擊蒙要訣(격몽요결)終

第九 接人章(접인장)-남을 대접하는 일에 관한 글.

華谷.千里香 2020. 2. 1. 13:53





第九 接人章(접인장)-남을 대접하는 일에 관한 글.

 

1.凡接人  當務和敬  年長以倍  則父事之  十年以長  則兄事之  五年以長  亦稍加敬 

   범접인  당무화경  연장이배  즉부사지  십년이장  즉형사지  오년이장  역초가경 

   最不可  恃學自高  尙氣凌人也.

   최불가  시학자고  상기능인야

 

  대체로 남을 대접함에는 마땅히 부드럽고 공경하는 데 힘써야 하나니,

  나이가 갑절인 어른이면 아버지처럼 그를 섬기고, 10 년이 더 어른이면 형처럼 섬기고,

  5 년이 더 어른이면 또한 약간의 공경을 더할 것이니,

  가장 안 된 것은 학문을 믿고 스스로 높은 체하고 기운을 자랑하여

  남을 업신여기는 것이다.  

 

 2.澤友  必取好學  好善  方嚴  直諒之人  與之同處  虛受規戒  以功吾闕  若其怠惰 

    택우  필취호학  호선  방엄  직량지인  여지동처  허수규계  이공오궐  약기태타 

    好嬉  柔侫不直者  則不可交也.    

    호희  유녕부직자  즉불가교야

 

 벗을 가리되 반드시 학문을 좋아하고 착한 행실을 좋아하며 바르고 엄격하고,

 곧고 미더운 사람을 취해야 한다.

 그러한 사람과 같이 있되 바르게 경계함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이로써 나의 모자라는 것을 다스릴 것이니,만일 게으르고 놀기를 좋아함과

 유약하고 아첨하고 바르지 못한 사람이면 사귀어서는 안 된다.  

 

 * 허수 -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임

   규계 - 바르게 경계함

 

3.鄕人之善者  則必須親近通情  而鄕人之不善者 亦不可惡言  揚其陋行 但待之泛然  不相往來 

   향인지선자  즉필수친근통정  이향인지불선자 역불가악언  양기누행 단대지범연  불상왕래 

 

   若前日相知者  則相見  只敍寒暄  不交他語  則自當漸疎  亦不至於遠怒矣. 

   약전일상지자  즉상견  지서한훤  불교타어  즉자당점소  역부지어원노의

 

 한 고을 사람 중에 착한 사람이면 반드시 정을 통하여 친하게 사귈 것이며,

 한 고을 사람이면 착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역시 나쁜 말로 그 더러운 행실을 드러내서는

 안 되고, 다만 범연하게 대하여 서로 왕래하지 않으며,

 

   만일 전날부터 서로 아는 사람이면 서로 만났을 적에 다만 안부나 묻고 다른 말은

   교환하지 않으면, 자연 마땅히 차차 소원해져도 또한 원망하고

   노여움을 사는 데까지는 이르지 않을 것이다.

 

4.同聲相應  同氣相求  若我ㅣ志於學問  則我必求學問之士  學問之士  亦必求我矣.

   동성상응  동기상구  약아ㅣ지어학문  즉아필구학문지사  학문지사  역필구아의

 

   彼名爲學問  而門庭  多雜客  暄囂度日者  必其所樂  不在學問故也.

   피명위학문  이문정  다잡객  훤효도일자  필기소락  부재학문고야

 

 같은 소리는 서로 응하게 되고, 같은 기분은 서로 찾게 되나니,

 만일 내가 학문에 뜻을 두었다면 나는 반드시 학문하는 선비를 찾을 것이요,

 학문하는 선비도 또한 반드시 나를 찾을 것이다.

 

 학문을 한다는 명분으로 뜰안에 잡된 손을 많이 모아 들여 시끄럽게 떠들며

 날을 보내는 사람은 반드시 그의 즐겨하는 바가 학문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 훤효 - 떠들썩하니 시끄러움. 

 

5.凡拜揖之禮  不可預定ㅣ大抵父之執友  則當拜  洞內年長十五歲以上者 

   범배읍지례  불가예정ㅣ대저부지집우  즉당배  동내연장십오세이상자 

   當拜  爵階堂上  而長於我十年以上者  當拜

   당배  작계당상  이장어아십년이상자  당배

 

   鄕人年長二十歲以上者  當拜  而其閒  高下曲折  在隨時節中  亦不必拘於此例 

   향인연장이십세이상자  당배  이기간  고하곡절  재수시절중  역불필구어차례 

   但常以自卑尊人底意思  存諸胸中  可也.

  단상이자비존인저의사  존제흉중  가야

 

   詩曰  溫溫恭人  惟德之基.

