에 처하여 종착을 기다리고 있으니 이 또한 즐겁지 않으랴!" 

 
 

飮酒  其三

 道喪向千載(도상향천재):도를 잃은 지 천 년이 다 되어가는데
 人人惜其情(인인석기정):사람들은 자기 몸만 아끼려고 한다
 有酒不肯飮(유주불긍음):술이 있어도 마시려고 하지 않고
 但顧世間名(단고세간명):세상 속의 빈 이름만 돌아볼 따름이다
 所以貴我身(소이귀아신):내 몸을 소중히 하는 까닭이
 豈不在一生(기부재일생):어찌 이번 한 생에게만 있을 것인가

一生復能幾(일생부능기):한 평생이 길어봤자 얼마겠는가
 倏如流電驚(숙여유전경):빠르기가 번개처럼 놀랍기만 하네
 鼎鼎百年內(정정백년내):백 년 동안 좇는 것이 빈 이름이라면

 持此欲何成(지차욕하성):그렇게 해서 무엇을 이루겠는가
 

#.鼎鼎(정정): 명리를 좇아 분주히 서두르는 모양
 
 
飮酒  其四
 棲棲失群鳥(서서실군조):황망하구나 무리에서 떨어진 새

 日暮猶獨飛(일모유독비):해 저문 하늘을 홀로 날고 있다
 徘徊無定止(배회무정지):배회하면서 머물 곳 없어서 
 夜夜聲轉悲(야야성전비):밤마다 우는 소리 슬프져 간다
 厲響思淸遠(여향사청원):드센 소리 깨끗하고 먼 곳 생각하는 것이겠지만
 去來何所依(거래하소의):오가면서 어디에 의지할 건가
 因値孤生松(인치고생송):이윽고 외롭게 서있는 소나무를 만나

 歛翮遙來歸(염핵요래귀):날개를 접고 보니 멀리도 돌아왔다

 勁風無榮木(경풍무영목):세찬 바람에 무성한 나무 없는데
 此蔭獨不衰(차음독불쇠):이 그늘만은 홀로 쇠하지 않았다
 託身已得所(탁신이득소):몸 의탁할 곳 이미 얻어두었으니
 千載不相違(천재불상위):천 년이라도 떠나가지 않을 것이다

 

 #.棲 : 살 서(서식),厲 :갈 려,歛 :거둘 렴,翮 :깃촉핵
  #. 棲棲(서서=栖栖):바쁘다,안정되지 않다 
       歛翮(염핵):날개를 접다

 


飮酒  其五

 結廬在人境(결려재인경):초가를 엮어 마을 곁에 살아도

 而無車馬喧(이무거마훤):수레 끄는 소리,말울음 소리하나 들리지 않는구나. 

 問君何能爾(문군하능이):묻노라.그대는 어찌 능히 그럴 수 있는가?

 心遠地自偏(심원지자편):마음이 멀어지면 사는 땅은 절로 멀어진다네.

 採菊東籬下(채국동리하):동쪽 울타리 아래에서 국화 한 송이를 꺾어들고 

 悠然見南山(유연견남산):유연히 남산을 바라보네.

 山氣日夕佳(산기일석가):산 기운은 해질녁에 더욱 아름답고,

 飛鳥相與還(비조상여환):날던 새들도 서로 모여 둥지로 돌아오네.

 此中有眞意(차중유진의):이 속에 인생의 참뜻이 들어 있으니

 欲辨已忘言(욕변이망언):말로 드러내려해도 이미 말을 잊었노라. 


 #.廬 :초막(오두막집)려, 喧 :떠들석할 훤, 籬 :울타리 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