陶淵明(도연명)

雜 詩(잡시) 5.6.7.8首-陶淵明

華谷.千里香 2014. 3. 9. 00:27

 

 

 

雜詩五(잡시)-陶淵明

憶我少壯時(억아소장시) 내가 어리고 젊었을 때는

無樂自欣豫(무락자흔예) 낙이 없어도 스스로 즐거웠고

猛志逸四海(맹지일사해) 세찬 뜻은 천하에 뻗치었고

騫翮思遠翥(건핵사원저) 날개 펴고 멀리 날고자 했거늘

荏苒歲月頹(임염세월퇴) 점차 세월과 더불어 늙어 기울자

此心稍已去(차심소이거) 웅장하던 마음 이미 사라졌으며

值歡無復娛(치환무부오) 즐거움마저도 다시 기뻐하지 못하고

每每多憂慮(매매다우려) 노상 걱정과 두려움 가득 쌓이며

 

氣力漸衰損(기력점쇠손) 기력조차 차츰 쇠진하고 깎이어

轉覺日不如(전각일불여) 날로 못해 감을 짐짓 알수 있어라

壑舟無須臾(학주무수유) 삶은 도둑맞은 장자의 배처럼

引我不得住(인아부득주) 순간도 쉬지 않고 줄달음치며

 

前塗當幾許(전도당기허) 앞길도 얼마 남지 않았거늘

未知止泊處(미지지박처) 멈추고 머물 곳도 모르노니

古人惜寸陰(고인석촌음) 옛사람 촌음도 아끼라 했음에

念此使人懼(염차사인구) 오직 두려웁고 초조할 뿐이로다.

 

雜詩六

昔聞長者言(석문장자언)예전에 어른들이 말씀을 하시면

掩耳每不喜(엄이매불희)항상 귀 막고 듣기 싫어 했는데

奈何五十年(내하오십년)어쩌다 내 나이 오십이 된 지금

忽已親此事(홀이친차사)어느덧 잔소리를 일삼게 되었네

求我盛年歡(구아성년환)젊어서의 즐거움 되찾으려 해도

一毫無復意(일호무부의)이젠 조금도 다시 얻을 수 없네

去去轉欲速(거거전욕속)갈수록 빠르게만 흘러가는 세월

此生豈再値(차생기재치)인생을 두번 다시 살 수는 없네

傾家時作樂(경가시작락)가산을 기울여서 마음껏 즐겨라

竟此歲月駛(경차세월사)급히 흘러가고서는 그만인 세월

有子不留金(유자불유금)자손에게 재산을 물려주지 마라

何用身後置(하용신후치)죽고 난 후의 염려를 왜 하는가

 

雜 詩七.

日月不肯遲(일월불긍지)세월은 걸음 멈추지 않고

四時相催迫(사시상최박)사시는 서로 독촉하는 듯

寒風拂枯條(한풍불고조)찬바람 마른 가지를 훌치자

落葉掩長陌(낙엽엄장맥)낙엽들 줄지어 길을 덮는다

弱質與運頹(약질여운퇴)원래가 약질인데 운수마저 기울고

玄鬢早已白(현빈조이백)검은머리 어느덧 백발이 되었네

素標揷人頭(소표삽인두)머리에 섞인 백발들은

前途漸就窄(전도점취착)앞날이 짧다는 표적이니라

家爲逆旅舍(가위역여사)집이란 잠시 머물다 가는 여관 같거늘

我如當去客(아여당거객)나는 결국은 떠나야 할 나그네

去去欲何之(거거욕하지)길 떠나가되 어디로 갈 것이냐

南山有舊宅(남산유구택)남산 기슭 옛 집인 무덤이니라.

鬢:살쩍빈
 


雜 詩八.

代耕本非望(대경본비망)원래 벼슬살이는 나의 소망이 아니었고

所業在田桑(소업재전상)본업은 오직 밭갈이와 양잠이었노라

躬親未曾替(궁친미증체)몸소 농사지으며 게으르지 않았거늘

寒餒常糟糠(한뇌상조강)노상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렸노라

豈期過滿腹(기기과만복)내 어찌 배 채우기 이상을 기대하리오

但願飽粳糧(단원포갱량)오직 쌀밥이나 배불리 먹고자 하며

御冬足大布(어동족대포)겨울에는 거친 포목으로 몸 가리고

麤絺以應陽(추치이응양)여름에는 값싼 갈포로 견디고저

正爾不能得(정이불능득)그것조차도 뜻대로 얻지 못하니

哀哉亦可傷(애재역가상)참으로 슬프고 또한 가슴 아파라

人皆盡獲宜(인개진획의)남들은 적절히 잘들 살아가거늘

拙生失其方(졸생실기방)옹졸한 나는 살 방도를 잃었노라

理也可奈何(이야가내하)허나 그것도 내게 주어진 도리겠거늘

且爲陶一觴(차위도일상)별수 있으랴 술 한잔에 도취하고저

餒:주릴뇌.麤:거칠추.絺:칡베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