   시왈  온온공인  유덕지기

 

대체로 절하고 읍하는 예의는 미리 정할 수 없나니, 대개 아버지의 친구되는 이면

마땅히 절을 할 것이고, 동네 사람으로(자기보다)나이가 15세 이상 어른인 사람이면

마땅히 절을 할 것이며, 벼슬의 차례가 당상이고 나보다 10세 이상 어른인 사람이면

마땅히 절을 할 것이고,

 

마을 사람으로 나이가 20세 이상인 어른이면 마땅히 절을 해야 하나니

그간의 고하와 곡절은 때에 따라 알맞게 조절할 것이고,

또한 반드시 이 예의에 구애할 것은 없다.

오직 항상 스스로를 낮추고 남을 높이는 마음 속의 의사로써

모두 가슴 속에 지니고 있는 것이 옳다.

 

 <시경>에 말하기를, '온화한 마음으로 남을 공경함이 오직 덕의 근본이로다' 하였다.

 

 * 읍 - 공손을 앞으로 모아 잡고 절함.

   당상 - 묘당에 올라갈 수 있는 지위.

            우리 나라에서는 당상정삼품 이상의 지위. 또 딴 뜻으로는 부모를 일컬음.

 

6.人有毁謗我者  則必反而自省  若我實有可毁之行  則自責內訟  不憚改過  若我過ㅣ

   인유훼방아자  즉필반이자성  약아실유가훼지행  즉자책내송  불탄개과  약아과ㅣ

  甚微而增衍附益  則彼言  雖過

  심미이증연부익  즉피언  수과

 

나를 헐뜯고 비방하는 사람이 있거든 반드시 돌이켜 스스로 살피고,

만약 내가 실로 훼방을 받을 만한 행실이 있거든 스스로 자신을 꾸짖고

잘못을 고치는 데 주저하지 말고, 만약 나의 잘못이 아주 작은데 더 보태어 늘여서

말했거든 그 말이 비록 지나치더라도

 

* 훼방 - 헐뜯어 말함. 비방함.

   내송 - 마음 속으로 자책함.

    

而我實有受謗之苗脈  亦當剗鋤前愆  不留毫末  若我本無過而捏造虛言 

이아실유수방지묘맥  역당잔서전건  불류호말  약아본무과이날조허언 

 則此不過妄人而已  與妄人  何足計較虛實哉

 즉차불과망인이이  여망인  하족계교허실재

 

내가 실로 훼방받을 근거가 있는 것이니,역시 마땅히 전의 잘못을 없애버려

털끝만큼도 남겨놓지 말 것이고, 만약 내가 본래 허물이 없는데도 거짓말을 꾸며

말했거든 그는 망녕된 사람에 지나지 않을 뿐이니, 그런 망녕된 사람과

어찌 거짓과 진실을 헤아려 따지는 데 족하겠는가? 

 

* 묘맥 - 묘예(苗裔). 먼 자손.

  잔서 - 깎아 없앰.                전건 - 전의 잘못.

  불류호말 - 털끝만큼도 남겨놓지 않음.

  게교허실 - 거짓과 진실을 헤아려 따짐.

 

 且彼之虛謗  如風之過耳  雲之過空  於我  何與哉.

 차피지허방  여풍지과이  운지과공  여아  하여재   

 夫如是 則毁謗之來  有則改之  無則加勉  莫非有益於我也.

 부여시 즉훼방지래  유즉개지  무즉가면  막비유익어아야

 

또한 그런 허황된 훼방을 바람이 귓전을 스쳐 지나가는 것이나

구름이 허공을 지나는 것처럼 생각한다면 내게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대체로 이와 같다면 남이 훼방을 해왔을 때 허물이 있으면 이를 고치고 허물이 없으면

더욱 힘쓴다면 나에게 유익하지 않음이 없을 것이니 

 

若聞過  自辯  嘵嘵然不置  必欲置身於無過之地  則其過ㅣ愈甚 而取謗  益重矣.  

약문과  자변  효효연불치  필욕치신어무과지지  즉기과ㅣ유심 이취방  익중의

 

만약 허물을 듣고 스스로 판단하여 두려워하는 생각을 가지지 않고서

꼭 자신을 잘못이 없는 처지에 놓이려고만 한다면,

그 허물이 점점 심해져서 훼방을 얻는 일이 가중될 것이다.  

 

 * 효효 - 두려워하는 모양.

 

昔者  或  問止謗之道  文中子ㅣ曰  莫如自修.  請益  曰 無辯.  此言  可爲學者之法.  

석자  혹  문지방지도  문중자ㅣ왈 막여자수.   청익  왈 무변.  차언  가위학자지법

 

옛날에 어떤 사람이 훼방을 그치게 하는 방법을 물으니 문중자가 말하기를,

'스스로 몸을 닦는 것만한 것이 없다.'하였다.

다시 유익한 말을 청하니 대답하기를, '변명하지 말라.'하니,

이 말이야말로 학문하는 사람의 법으로 삼을 만한 것이다.

 

 *문중자- 수나라 왕통의 시호.용문사람으로 자는 중임. 문인들이 그를 문중자라 일컬었다.   저서에 <문중자 10권>이 있다.

