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今笑叢(고금소총)

女曰 入矣(여왈입의)

華谷.千里香 2018. 3. 29. 12:23

 

 

女曰 入矣(여왈입의)
여자 하는 말, 들어왔습니다. 

 

耋老宰相이 聾且昏矣러니

늙고 늙은 노 재상은 귀도 멀고 눈이 어두웠다.
 耋:노인질


夜月明時에 夜深無寢하야 携筇

여름 밤,달 밝을 때 밤은 깊고 잠은 오지 않아 대나무 지팡이를 끌고,

筇:대나무지팡이공


四回而到內後則 一童婢設箭平床하야

집의 4면을 돌다가 안채의 뒤편에 이른즉,한 계집 아이 종이 대나무 평상을 펴고


赤身困睡矣어늘 靜觀其下門則 卽一色이라

알몸으로 곤하게 자고 있었다.그녀의 아래 문을 가만히 보니 일색인지라


色慾이 發火하야 卽擧脚而納腎則

색욕이 불같이 일어나 당장에 다리를 들고 그의 신(腎)을 넣어 보았으나,


厥女는 未經人이요

그 계집은 경험이 없는 숫처녀이며,


腎則無力矣라 其何能善入乎아.

남근 또한 힘이 없었는지라 그것이 어찌 잘 들어 갈 수 있었겠는가?


莖垂箭平床下而 不生齒狗雛가

남경(男莖)은 대나무 평상의 살 아래로 늘어지자 이빨도 생기지 않은 강아지가


適在其下라 誤知渠母之乳하고 卽吸이어늘

바로 그 밑에 있다가 제 어미의 젖인 줄 잘못 알고 곧바로 빨았다.


翁은 大樂이나 然이나 厥女는 全然不知矣러라.

노재상은 크게 기분이 좋았다.그러나 그 계집은 전연 몰랐던 것이다.


盖厥婢는 卽孫婦之轎前婢也라.

대저 그 계집종은 손부의 교전비(시집올 때 따라온 계집종)이다. 


翌日에 見厥婢하고 欽慕不已에

이튿날 바로 그 계집종을 보니 흠모하는 마음이 그치지 않았고,


戀戀不忘하야 思色이 見於外에 每日如是하니

연연한 생각이 잊혀지지 않아, 그녀를 생각하는 기색이 밖으로

나타남이 매일 이와 같으니


其所謂隻愛獨樂야라.

그것은  소위 짝사랑을 하며 혼자 즐기는 것이니라.


家中內外가 相謂曰 “父親이 每見某婢에

집안의 안팎 사람들이 상의해서 하는 말,“아버님이 매번 모 종년을 보시고


如是美戀하시니 使厥婢로 入一夜房守하야

좋아하고 사모하고 있는 것 같으니 그 계집종을 하여금 하룻밤 수청 들게 하여


以慰戀戀之情이 恐合孝理之政”이라 하고

연연하시는 정을 위로해 드리는 것이 효도에 부합하는

길이라 감히 생각됩니다.라 하고,


僉意詢同하야 分付厥婢曰

여러 사람의 뜻을 모아 그 종년에게 분부하는 말,


汝須今夜에 陪大監守廳也하라 하고

너는 오늘 밤 모름지기 대감을 모시고 수청 해야 한다.라 하고


淨浴一身而入房後에 子與孫은 悶其老昏也하야

몸을 깨끗이 씻고 방에 들어 보낸 뒤,

아들과 손자는 그가 늙고 혼미한 것을 걱정하여


列於戶外而 潛觀動靜矣러니

문밖에 나란히 서서 방안의 동정을 살펴보니,


翁이 問女曰 “入乎”아 한대,

늙은 대감이 그 계집에게 묻어 말하기로,“들어왔느냐?”했다.


女曰“不入矣”니이다. 又問曰“入乎”아.

계집종이 하는 말,“안 들어왔습니다.”하니,또 묻기를,“들어왔느냐?”하니,


曰“不入”이니다 하며 如是者移時矣라

답하기를,“안 들어 왔습니다.”이와 같이 뒤풀이되면서 시간이 흐르는지라,


子與孫이 益悶其辛苦하야

아들과 손자는 대감의 그 괴로움을 더욱 민망히 여겨,


低聲分付於女曰“以入樣으로 告課也”라 한대,

낮은 목소리로 그 종년에게 타이르기를,“들어온 양 알려라.”라 했다.


翁이 又問曰“入乎”아 한즉 女曰“入乎”이니다 하니

늙은이가 또 물었다.“들어왔느냐?”라 하니,

계집종이“들어왔습니다,”라고 응답하니


翁曰“好哉好哉”라 하더라.

그 늙은 재상은“참 좋다.좋다!”라고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