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今笑叢(고금소총)

改畵立鹿[개화입록]서 있는 사슴으로 고쳐 그리다

華谷.千里香 2016. 3. 13. 03:06

 

 

 

 

改畵立鹿[개화입록]

서 있는 사슴으로 고쳐 그리다.

 

一村氓得美婦  惑之[일촌맹득미부 혹지]

한시골 백성이 아름다운 아내를 얻어,그녀에게 깊이 현혹되었다.

 

一日臨出 慮或有奸[일일임출 려혹유간],

하루는 외출함에 혹시 그녀를 간음하는 자가 있을까 염려하여,

 

畵臥鹿於女之 陰岸而標之[화와록어여지음안이표지].

누워있는 사슴을 그려서 그녀의 음호의 언덕에 표식해 놓았다.

 

隣少瞰氓出 欲私之[린소감맹출 사욕지],

이웃 젊은이가 백성이 나감을 보고,그녀를 사통하려 하니,

 

女曰 吾夫畵鹿以標 奈何[여왈 오부화록이표 내하]   

여자가 말하기를,내 남편이 표식으로 사슴을 그려놓았으니 어찌하오?하니,

 

隣少曰 此不難 吾當改畵[린소왈 차불난 오당개화]

이웃 젊은이가 말하기를,

이는 어렵지 않으니 내가 마땅히 고쳐 그리겠다하고는


遂與交歡 誤畵立鹿而出[수여교환 오화입록이출].

마침내 더불어 기쁨을 나누고서 서 있는 사슴을 잘못 그려 놓고 갔다.

 

及夫還審其畵 怒曰[급부환번기화 노왈]

남편이 돌아와 그 그림을 살피고 나서,화내며 말하기를,

 

吾畵臥鹿而 此畵立鹿何也[오화와록이 차화입록하야]

난 누운 사슴을 그렸는데,이 그림은 서 있는 사슴이니 어찌 됐소?하니,

 

女曰 君不知物理[여왈 군부지물리]

여자가 말하기를,그대는 사물의 이치를 알지 못하는구료.

 

人亦有臥起 鹿焉能長臥[인역유와기 녹언능장와]

사람 역시 눕고 일어남이 있거늘

사슴이 어찌 능히 오래 누워 있겠소?하는지라
 
氓曰 吾鹿角臥而 此鹿角立何也[맹왈 오녹각와이 차녹각입하야]

백성이 말하기를,내 사슴뿔은 누웠는데,

이 사슴뿔은 서 있으니 어찌된 일이오?따지니 
 
女曰 鹿臥則角臥 鹿立則角立 此是常理[여왈 녹와즉각와 차시상리].

여자가 말하기를,사슴이 누운즉 뿔도 눕고,

사슴이 선즉 뿔도 서는 것이 상식적 이치요.하니

 

氓然之 撫其背曰[맹연지 무기배왈] 

백성이 이를 옳다고 여기며,아내의 등을 어루만지며 말하기를,

 

吾婦可謂達理者[오부 가위달리자] 

나의 아내는 가히 이치에 통달한 사람이다.하더라.

 

-續禦眠楯[속어면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