 

7.凡侍先生長者  當質問義理難曉處  以明其學  侍鄕長老  當小心恭謹  不放言語 

   범시선생장자  당질문의리난효처  이명기학  시향장로  당소심공근  불방언어 

  有問則敬對以實  與朋友處  當以道義

  유문즉경대이실  여붕우처  당이도의

 

 대체로 선생과 어른을 모심에 마땅히 뜻과 이치에 이해하기 어려운 점에 대하여

 질문을 함으로써 그 학문을 밝히고,향당의 장로를 모심에 마땅히 마음을 조심하여

 공경하고 삼가며 말을 방자하게 하지 말고,물음이 있으시면 공경하여

 사실대로 대답하고, 벗과 함께 있을 적에는 마땅히 도의로써

 

 * 난효처 - 깨닫기 어려운 점.

   소신공근 - 조심하여 공손하고 삼가다. 

 

  講磨  只談文字義理而已. 世俗鄙俚之說  及時政得失  守令賢否  他人過惡  一切不可掛口 

  강마  지담문자의리이이. 세속비리지설  급시정득실  수령현부  타인과악  일체불가괘구   

 

강론하고 연마하여, 다만 글자의 뜻과 이치를 이야기할 뿐이고, 세속의 비루한 말이나

시정의 잘잘못과 수령의 어질고 어질지 못함이나 남의 허물과 나쁜 것을

일체 입에 담지 말아야 하고,

 

 * 수령현부 - 태수와 읍령. 

    괘구 - 입에 올리다. 

    

與鄕人處  雖隨問應答 而終不可發鄙褻之言  雖莊栗自持 而切不可存矜高之色.  

여향인처  수수문응답 이종불가발비설지언  수장율자지 이절불가존긍고지색. 

惟當以善言 誘掖  必欲引而向學 

유당이선언 유액  필욕인이향학 

 

향인과 있을 적에는 비록 물음에 따라 대답할지라도 끝끝내 비루하고

음란한 말을 하지 말아야 하며, 비록 예의 범절을 엄정하게 스스로 지녔더라도

절대 스스로 높은 체하는 기색을 가져서는 안 되고,

오직 마땅히 좋은 말로써 이끌어 도와서 반드시 학업에 향하도록 인도하며,

 

 * 장률 - 예의 범절이 엄정함.

   유액 - 이끌어 도와 줌.

 

與幼者處  當諄諄言孝悌忠信  使發善心  若此不已 則鄕俗  漸可變也.

여유자처  당순순언효제충신  사발선심  약차불이 즉향속  점가변야

 

어린아이와 함께 있음에 마땅히 다정하게 효도와 공경과 충성과 믿음의 도리를 말하여

착한 마음을 일으키도록 할 것이니,

만약 이같이 하여 마지 않는다면 향당의 풍속을 차차 변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 순순 - 곡진하게 타이르는 모양. 충성스럽고 근실한 모양.

 

8.常以溫恭 慈愛 惠人  濟物  爲心  若其侵人害物之事 則一毫不可留於心曲 

   상이온공 자애 혜인  제물  위심  약기침인해물지사 즉일호불가유어심곡

  凡人  欲利於己  必至侵害人物

  범인  욕리어기  필지침해인물

 

   故  學者  先絶利心然後  可以學仁矣.  

   고  학자  선절이심연후  가이학인의

 

항상 온공과 자애와 혜인과 제물로 마음가짐을 삼아야 하고, 만약 남을 침노하고

사물을 해치는 일이면 하나의 털끝 만큼이라도 마음 속에 두지 말 것이니,

무릇 사람들이 자기에게 이롭고자 하여 반드시 사람이나 사물을 침해하는 데 이른다.

그러므로 학자는 먼저 이기심을 끊어버린 다음에야 이로써 인을 배울 수 있다. 

 

 * 온공 - 온순하고 공손함.

   자애 - 아랫사람에 대한 도타운 사랑.

   혜인 - 남에게 은혜를 베품.

   제물 - 사물을 제도함 즉 사물을 구제함.

   일호 - 한 가닥의 터럭 즉 조금도.

 

9.居鄕之士ㅣ非公事禮見  及不得已之故  則不可出入官府  邑宰ㅣ

   거향지사ㅣ비공사예견  급부득이지고  즉불가출입관부  읍재ㅣ

   雖至親  亦不可數數往見  況非親舊乎.   

   수지친  역불가삭삭왕견  황비친구호

 

   若非義干請  則當一切勿爲也.

   약비의간청  즉당일체문위야

 

시골에 사는 선비가 공적인 일이나 예의상의 일로 찾아보거나 부득이한 일이 아니라면

관청에 드나들지 말 것이니,고을 원이 비록 지극히 친한 사이라 하더라도

또한 자주 찾아가 보아서는 안 되는 것이거늘 하물며 친구가 아님에랴,

만약 의롭지 못한 청탁을 한다면 마땅히 일체 들어주지 말아야 한다.

 

 * 삭삭 - 자주