菜根譚(채근담)-前集

菜根譚(채근담)-前集41/45

華谷.千里香 2021. 10. 24. 23:11

41. 念頭濃者,自待厚,待人亦厚,處處皆濃。念頭淡者,自待薄,待人亦薄,事事皆淡。故君子居常嗜好,不可太濃艶,亦不可太枯寂。

마음이 넉넉한 사람은 스스로를 후대할 뿐만 아니라 남도 또한 후대하는지라 곳곳마다 넉넉하며, 마음이 담백한 사람은 스스로를 박하게 대할 뿐만 아니라 남에게도 또한 박하게 대하는지라 일마다 모두 담백하다. 그러므로 군자는 평상의 기호를 너무 농염하게 해서는 못쓰며 또한 너무 메마르게 해서도 못쓴다.

 

42. 彼富我仁,彼爵我義。君子固不爲君相所牢籠。人定勝天,志一動氣。君子亦不受造物之陶鑄。

그가 부유함으로써 하면 나는 인자함으로써 하며 그가 관직으로써 하면 나는 의로움으로써 한다. 군자는 본디 군주나 재상에게 휘둘리지 않는다. 사람의 힘이 굳으면 하늘을 이기며, 뜻을 하나로 모으면 기질도 변동하는 것이라. 군자는 또한 조물주가 지어낸 대로 하지는 않는다.

 

43. 立身,不高一步位,如塵裡振衣̖泥中濯足,如何超達? 處世,不退一步處,如飛蛾投燈̖羝羊觸藩,如何安樂?

몸을 세우는 데는 남보다 한 걸음 높이 서지 않으면 마치 티끌 속에서 옷을 터는 것과 같고 진흙 속에서 발을 씻는 것과 같다. 어찌 거기에서 벗어남을 바라겠는가? 세상에 처함에는 남보다 한 걸음 물러서지 않으면 이는 부나비가 촛불에 뛰어듦과 같고 숫양의 뿔이 울타리에 걸림과 같다. 어찌 그 안락함을 바라겠는가?

 

44. 學者要收拾精神,倂歸一路。如修德而留意於事功名譽,必無實詣。 讀書而寄興於吟咏風雅,定不深心。

학자는 마땅히 정신을 가다듬어 한 곳에 모아야 한다. 만일 덕을 닦으면서 뜻을 사업의 공적이나 명예에만 둔다면 반드시 그 진실로 깊은 곳에 이를 수가 없을 것이요, 책을 읽으면서 흥을 읊조리는 풍류나 놀이에만 붙이게 되면 결코 깊은 마음을 체득하지 못한다.

 

45. 人人有個大慈悲,維摩屠劊,無二心也。 處處有種眞趣味,金屋茅簷,非兩地也。只是欲蔽情封,當面錯過,使咫尺千里矣。

사람마다 하나의 큰 자비가 있으니 ‘유마’나 백정이 두 마음이 아니요, 곳곳마다 한 가지 참 취미가 있으니 금 전각과 초가집이 다를 게 없다. 다만 욕심이 덮이고 정에 가려서 눈앞에 한번 어긋나면 지척이 천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